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4대질환' 진료비 100% 보장, 알고보면 가짜다(프레시안 펌)
정책질의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토론회에도 참여하지 않던 박근혜 후보가 선거를 9일 앞두고서야 자신의 정책공약집을 냈다. 공약집을 내기라도 한 것이 다행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정책공약집을 들여다보니 기가 막힌 내용이 많다. 여기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약을 사실과는 다르게 홍보하고 있어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박근혜 후보의 의료공약의 실체를 정리할 수밖에 없겠다 싶다.
영리병원은 찬성하면서 건강보험은 강화?
첫째 국민 모두는 알고 '이명박근혜'만 모르는 가장 중요한 문제부터 따져야겠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우선 공약집에는 나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는 영리병원에 찬성하였다. 즉 이명박 정부의 영리병원 허용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영리병원을 외국인에 한정하겠다고 했고 이정희 후보는 전면금지하겠다고 밝힌 내용이다.
영리병원은 의료비를 폭등시킨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내국인 대상 영리병원을 허용하겠다는 법적 절차까지 통과시킨 상태다. 영리병원은 <프레시안>에 쓴 글에서도 여러 번 밝혔듯이 1인당 의료비를 20% 이상 상승시킨다. 또한 보건산업진흥원이 밝혔듯이 지역 중소병원을 50곳 이상 문 닫게 만든다. 이렇게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지역의 병원들을 문 닫게 하면서 건강보험강화를 이야기하거나 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고 하는 공약은 애초에 거짓이다.
암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병실료, 간병비, 특진료는 제외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진료비는 국가가 100% 부담해 줍니다." 이번 대선 후보 공보물에 나온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다.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100% 보장. 나도 처음에는 박근혜 후보치고는 획기적 공약으로 생각했다. 간병비나 특진료,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항목을 다 보장해준다고 공약한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박근혜 후보가 밝힌 이른바 4대 질환 중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은 이미 건강보험 적용진료비의 95%를 국가가 부담한다. (중증화상환자도 국가가 95%를 부담하는데 이 병은 왜 빼먹었는지도 모르겠다). 희귀난치성 질환도 이미 90%를 국가가 부담한다. 그런데도 이 환자들이 왜 의료비 부담이 큰가 하면 바로 아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간병비, 병실료(6인이상 병실료 본인부담), 선택진료비(대학교수 진료비) 등 비급여 항목의 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매년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하는 '건강보험진료비실태조사'에서는 항상 선택진료비(특진료)와 병실차액료가 비급여항목 중 1, 2위를 차지하고 비급여 의료비의 55%가 넘는다. 이 때문에 간병비용까지 포함하여 국민부담이 가장 큰 '3대 비급여'라고 부르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 공약집에는 이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충 표현을 얼버무리고 넘어갔을 뿐이다. 그런데 전의총이라는 단체에서는 이 3대 비급여 항목을 점진적으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박근혜 후보공약으로 페이스북 등에서 버젓이 설명하고 있다. 의사라는 사람들이 이걸 모를 리가 없는데 말이다.
또 왜 4개 질환만 더 보장하는 것인가도 문제다. 2차 대선후보 토론 때도 밝혀졌듯이 연 500만원 이상 고액진료비 부담 환자 중 15%만이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 등 3개 질환의 환자다. 문재인 후보가 왜 심장은 되고 간은 빠지냐고 묻자 박근혜 후보는 토론 말미에 '암 환자는 95%를 정부가 이미 부담해서 그 비중이 적어졌을 뿐이지 원래 환자 비중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박근혜 후보측도 자신의 공약이 3대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부담금의 일부만을 줄이겠다는 공약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암 등 중증질환 환자 진료비 100% 보장, 단 85% 환자 제외, 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제외"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이를 "암 등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가 100% 보장"이라고 공약하는 것은 민간의료보험사가 흔히 하는 사기성 홍보에 가깝다.
간병비는 돈이 많이 들어 안 된다면서 임플란트까지 건강보험 보장?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뉴시스 |
그런데 스스로는 임플란트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모든 상실치아를 임플란트로 치료하면 이 치료비 중 50%만 건강보험에서 보장해도 대략 20조원이 든다. 박근혜 후보도 이 비용을 알았는지 '어금니'만 보장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어금니만 해도 16개라는 것이다. 그리고 치아는 어금니부터 빠진다. 10조원 이상이 들 수밖에 없다.
임플란트도 건강보험 보장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간호인력이 적어 간병인도 없이 방치되는 환자가 30%나 되는 나라에서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간병비는 돈이 많이 들어 어렵다면서, 돈이 몇 배나 더 들 임플란트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물론 간병비용지원에 대해 박근혜 후보도 공약이 있다. 가족이 독거노인을 돌보거나 간병서비스 등의 사회봉사를 하면 이를 점수화해서 자기 가족 노인에 대한 간병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간병서비스를 자기 가족이 알아서 하라는 것. 수많은 맞벌이 부부와 입시에도 힘든 학생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간병을 위해서는 이제 의무적으로 사회봉사에라도 나서야 할 모양이다.
