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의 흔한 자랑글.JPG
디씨인사이드 자랑거리 갤러리 펌.
늦었지만 서울대학교 수시 합격이 자랑.
이런데 글 싸질러 본 적이 없어서 반말로 해야하나 존댓말로 해야하나 모르겠지만
일단 존댓말로 갈게요
저는 현재 19살 고3 현역이구요 디시는 한창 웃대가 흥할 때인 2004,2005년쯔음에 웃대 통해서 알게 되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물론 저도 기쁜 일이 생겼으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이지만
다른 분들에게 주제넘게나마 힘이라도 돼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저는 가정 형편이 진짜 찢어지게 가난한 편도 아니지만
중류층이라고 하기에도 가족 모두가 너무 힘겹게 헉헉대며 하루하루 살 정도라
결코 부유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왜소하고 외모도 그냥 그저 그렇고
딱히 노래를 할줄아는것도 아니고 춤을 잘추지도 못하고 미술은 아예 젬병이고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붙임성 있어서 막 어디다 놔도 누구하고도 잘지내는 유머있는 학생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여기 디시에는 저와 같은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어린 제 눈에는 여전히 부럽지만 여기 자갤에 많은 분들이 정말 부유하시고
인생을 장미빛으로 즐기시던데
그분들은 솔직히 디시인사이드 회원분들 전체 수에 비하면 아주 적은 비율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유저분들은 저처럼 그냥 정말 애매한 삶을 사신 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그냥 어디서 튀지 않고 문제 없이 사는 것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항상 뭘해도 애매하고 주목받지 못하고 매사에 평범한 제 자신이 너무 싫었고
소시민적으로 남 잘되는꼴 보고 시기 질투하는 제 자신이 싫었고
잘나가는 사람들에게는 함부로 말도 못하고 저보다 못나 보이는 친구들에게만 괜히 화풀이하고 못되게 구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평범함. 이 가장 이중적인 존재에서 저는 너무나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해도 어중간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고 옷을 입어도 당연 멋도 안나고
저는 사춘기가 꽤나 일찍온 편이고 늦게 끝난 편입니다. 사춘기때 학교 일진애들 흉내라도 내보려고 한적도 있고, 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 연극을 하다가 개망신 당해서 한동안 얼굴을 못들고 다닌 적도 많습니다.
항상 어중간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다 보니 저는 무슨 일을 해도 항상 자신감이 없었고 의욕도 없었고..
어중간한 사람들은 압니다. 어중간함에서 얼마나 죽도록 벗어나고 싶은지. 관심병 종자가 되고 싶은게 아니라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얼마나 간절한지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를 보면서 저는 나는 결코 나중에 하루하루를 저렇게 가뿐숨 쉬면서 연명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고 몸도 편찬으신데 한번도 안빠지시고 성당에 나가시면서 기도하시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보고 내가 꼭 뭔가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는 꼭 크게 한 방 하고 싶었습니다.
꼴에 공부해보겠다고 설쳤지만 당연히 잘 안됐고 어중간한 성적은 그대로였습니다.
여기에 다 적으려면 아마 밤 새야할것 같아서 중간과정은 생략하겠지만
정말 중학생때 하루에 세네시간 자가면서 공부를 했고 메이저외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수준있는 외고에 진학을 했고
그 기세를 몰아서 정말 피땀흘려가며 공부했더니 결국 3학년 성적 수석에 내년 2월 졸업식이면 학교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중학교 2학년 한창 중2병 있고 하고싶은 것도 많았을 나이에 공부아니더라도 예체능을 택했어도 좋았을 것입니다만
저는 아까도 언급했듯이 어머니 닮아서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고 덩치도 작아서 운동쪽으로 가는것은 제게 자살을 강조하는 것과 같았고
예능쪽은 정말 배고픈 직업이라 선택할 용기조차 안났고 재능도 물론 없었습니다.
어떤 미친놈이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공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진짜 돌아버릴것 같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고 불안해서 잠 못잘때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결국 크게 한방 날렸고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패기 잊지 않을겁니다.
이거 보시는 형님들 누님들도 아직 ㅈ만한 19살이 깝치는 것이지만 저같은 잉여 ㅈ만이도 부족하지만 이만큼 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자기 비하하면서 현재에 그냥저냥 만족하는게 유행인가 본데 그러는 것도 좋지만 저같은 놈도 했는데
형님들 누님들은 더 잘하실 거라 믿습니다.
저는 수시 다떨어지고 멘붕상태에서 서울대가 절 살려준것인데
그런 만큼 가서 정말 ㅈ나게 공부해서 성공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힘내시길!!!!
이글 보면서 느끼는 점이 참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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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재수 시작할 때는 의대였는데
아 진짜 부럽다기보다 정말 존경심도 들고 대단하단생각이 드네요... (아 물론 제 목표인 서울대 사과대를 간건 당연히 부럽지만 그것보다 뒤에감정이 더 큼...)
정말 대단한게 불안감을 느껴서 잠까지 못잘정도로 공부에대한 집념을 갖고있다는게 ㅎㄷㄷ
아무튼 저조건에서 잠까지 3~4시간씩만 자면서 저렇게 이뤄낸게 엄청난거같네요...
수시 1개 붙었는데 그게 설사과라니 ㅋㅋ 훈훈한 글이지만 정시러입장에서는..씁슬
정말 저보다 어린 친구지만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게 오랜만이네요
저정도 멘탈에 조건이면 가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성공할거 같습니다.
위엣분말처럼 부럽기도 하지만 감탄스럽네요 대단하단 말밖에...
공,신 권은진..
자전 특기자수석했는데 약간은 비슷한이야기
서울대는 저런아이들을 원하나 봅니다..
어린놈이 역시 생각이 있네 ㅋㅋ 서울대생은 아무나 되는게 아닌가벼..
물론 자기 얼굴사진 올리고 그러는 사람도 있긴하지만..
ㄷㄷㄷ 어린친구지만 존경스러움
가슴 깊이 공감된다..ㅜㅜ
와.....대단하네요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