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oronn [348083] · MS 2010 · 쪽지

2013-01-25 18:17:48
조회수 6,485

3년간의 입시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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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치도록 힘들었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입시가 드디어 제 손을 떠났어요...!
지난 3년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92년 삼수생으로 3년동안 누구에게 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고 혼자 맘고생 하며 이 시간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제 자신을 토닥토닥해주고 싶어요

어려웠던 2011 수능에서 언수외 원점수 93 100 100 을 받고 사탐도 4과목 모두 1등급 이었어요...
외고내신으로 과를 잘못 선택해 서울대 2차에서 광..탈... 연경핵폭발로 100번대 후반을 받으며...광...탈...
지금 생각하면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일들이지만^^ 그때 당시엔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ㅋㅋㅋㅋ
수능점수가 비슷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이 다 S대 다니는걸 보면서 어린마음에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던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지도 못했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제가 재수하는게 너무 쪽팔려서 그냥 연경 떨어졌다고 점수를 거짓말 하는거라며
퍼뜨리고 다니기도 했어요ㅠㅡㅠ 속상해 하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는게 죄송스러워서 이불속에서 꺼이꺼이울기도 하고
그러면서 철도 많이 들고 속도 단단해 지는 시기를 겪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전 누구보다도 학벌에 대한 편견..과 욕심?? 이 강한 편이었어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ㅋㅋㅋ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잖아요! 제 생각이 딱 그랬던 것 같아요
1등할게 아니라면 다 소용없고 고등학교도 젤 좋은 학교, 대학도 무조건 서울대!! 이렇게 제 머릿속에 못을 박아놓고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어요... 제 생각이 그렇다 보니 친구들과 놀면서 즐거운 ☺ 학교 생활을 보내는것 보다
전교1등하는게 더 좋았고 원하던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가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내신, 모의고사 모두 서울대만 바라보면서 준비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고 어리석었던 생각이지만 고3입시가 끝나고나서도 연고대에 진학하기 싫었어요
교만..한?? 생각일 수도 있었겠네요ㅋㅋㅋ'내가 이렇게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왜 거기가야하지?' 이런 생각도 했었고...
제가 미쳤었나봐요ㅋㅋㅋㅋ

하지만 한번의 원서 실패와 강대에서의 쓰라린 재수 실패를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어요
앞만보고 공부하느라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부모님의 마음과 사랑도 알게 되었고
제가 부족하지 않게 열심히 뒷바라지 해 주신 것이 부모님의 엄청난 노력 때문이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요...
또한 힘들때 도움이 되어준 진정한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수능공부가 아닌 제가 진짜 공부하고 싶은게 무엇인지도 깨닫게 되었구요...

이번 수능 결과를 받고 나서도 많은 생각을 했어요 
오르비 사이트의 특성상 이곳은 서열세우기, 학과나열하기 등등이 판을 치고있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아요! 왜냐면 제가 그랬기 때문이죠...
고3때에는 연경vs고경 이런 글도 게시판에 정말 많았다는걸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내가 진짜 공부하고 싶은 과를 가야한다는걸 알면서도
내리기엔 아쉽고 더 올리지는 못하고... 그런 점수였기 때문에
예전 편견과 생각 버리지 못해 연고대 인어문쪽을 자꾸 바라보게 되더라구요ㅋㅋㅋ
하지만 여러번의 실패와 경험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곳에 원서를 넣었고 합격했어요
재수, 반수를 하면서 공부만 하느라 집에 많이 신경쓰지 못했는데 알고보니 부모님께서 많이 힘들어 하셨더라구요...
학원비 때문에 너무 고생하신 부모님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4년 장학금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직 더 많은 경험을 해야하고 내가 선택한 길이 과연 100% 맞는 것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2년이 늦어진만큼 더 열심히 학교 생활 하려구요~!!

여러분도 어느학교, 어느 과를 선택하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선택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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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헤헤디 · 426593 · 13/01/25 18:25

    그 친구 너무 나쁘다..ㅠㅠ 수고하셧어요

  • pororonn · 348083 · 13/01/25 18:29 · MS 2010

    아...그사건을 계기로 인연 끊었어요!ㅋㅋㅋ 감사합니다

  • 히헤헤디 · 426593 · 13/01/25 18:36

    그런 친구는 일찍 인연을 끊는게 이득인거 같아요ㅋㅋ

  • 펭귄맛 · 389525 · 13/01/25 18:37 · MS 2011

    축하합니다. 즐거운 학교생활 하시길!

  • 시민k · 431028 · 13/01/25 18:47 · MS 2012

    수고하셨네요.. 그 마음가짐이라면 분명히 지난 3년간의 고생이 매몰비용만은 아닐 것입니다.

  • Fortitude · 425868 · 13/01/25 19:04 · MS 2012

    수고하셨어요~ 정말 멋지십니다!!^^

  • 테마포드 · 396865 · 13/01/25 19:11 · MS 2011

    저두 재수 반수 고대였는데~ㅠㅠ 남얘기같지 안네여~! 수고하셨습니다.!

  •        · 344023 · 13/01/25 19:23 · MS 2010

    이야.. 11때 그점수라면 한 0.2~3%쯤 되셨을텐데.. 트라우마 생기실 법도 한데 정말 잘 이겨내셨네요 멋집니다.
    3년의 세월이 좋은 경험이 되서 미래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축하드려요~

  • pororonn · 348083 · 13/01/25 19:46 · MS 2010

    아직도쫌남아있어요ㅋㅋ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있어요^^

  • People tet · 295215 · 13/01/25 19:27

    그때 레알 연경이 미쳤나보네요.. 학교 선배도 그 점수 거의 비슷하게 받고 붙었는데..아 눈물이 ㅠ 잘 마무리되서 디행이에요

  • fordream1201 · 435839 · 13/01/25 19:39 · MS 2012

    정말 멋지시네요!!!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시기를!!