본인부담 상한제, 역시 비급여진료비는 빠져
문재인 후보나 이정희 후보의 대표 공약 중 하나는 의료비 상한제 100만원이다. 이는 시민사회단체에서 계속 주장해온 바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했는지 박근혜 후보도 본인부담상한제를 공약집에 넣어놓았다. 현재 소득별로 100~300만원으로 되어 있는 본인부담상한제를 50~500만원으로 바꾸겠단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도 비급여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현재 본인부담상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상한금액이 높아서가 아니다. 앞서 지적한 대로 간병비용, 상급병실료, 특진료 등의 3대 비급여항목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놓아둔 채 상한금액만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공약과 마찬가지로 속빈 강정에 지나지 않는다.
초중고생 심폐소생술 의무교육화가 응급의료체계 개선?
응급의료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보던 중 나는 당연히 응급의료시설 강화가 들어간 줄 알고 넘어가려 했다. 지금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지방자치단체가 전국에 50곳이 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로 요구되는 응급의료시설 확충이라는 당연히 들어가야 할 내용이 없다. 이정희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제시한 지역공공의료기관 확충이라는 상식적 내용이 없는 것이다. (전의총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약에 "응급의료원 확충 및 지방의료원 등 지역거점 공공병원 활성화"라는 공약집에 없는 내용을 넣어놓았다.)
대신 있는 것은 초중고등학교에 심폐소생술 의무화와 OECD 국가수준으로 응급의료전용헬기 확충이 들어 있을 뿐이다. 초중고생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가까운 곳에 응급의료시설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헬기 이야기는 하지도 말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1/5에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나라에서 웬 헬기? 헬기확충사업이라면 모를까 응급의료체계 공약으로는 이 공약은 황당한 공약일 뿐이다.
간단히 살펴본 박근혜 후보의 공약 내용이다. 하나하나는 더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더 따져볼 항목도 별로 없을 만큼 부실공약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마지막 요약 정리!
박근혜 공약은 뭔가 많이 해 주는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실제 내용은 별게 없다. 중증질환 100% 진료비 보장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비급여진료비를 포함한 것이 아니라 국민 부담 경감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둘째 다른 후보의 복지공약을 선심성 공약이라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실현가능하지 않고 건강보장의 우선순위를 어긴 그야말로 '선심성' 공약을 내세운다. 임플란트 보장이 대표적이다. 셋째 이 모든 것의 결론은 국가가 해 주는 게 아니라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의료비는 환자가 스스로 알아서 내고, 간병은 필요한 가족이 평소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기부은행'을 통해 하고, 응급환자는 초중고생이 배워서 하라는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조정신, 새마을 정신에 충실할지는 모르겠지만 국가가 의료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현대 민주주의와 복지와는 거리가 먼 공약들이다.
여기에 영리병원 허용 등 의료민영화 정책은 추진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후보의 의료정책은 한마디로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미래를 보장하려는 정책이 아니다. 겉으로는 서민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처럼 꾸며놓았지만 사실은 재벌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일 뿐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싫다.
-----------------
개인적으로 문후보도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좋아하진 않지만 박후보는 정말 말도 안되는 공약(공허한 약속)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과는 같다고 가정할때 어디가 더 괜찮을까요?
-
ㄷㄷ 작년에도 하셨으면 들었을텐데..
-
테블릿 화면 공유 되는 화상과외 앱 추천해주세요. 과외앱 아니더라도 렉 없이 테블릿...
-
내 고 1-2 내신이 1.67이었는데 (고2 3때 올려서 최종내신 1.2 된거)...
-
디지 유니 추합 0
디지랑 유니 다 붙었는데 냥대 버려야하나... 고민 되네요
-
T1에서 기껏 선수 이미 챙겨주려고 오구오구 해놓고 갔더니 그쪽에서 오히려 더 엄한짓을 하고 있음
-
외대 경제 논술 0
빠지실 분 안계시죠 …. ?
-
“국시는 치게 해준다” 라는 말의 뜻을 조금 더 적나라하게 알랴줌 1
유급 40% 때리고 2년연속 유급 당하면 제적인데 제적당해도 재입학 시켜줘서 다시...
-
정시 지원하면 어케됨? 노예비였다가 추합됐는데 홈페이지 확인 안해서 등록 안하면...
-
과외에 올렸던 고 찾다가 발견
-
순수 궁금증
-
저거의 100분의 1만 친구였어도 하
-
국어도 좀 1 2 봐주면 안됨? 아시발ㅋㅋ 국민공통모국어잖아 왜 등급을 내고앉아있는건데ㅋㅋㅋ
-
과탐 원과목 다했고 물2생2랑 고급물리 들었어요 수학도 다했음요
-
1. 25 불인증 -> 불인증 대학 입학생 전원 국시 자격 박탈 2. 25 불인증...
