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NA [307311] · MS 2009 · 쪽지

2012-11-30 20:17:19
조회수 6,739

오수생의5년동안, 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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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5년동안했더니 쓸얘기도 많네요ㅠㅠ

제가 반수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반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더라구요
물론 저도 그중에 하나였구요~
제가 4번째 할때는 반수를 했는데,'난 이렇게 했다'라는 의미에서
글을 쓰는거니깐 결정은 주체적으로 하시면 됩니다ㅋㅋ

저는 아예 대학등록만하고 2월부터 재수학원을 다니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삼수하면서 너무 우울감에 빠져있었고 힘들었기 때문에
뭔가 스트레스도 풀고 싶었고 답답함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아싸도 되고 싶지않았습니다
그래서 1학기동안은 과활동도 열심히 하지만 수능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인강이라든가 부담주지 않을 정도의 문제를 계속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학교시험은 적게는 바로전날, 많게는 시험기간1주일동안만 공부해서 준비하기로 계획을 세웠지요
(비록 1학기가 마친 후가 아닌 5월에 반수를 시작해 학고를 맞았지만ㅠㅠ
 많은 분들이 수능못치루면 다시돌아와야할 학교인데 학점을 관리해야하지않느냐/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못하면 돌아가면되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할까봐 과감히 학점을 포기했습니다
 결과적으로ㅋㅋㅋ4반수실패해서 돌아가지못하고 다시수능을 보긴했지만 말입니다)



고대에 붙고 나서 이렇게이렇게 반수할거야/딱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새터비용을 내야한다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새터에 불참한다고 하고 새터를 가지않았지요
비록 아싸가 되기는 싫었지만 새터를 가면 왠지 그 학과에 정이 들까봐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1학기는 학과생활을 하시고 2학기때 반수를 하실거라면 새터는 가시는게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새터때 안가고 OT때 과동기들을 만나니 서로서로는 아는얼굴이어서 즐겁게 대화하는 반면에
저는 아무도 몰라 둥그러니 혼자 앉아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OT뒷풀이에서 서로 금새 친해지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새터갔다고 해서 크게 반수에 영향을 줄 것 같지도 않구요
어차피 친하게 지낼거면 새터가는게 더 낫다는 얘기입니다

반수를 동기들한테 끝까지 숨기는것보다 자연스럽게 얘기하는것이 더 나을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뒷통수를 치면 아무래도 관계가 소원해 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조금 진지한 술자리에서 서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지 생각 나눠볼 때가 있습니다
그때, '반수도 해볼까, 한번생각중'이라고 얘기하시면 됩니다

저같은경우는 끝까지 숨기려다가 너무 정이 들어서 몇명한테만 은근슬쩍 눈치를 주었는데
예상외로 많이 이해해주고, 격려해주고
약전의전준비하는 애들은 저와 같은 처지이니까 서로 힘이 되어주더라구요
이렇게 뒤늦게 얘기를 할바엔 미리 얘기를 할걸/이라는 후회때문에 권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학교생활하다가 5월이 되었습니다 원래 1학기마치고 수능을 공부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습니다.
알아보니 5월에도 반수반이 있고 거기에 들기로 했지요
하지만 5월 개강이 되어도 학원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조별과제 때문이지요
반수생이어서 내가 불이익받는건 상관없지만 조원까지 피해를 보게 할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조별과제가 끝나는 날까지 학교를 계속 다녔습니다
주의하실 점이 이겁니다 조별과제에 현명하게 대처하셔야합니다
교수님에게 조용히 혼자하겠다고 얘기를 하던지, 미리 자기몫을 준비해 조원에게 넘겨주던지해서 말입니다
잘못해서 정말 욕을 얻어먹는수가...ㅠㅠ

