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과학 서론 1편 - 2017년 수능 보험지문
수국과학 0편 - https://orbi.kr/00024902587
이제 서론에서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좀 천천히 본인이 생각한, 그리고 앞서 0편에서 소개한 제 국어 선생님들로부터 배워온 방식을 예시를 들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필자는 고등학교때까지 여타 다른 수험생들과 다름없이 아주 평범하게 공부하였었으며, 재수학원에 들어간 이후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기서 국어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방식이 좀 달랐거든요.
처음 접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충분히 충격적일 수 있으나, 저는 2년 동안 해당 방식으로 공부해왔었고 이제 확신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필자는 여태 칼럼이나 전쟁사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반드시 한가지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해당 글의 주제가 분명하게 정해져야한다' 그래서 제가 쓴 글은 어떤 경우라도 한줄로 요약할 수 있는 주제가 존재합니다.
수능 국어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제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없이 많은 텍스트가 있지만, 거기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분도 있고 안 중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딱히 안 중요한 부분에 매몰되어 중요한 주제를 놓치고 어려운 문제를 틀리죠.
그래서 서론 편에서는 몇몇 예시를 들어, 주제를 바탕으로 선지를 좁히고 답에 근접하는 연습을 좀 해보겠습니다.
아래는 2017년 수능에서 수험생들에게 충격을 준 지문 3대장 중 하나, 보험지문입니다. 해당 지문을 필자는 첫 수능으로 풀었었습니다.
여기서 1,2 문단만 가져왔으나 해당 지문에 딸린 6문제 중 2문제는 충분히 풀어낼 수 있습니다.
자, 한번 읽었으면 다시 올라가서 찾아보세요. 첫번째 문단의 가장 중요한 중심내용은 무엇입니까?
첫 문단에서는 '보험'이라는 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떤 사회제도'가 지문에 출제되면 반드시 공통적으로 해당 제도의 '목적'은 머릿속에 집어넣고 넘어가야 합니다. 다른 지문을 설명할때도 '제도'지문이 나오면 무조건 '목적'부터 머릿속에 박아놓고 시작할껍니다.
제가 생각한 1문단의 주제문은
보험 상품을 구입한 사람은 장래의 우연한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 대비할 수 있다
이겁니다. 보험이라는 제도는~ 뭔가 나중에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이다~ 정도로 정리하고 넘어갑시다.
비슷하게 2문단의 주제도 찾아볼까요. 그런데 2문단은 정말 내용도 많고 뭔가 중요해보이는 분수식도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수능 '국어'를 풀고 있음을 명심해야합니다. 수능에서는 '수학'이라는 과목이 따로 엄연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되도록 분수식이나 수식같은게 나오면 뭔가 이런게 있는가보구나~ 하고 대충 넘어갈껍니다.
분수식 따위보다 훨씬 중요한건 해당 부분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소 국어시간에 배운게 하나 있죠. 문장을 시작할때 앞에 쓰는 '따라서'가 보입니다. '따라서'는 보통 결론적으로 정리할때 쓰는 말이죠. 그래서 이걸 힌트로 2문단의 주제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정한 보험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그가 지급받을 보험금에 대한 기댓값이 일치해야 하며 구성원 전체의 보험료 총액과 보험금 총액이 일치해야 한다.
따라서 공정한 보험에서는 보험료율과 사고 발생 확률이 같아야 한다.
음, 공정한 보험에서는 어떤 것들끼리(일일이 용어를 외우기는 좀 힘들수 있으니 체크하고 넘어갑시다)의 기댓값이 일치해야 한다. 이런 공정한 보험에서는 보험료율과 사고 발생 확률이 같다. 이렇게 머릿속에 집어넣읍시다.
혹시 여태 한번이라도 시험시간에 문제를 풀면서 이런식으로 지문을 좀 세세하게 분석한 적이 있습니까? 물론 제가 지금 설명하는 내용은 절대로 수능 시험장에서 쓸 수 없는 속도이지만, 앞으로 이걸 계속 연습하면 충분히 감각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발달될 것입니다.
수능 국어에서의 가장 핵심은 지문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며, 보통 수험생들이 문제를 읽고나서 지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일일이 용어를 찾는 방식으로 풀지 않기를 출제자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 문제
크게 어렵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러나 종종 이런 문제가 나오는 것은 단순히 학생들더러 쉽게 풀고 넘어가라고 출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문의 주제를 상기시키려고 출제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까 첫번째 문단을 읽으면서 주제를 파악했었습니다. '보험이라는 제도는~ 뭔가 나중에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이다~ ' 그리고 선지를 하나하나 먼저 풀어보는 것이 아니라 스캔하듯이 전부 훑어봅시다. 그러면 뭔가 눈에 툭 걸리는 부분이 보일껍니다.