-
정시 라인 잡아주실 수 있으신 분 계신가요? 과탐 망한 케이스 입니다 1
25수능 성적 국어 3등급 백분위 83 수학 2등급 백분위 90 영어 2등급 한국사...
-
지금까지 변표가 예상과 크게 달라진 대학교 있나요? 0
대부분의 대학들이 무념무상, 별다른 의도없이개성없이 비슷비슷하게 닮음꼴로 표준적인...
-
약간 필라테스 강사 몸 되고 싶으면 머 해야됨?
-
C임..? 100만점에 56.x
-
나이차별당해서울엇어
-
- 하이디라오가 그만 먹고 싶었다 - 디도스가 너무 극혐이었다 - 행사 나가서 팬...
-
1->2->3 3점씩만 깎으면 안됨? 인간적으로 영어 3까지는 구제해줘야지
-
3,5퍼가산이랑 1년더 생각해서 안바꿀수도있지않을까
-
서 연 고 가 한 경 중 성 울 인제 한림 원주 순천향 부산 전남 경북 계명 전북...
-
(서울대 합격 / 합격자인증)(스누라이프) 서울대 25학번 단톡방을 소개합니다. 0
안녕하세요. 서울대 커뮤니티 SNULife 오픈챗 준비팀입니다. 서울대 25학번...
-
이번수능 확통 4, 개념은 어느정도 다 알긴알아요. 2월까지 시발점개정판 전부...
-
어디가 더 나음?
-
서경대 예체능 0
학비 얼마인지 아는분? 홈페이지에 없길래
-
는 어문 가망없져 문과임 고대 저 점수고 연대 697.4면 연대쓰는게 맞나요
-
있겠냐
-
궁금하다 의대생 말고
-
진짜 아예 공부안했는데.. 시험 보기 싫다..
-
사탐러걍 멸망인거죠?
-
워라밸 좋은데 돈 많이 버는 직업 자체도 잘 없는거같고 있더라도 그 직업을...
-
논술 합격 ㅜㅜ 8
다른 분들에 비하면 소박할지라도 붙어서 다행이네요 ㅜㅜ 흑흑
-
인데 되는 이과계열 있나요?
-
예약이니 브레턴보다 저건 걍 이해가안감..
-
변표 2
영어 1에 탐구 백분위 100 100인데 불변표면 칸수 올라갈 수 있나요??
-
다시 흑화해야겠다
-
병무청, 야구선수 박효준 등 작년 병역기피자 422명 공개(종합) 1
박효준, '국외여행 허가기간 내 미귀국'으로 작년에 고발돼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
어떻게찾나요ㅡ 유웨이어플라이에도 안보이던데..
-
치즈큐브..?같은거 올라가있는 피자 뭐라고하는지 아나요?? 도미노였나 피자헛이었나...
-
어디갈지 고민이 많이 되네요...
-
선배님들전화기 아니고 it컴공도 공기업 아우풋 메리트 있나요? 통학 가능한 인서울...
-
1. 수능 표본은 차원이 다르다 어중이 떠중이들이 많이 껴있는 여타 학평 모평들과...
-
이거 진짜에요 왤케 노력대비 못벌어요...???
-
과기대 변표? 2
과기대는 변표 없나요? 있으면 언제 적용되나요
-
레터럴라이즈 어려워
-
경희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경희대25][신입생 수강신청 및 필수교양과목]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경희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경희대학생, 경희대...
-
0단계는 가장쉬운 난이도이다 사실 다 까먹었다 그러나 "구마유시 해줘" 가 나온다면...
음 문재인후보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도 없이 박후보만 주구장창까는군요
우리나라 복지비 더 늘리면 망합니다
22222222222
OECD국가 다망하는 소리하고 있네
딴건 모르겠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중고생이 CPR만 정확히 숙지하고 있다면
주변에 응급의료기관이 많은 것보다는 환자를 생존시키는데 훨씬 더 유리할 거 같네요
아무리 주변에 응급실이 많아도 아무리 빨리 응급실에 도착해도 최소한 10분이상의 시간은 걸릴텐데
심장마비나 심정지 상태에서 뇌사로 진행하는 시간은 10분 미만입니다.
집 앞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응급실이 널려있지 않는 한 응급실이 아무리 많아도 응급 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데는
일반 국민들의 CPR숙지로 발견 즉시 심폐소생술 시작이 더 나을 것 같네요
복지공약쪽에서 두 후보 모두 일단 공약부터 남발하는듯
박근혜 공약의 문제는 영리병원 추진이랑 의료민영화에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