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847110] · MS 2018 · 쪽지

2020-05-26 22: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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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놓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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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일본 만화책 중에 '먹짱'이라는 연재물이 있습니다. 많이 먹기 대회에 출전하는 주인공의 성장물을 다룬 웹툰으로, 정말 뻔한 스토리였음에도 밤낮을 새서 정주행에 성공한 작품중 하나입니다. '먹짱'을 그린 스토리작가가 말하기를, 더이상 입안에 음식을 집어넣기 어려울 정도에 이를 때까지 요리를 먹으면, 비로소 프로먹보와 아마추어가 구분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아마추어는 패닉상태에 이르러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지만, 프로는 조금씩이라도 입안을 움직이면서 음식물을 잘게 부수면서 소화를 한다면서요. 아마추어의 행동이 당장의 입안을 헹굴 수는 있어도, 위를 더부룩하게 만들기에 되려 힘들어지지만, 프로의 행동처럼 조금씩이라도 의도적으로 움직인다면 소화행위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꼭 '먹는 것'에만 국한된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었기에 더욱 집중했던 것 같아요. 등산을 할 때에도 중간에 땀을 냈다면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주저앉으면 오히려 더 피로해지기에, 조금씩이라도 걸어야 하는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공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의 주어진 데일리 미션을 끝내두지 않고, '나중에 몰아서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미루다보면 어느새 커다란 짐덩이가 되어버린 것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조금씩이라도, 아주 조금씩이라도, 비록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모두 끝내지 못했더라도, 손을 대는 연습을 하는 것만이 짐덩이를 없앨 수 있는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 싶어요.


모의평가는 중요한 시험이 아닙니다. 일년에 단 세번 있는 평가원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모의'에 불과한 시험입니다. 우리는 수능까지 달려나가는 준비를 하는 집단이기에, 모평이 다가오는 것에 운운하고 있을 시간도 감정도 관심도 부족합니다. 그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면서, 조금씩이라도 소화를 하고, 한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면서, 하루하루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화가 되었는가? 개념이 잡혔는가? 시간분배가 되는가? 정확도가 유지되는가? 의 해답을 찾도록 공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하루는 제가 재수종합 기숙학원에 있을때 담임선생님이 종례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수능이 다가오고 있다. 이 때, 우리가 믿고 기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말입니다. 옆에 있는 동기들이 "선생님이요" "EBS랑 기출문제요" "모의고사 점수요" "부모님이요" 등등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선생님이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바로 너희들의 공부량이다"라며 말씀하셨습니다. 모두들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수긍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 최고급 문제집을 선별해서, 양질의 수업과 커리큘럼을 짜더라도, 학생 스스로가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고, 공부는 스스로와 함께하는 마라톤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습이란, 배울 학(學)과 익힐 습(習)이 뭉친 단어입니다. 다시말해 아무리 많은 것을 배우더라도, 자기자신이 익히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제대로 된 공부가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그리고 고등학교 생활(혹은 그 이상까지.)을 합하면 대략 10년간의 공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10년간 하루 평균 세시간씩 한가지 일을 해온다면, 1만시간이 축적되면서 특정 분야의 프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 프로처럼 행동하고 계신가요? 곧 한 주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며칠 뒤면 또다시 한 해의 절반이 끝납니다. 그리고 몇달 뒤면 울고 웃을 날이 결정될 겁니다. 잠시나마 이번 글을 통해서 그동안 잘 달려온 이들에겐 박수를, 그리고 잠시 멈춘 이들에겐 격려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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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DORE_CODE #공부는_만타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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