오르비 탈퇴합니다

안녕하세요 옛 民族高大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8월 1일이 되는 12시, 오르비를 탈퇴합니다.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

신상도 많이 털리고 시간도 뺏기고 무엇보다 제가 자제력이 없어서 계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이상 저에게 일체의 유익함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정이 있으면 또 접속하시는 분들이 많길래 아예 회원탈퇴를 하려고 합니다.

저의 현역 대입이 끝난 후에도 참 많이 접속했던 것같습니다.

위안을 얻을 곳이 없어서 이곳저곳 떠돈다는게, 신상에 너무나도 큰 위협으로 변질되어 버렸네요.

재미는 있었을지언정 시간과 제 자신을 많이 뺏긴 것 같아요.

저는 진지할 줄만 알지 재미없는 사람이고, 저 자신에 대해 이게 싫지 않아요.

그런데 괜히 온라인이라고 드립도 치고 밝은 척 했었어요.

하나빼'고대', 성균관대 총장님 뱃지, 고뽕글들이 이제는 제 자식처럼 느껴지네요 정말로.

수시에 합격한 날, 힘들었던 어느 10월의 밤보다 더 서럽게 울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수능 더 잘 봤는데... 왜 고대에 가야 하지?'

'이 과는 내가 제일 가고 싶던 과가 아닌데...'

수시 안정빵은 무슨 과거의 저에게 죽빵을 날리고 싶더군요.

그러나 저는 고대에 와서 더 많을 것을 배웠고, 이젠 과거의 내가 더이상 밉지 않습니다.

과거을 미워하지 마세요.

과거를 미워한다면 여러분 앞에 놓인 미래의 여러분은 오직 여러분을 비난하고 미워할 여러분 자신 뿐입니다.

과거를 보듬고 미래를 보채는 사람이 되세요.

여러분이 노력한다면, 미래의 자신에게 무언가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다들 입시 건승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대학에 오고 나서 오르비를 하는 동기들을 여럿 봤습니다.

혹시 나인 것을 안다면 바라건대 조용히 나를 연민해 주세요.

++)글들은12시 이전에 일괄적으로 지울 예정입니다.

탈퇴 후에는 더이상 그 글들을 관리할 수가 없어서요.

그리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글들은 아니었지만 혹시라도 보관을 원하시는 내용이 있다면 아카이브 대신 캡처로 개인소장하시기를 부탁합니다.

-고대로일 고대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