아!!! 우리가 앞서 주제로 강조했던 부분들이 전부 다 들어가 있습니다. '공정한 보험', '보험의 목적' 이 보이네요. 그리고 다른 것들을 보니까 딱히 눈에 띠는 선지가 안보입니다. 그래서 3번 선지는 정답에 근접한 매우 강력한 후보가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정답도 3번이 맞습니다. 주제를 강조하면서 선지를 훑어보니까 툭툭 채이는 것이 있지요. 일일이 모든 선지를 판별하지 않고도 확신을 가지고 정답을 찍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저를 포함한 수험생들의 멘탈을 흔들어제낀 세번째 문제
보기를 보니 막 0.2 라는 숫자도 나와있고, 앞에 2문단에서는 분수식도 나오고 뭔가를 서로 나누고 빼고 복잡한 계산을 했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보기와 선지, 지문을 와리가리하면서 막 수식을 적고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그런 식의 풀이는 지양할 것입니다.
첫번째 문제를 풀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앞서 지문을 읽으면서 찾아낸 핵심들을 가지고 후보군을 찾아봅시다 일단 보기를 보니 매우 거슬리는 문장이 있습니다.
A와 B에게 모두 공정한 보험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앞에서 주제를 찾았을 때로 돌아가봅시다.
따라서 공정한 보험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그가 지급받을 보험금에 대한 기댓값이 일치해야 하며 구성원 전체의 보험료 총액과 보험금 총액이 일치해야 한다.
따라서 공정한 보험에서는 보험료율과 사고 발생 확률이 같아야 한다.
2문단의 핵심에서 모두 '공정한 보험이~ 어쩌구저쩌구'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찾은 핵심들을 가지고 충분히 문제에 적용시킬 수 있다는거죠.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테크닉을 발휘합니다.(자꾸 처음보는 것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래서 일부러 서론이라는 파트를 따로 만들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선지를 보았는데, 두 가지 항목이 나오면서 1,2번에는 각각의 한가지에 관한 설명, 그리고 3,4,5번 선지에는 두 항목을 비교하고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마치 지금 우리가 푸는 문제처럼.
앞으로 우리는 이렇게 갈리는 경우, 무조건 3,4,5번 선지부터 볼 것입니다. 왜요? 왜냐하면 두 항목이 나오면 서로 비교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자주 수능에서 출제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를 서로 비교하는 선지를 다 찾아봤는데 정답이 안보인다! 할때 나머지 선지를 봅시다. 그런데 아마 90% 이상은 두개 비교하는 선지에서 나올껄요?
그래서 다시 선지를 살펴보면
3,4,5번이 두 개를 서로 비교하는 선지입니다. 그러니 아마 답은 여기에 있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판단됩니다. 이제 선지를 훑으면서 뭔가 발에 채이는게 있는지 확인해봅시다.
다시한번 2문단의 주제를 상기해볼게요.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맙시다. 다시 지문을 올라가서 일일이 대응하고 찾고 수식으로 계산하지 맙시다. 주제를 생각하면서 정답스러워 보이는 것을 찝어내볼게요.
따라서 공정한 보험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그가 지급받을 보험금에 대한 기댓값이 일치해야 하며 구성원 전체의 보험료 총액과 보험금 총액이 일치해야 한다.
따라서 공정한 보험에서는 보험료율과 사고 발생 확률이 같아야 한다.
제가 지문의 핵심으로 찾은 부분과, 선지를 계속 서로 왔다갔다 하다보면 또 뭔가 채이는 것이 보일겁니다.
오잉??? 우리가 앞서 찾은 핵심 부분에서 무슨 말이 나왔었죠?
무언가 촉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5번 선지는 우리가 핵심으로 찾은 부분과 거의 똑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공정한 보험을 언급했으며, 해당 선지에서는 보험금에 대한 기댓값이 같다고 말하죠. 그리고 지문에서 다시 보니 '보험금에 대한 기댓값이 일치해야 하며~' 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주아주 정답스러워 보이는 5번 선지는 실제로도 정답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분량이 길어졌는데요, 덕분에 설명하고싶은 것들 몇개 빼먹고 그나마 줄여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걸 처음 본 학생들은 '야메아니냐', '어차피 옛날에 출제된 거니까 뒤늦게 끼워맞추는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걸 저한테 가르치신 선생님이나, 저도 항상 모의고사를 풀때마다 앞서 설명한 내용의 실전버젼 압축테크닉을 발휘하여 빠르게 핵심을 찾아낸 후 정답에 가까워보이는 선지를 판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칼럼을 쓰기 전에 제 친구들도 한번 가르쳐봤는데 다들 신기해하더군요.
결국 제가 이번편에 하고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지문의 주제를 생각하고, 선지를 훑으면서 후보를 찾아보자'
'의외로 눈에 툭툭 채이는 선지가 있다. 걔네가 정답일 확률이 높다'
(화해를 주장하는 놈이 있을 꺼다. 그 놈이 배신자다 -> 주제를 뇌절하는 선지가 있을 꺼다. 그 놈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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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편 다봤습니다! 제가 평소에 하던거랑 거의 비슷해서 기분이 좋네요 ㅎㅎ 출제자는 글의 핵심을 문제로 낸다! 전 국어의 기술 보면서 이걸 발전시킨듯 해요. 잘하고 있는 거 같아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