  • 성실 · 381529 · 13/01/25 20:01 · MS 2017

    넘흐 멋있어여 정말 ㅠㅠ...

  • pororonn · 348083 · 13/01/25 20:11 · MS 2010

    으악!! 과...과찬이세요

  • Songsei · 367478 · 13/01/25 20:33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 친구는 진짜 나쁘네요..

  • pororonn · 348083 · 13/01/25 21:20 · MS 2010

    수능성적표를 100장복사해 그 친구에게 뿌리려는 복수를 계획했으나....
    너무 병맛이라 실천에 옮기지못했네요...ㅋㅋㅋㅋ

  • tbdpxkdh · 254327 · 13/01/25 22:38 · MS 2008

    님^^ 너무 반갑습니다. 2011년 100번대 후반 연경광탈자...같은 입장으로... 2011년 132번으로 끝난 상황에서 130번대에서 광탈된 저도 그해 나군으로 대학에 입학 열심히 공부 잘하고 있습니다. 잠깐 동안 방황도 하고 반수를 생각했지만 과감하게 떨쳐버렸습니다. 학교생활에 전념하기로...입시라는 것이 중간과정이지 인생의 종착점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간과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로...지금은 괜찮습니다. 2011년 연경의 결과가 (정말 내 앞 몇명에서 끊긴다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이제는 기억속에서만 회환이 남지만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 가끔 연경을 생각할 때 만점 맞은 윤리의 백분위가 99%가 아니고 100% 였더라도 연경에 합격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지만...반수나 재수 없이 여기까지 달려온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간 열심히 살았으니까요. 님도 자기가 선택한 학교 학과에서 최선을 다하면 100%는 아니더라도 90% 만족 하시며 목표를 달성하실 것으로 사려됩니다. 즐겁고 보람있는 대학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학교가 ㅁㄹㄷ 쪽이면 시간이 있으시면 연락하세요.

  • Hisaria♥ · 386436 · 13/01/25 23:41 · MS 2011

    통코보이님이시군요

    그때 님 닉 참 많이 봤었는데 ...

    저는 연경 94 100 97에 사탐 99 98 로 떨어졌어요 ... 근사가...다맞았는데 98...

    암튼... 통코보이님이나 pororonn 님 두분다 앞으로 좋은일만 있길 빕니다

    앞으로 11때와 같은 불운은 없길 기원합니다

  • tbdpxkdh · 254327 · 13/01/26 00:25 · MS 2008

    안녕하세요. 오랜만...
    님도 평생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 썩소군 · 380623 · 13/01/25 23:46

    4년장학금!!! 축하드려요!! 입시판을 떠나시는군요!!

  • mikey95 · 437582 · 13/01/26 00:31 · MS 2012

    멋있으시네요!!
    대학교 가서도 꼭 하시고싶은 공부 하시길...
    전 남은 1년 열심히 하겠습니다!!

  • tkfkd · 398140 · 13/01/26 03:04 · MS 201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tkfkd · 398140 · 13/01/26 03:25 · MS 2011

    부모님께서 걱정할까봐 이불 속에서 꺼이꺼이 울었다는데 왜 내가 눈물이 나려는지...
    제가 아이들의 엄마이고, 님 같은 아이가 있었던 까닭에
    님의 마음이 읽히고 또 읽혔습니다.

    어느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선택이 결코 후회되지 않도록,
    졸업 후에 "그때 어떻게 해서라도 연경에 갔어야했어." 하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그래도 난 4년 장학금 받았잖아!"하면서 억지 위로하지 않도록
    4년을 정말 알차게 보내세요.

    무엇보다 졸업 후 자랑스러운 스스로가 될 수 있도록
    님을 비참한 사람으로 만든 그 친구보다 더 괜찮은 위치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금 힘찬 날개를 달고 4년의 시작을 여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kim08 · 439594 · 13/01/26 09:27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우와왁왁 · 435700 · 13/01/26 10:01 · MS 2012

    멋쟁이

  • 이성과양심 · 436554 · 13/01/26 14:27

    예선전 끝난 거에요.
    예선 1등해서 뭐합니까?
    이제부터 진짜 본선입니다.
    열심히 하시고 건강 지키시고..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찬사를 보냅니다..

  • 현각스님 · 425609 · 13/01/26 14:35

    축하드립니다 ㅠㅠ
    남일같지 않네요
    저도 곧 따라갈깨요

  • 죽전뺀질이 · 433107 · 13/01/26 15:44

    읽는데...눈물이 나네요....
    님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지만 학교가 다가 아녜요.
    잘 선택하신거고 앞으로 다 잘 될거예요. 축하해요.^^

  • pororonn · 348083 · 13/01/26 22:07 · MS 2010

    1~2년전까지만 해도 학교가 다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대원다니면서는 그런 편협한 사고가 더 심해졌던것같구...
    이제는 다 반성하고 원하는대로 선택하며 살거에요~!!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이 · 389018 · 13/01/26 18:16 · MS 2011

    정말 훌륭하신 학생입네요 .살다가 진로를 바꿀수도 있고 잘나가다가 사오정되는게 한국현실입니다
    청소년기에 이런 힘든여정을 잘 견디신 분이라면 타인을 잘 배려하고 그마음을 잘 알고 이세대의 진정한 리더가 될거예요 화이팅

  • 가자!아자! · 427894 · 13/01/27 10:15 · MS 2012

    아.... 멋있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