아무튼 이렇게 힘들게 학교생활을 마치고 수능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하지만ㅋㅋㅋ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글쎄, 저한테만 해당되는건지 모르겠는데
대학의 그런 자유로운 물을 마시고 나서 다시 불편한 학원교실로 구겨들어가자니 여간 힘든게 아니더군요
계속 입실렌티 생각나고 예전의 재수, 삼수할때의 독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무척 안일하게 공부를 했습니다
야간반이라 야간에 수업을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습을 하는데 대학다닐때 9시넘어 일어나던습관때문에
7시에 기상하는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야간반은 정말 아침시간을 잘 이용해야합니다 야간반의 특징이 주간반보다 공부시간이 적고 자습시간이 많은데
아침시간을 날려버리면 주간반학생들과 차이가 없게 되고 성적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학원 반의 분위기가 너무 안좋았습니다
말그대로 시쳇방같았습니다 선생님대답에 반응도없고 고개도 끄덕이지않고,선생님께서 농담을 해도 웃지도 않고
거기다가 저는 친구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녁도 혼자먹었습니다
원래 도시락을 나눠주고 교실서 밥을 먹습니다 그러다가 도중에 급식실이 생겨 도시락이 없어지고 모두 급식실에 가서 먹더군요
교실에서 혼자먹는것은 그동안 재수하면서 등교길 또는 고시원에서 1년내내 아침에 혼자 먹었던 김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깐
괜찮은데 또래아이들옆에서 혼자먹는것은 성격상 내키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앞의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아...그때 얼마나 비참하던지 ...그냥꾸역꾸역...
2,3달은 저녁에 빵만 먹었습니다 아마 제몸엔 합성보존료가 잔뜩ㅋㅋㅋ있을거같은데
이생활을 못참겠더라구요 마이맥대성은 교대라 학원끝나면 술집이 대학을 생각나게하고ㅠㅠ
여기에 제가 수능장에서 볼 노트를 만들고, 제가 계획한것, 기출과 EBS 하기에는 시간이 빡빡해
결국 학원에서 10월초쯤?나왔습니다

저는 도서관안가고 그냥 집에서 했습니다 집에서도 처음며칠동안은 긴장감유지하면서 계획대로 잘되더군요
수능때까지도 놀지 않고 집에 있는 온갖 유혹뿌리치고 공부는 잘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그 효율성에 있어서 상당히 떨어진다는걸 알았습니다
쉬기도 자주 쉬고 금방금방 대학생각나고, 내가 원하는대학 붙으면 어떨까 상상도해보고 
옆에 같이 공부하며 경쟁하는 친구들이 없으니 느슨해지는것이지요
어떻게든 느슨해지는 걸 붙잡아두며 제가 수능장에 볼 노트(나중에 무엇인지 말씀드릴게요)도 완성하였고
계획한대로 잘 실천하였습니다
6,9월모두 전과목 1등급받아(9월언어2등급빼고) 이대로만 유지하면 수능날 잘나오겠거니하며 수능장을 들어갔지요

언어는 언제나 풀때는 다맞은 거같아 잘본줄알았지요ㅋㅋ
수리는 마지막에 4문제정도 막혔는데, 나머지 쉬운문제들에서 시간을 단축하는 바람에 모두 풀수 있었습니다
외국어는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쉽게 나왔구요
탐구는..기억이안나네요ㅋㅋ하도본시험이많아서ㅠㅠ

그래서 가채점결과 등급 311 113
비록언어에서 타격을 받긴했지만
언어안보거나 적게 보는 의대에 갈수 있는 조금의 희망이 생긴것입니다
관동대의대같은 곳 말이죠
아, 원점수를 말씀드리자면 언어는 80점대중반이였던것같고, 수리 외국어 100 100 과탐1 50 과탐2 45?

과동기들에게 알려주려고 글을 올렸습니다
요번에는 지방대 의대는 가능할거같다/
염색도 했지요 이날 처음 염색이란걸 해봤네요ㅋㅋㅋ
아, 그래 지방의라도 만족하고 다니자



하지만




성적표는
314 113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메일로 성적표를 받던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평가원이 시험삼아 성적표 이름 홍길동이엇나?로 예시성적표를 하나 보냅니다
저는 처음에 예시본을 연줄알고 제성적표를 열려고 다시 눌러보았지만
314 113

....
...
울음보다는 한동안 창문바깥 하늘을 보고 있던 기억이 나네요
만약 올해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평가원찾아가보고 적극적으로 무슨 행동을 취했겠지만
작년에 저는 그냥 패닉에 아무것도 못하고 무엇을 할지 생각조차 못해보았습니다
아...이걸로 어딜가지
정시도 안넣어보았습니다 그냥 다시해야겟구나
1년 다시해야겠구나, 고대는 다시가기엔 창피하기도 하고 학점도 말아먹었고 다시해야겠구나...
이렇게 4년을 마무리하며 아주 추운 겨울을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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