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납치’ 진실을 알려주마!
외계인납치와 논술납치.
음모이론들이 으레 그러하듯,
이들도 흥행의 요소는 고루 갖추고 있지요.
거대권력에 의한 유린과 기만이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부터,
자신만이 진실을 알고있다는 알량한 소영웅주의는 물론,
납치를 주장하는 본인조차 진실을 알지 못하는 어설픈 신비주의까지...
정말이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는 죄다 가지고 있어요.
단 한가지!
합리성만 빼고 말이죠 :)
처음에는 몇몇 이들이 떠들었겠죠.
“나 수능 잘봐서 논술에서 납치됐어, 어흑~!”
요즘은 일부 교사와 강사들까지 공공연히 떠벌리고 다녀요.
“수능 잘보면 논술에서 납치당한다, 어흥~!”
근거하나 없는 논술납치의 신화는 오늘도 이렇게
여기저기서 알을까고 다닙니다.
그럼 한번 생각해보죠.
과연 논술납치가 가능한 일인지...
대학이 논술점수로 선발하겠다는 당연한 공지를 어기고,
비밀리에 수능점수로 논술합격생을 선발하는 일이 가능한지,
사유실험을 한번 해보자구요~
첫째, 논술납치는 실행이 불가능해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수능은 목요일에 치르죠.
대부분의 논술시험은 수능 다음날부터 시작됩니다.
자, 대학은 논술시험장에서 잔뜩 기대하고 대기중이에요.
수능 잘 본 아이들을 ‘납치’하려고 말이죠.
하지만,
대학이 납치하려고 눈독들일 만한 아이들은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아요.
정시로 더 높은 대학에 지원 가능하거든요.
논술납치로 ‘악명높은’ 성대의 경우,
성대 논술시험장에 오는 아이들은 죄다 수능으로 성대가기 어려운 친구들이죠.
수능으로 성대가 가능하다면 정시에서 성대+SKY를 지원하겠죠~
결국 성대가 납치를 계획한다하더라도
납치할 만한 학생이 오지 않기에 논술납치는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
둘째, 논술납치는 계획부터 불가능해요.
대학이 공지와 다르게 학생을 선발한다면
이는 명백한 입시비리이자 범죄겠죠.
그리고 이 범죄가 기도되려면
총장부터 채점교수는 물론 입학처 말단 직원까지,
줄잡아 최소 수백명은 이 범죄의 공모자가 돼야하겠죠.
결론은 단순해요.
불가능하다고요!
논술납치에 대한 내부고발자가 단 한명도 없잖아요~!!
대학교 직원들이 무슨 종친회도 아니고,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직장동료 수백명이 모여서
범죄를 기도하고 그 사실을 무덤까지 안고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요.
셋째, 논술납치는 애초에 발상 자체가 불가능해요.
논술납치는 분명 입시범죄인데,
모든 범죄에는 동기가 존재하죠.
그런데 논술납치는 그 어떤 동기도 없어요~
총장이 자기자식 합격을 위해, 혹은 청탁으로
특정 학생을 부정합격시키는 정도는
동기와 개연성이 인정될 수 있어요.
하지만,
기껏해야 임기 빤한 월급쟁이 총장이
얼굴도 모르는 수능 잘본 남의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걸고 범죄를 감행한다고요?
과한 상상력이에요 :P
저는 인문논술 강사입니다.
제1의 목적은 단연, 학생들을 논술로 합격시키는 일이지요.
그리고 이건 제가 이미 잘 하고있어요 :)
하지만 동시에
저는 학생들이 합리적 사고력을 지닌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합리적으로 사고하세요.
불합리한 논술납치는 없어요.
합리적인 논술선발만이 있을뿐이죠.
납치가 있다면 괴담에 의한 합리성의 납치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논술납치와 같은 조악한 음모이론들이 알까기를 시도할 때,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으로 맞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래야 저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짜증날 일이 줄어들 테니까요 :)
- 최강논술 임호일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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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ㄱㅋㅋㄱㅋㅋㅋㅋㄱㅋㅋㄱㅋㅋㅋㅋㄱㅋㅋㄱㅋㅋㅋㅋㄱㅋㅋㄱㅋ
반면 수능 전에 진행되는 논술에서는 납치 가능
납치가 가능하다는 것과 납치가 일어난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지요~
사람이 개를 무는 일이 가능하긴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랍니다~
사람이 개를 물 동기가 없듯이, 대학도 논술납치의 동기가 없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수능 전이든, 수능 후든 논술납치를 입증할 사례가 하나도 없지요~
단 한 건도요~ :)
혹시 논술납치 뜻을 대학이 의도적으로 수능 성적 높은 학생을 뽑아간다는 뜻으로 알고 계신 건 아니죠?
당연히 그런 의미로 사용했지요~
본문에도 "대학이 논술점수로 선발하겠다는 당연한 공지를 어기고, 비밀리에 수능점수로 논술합격생을 선발하는 일"이라고 적어드렸잖아요~
물론 논술납치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논술을 먼저 보고 수능을 나중에 볼 때, 수능이 예상보다 잘 나왔음에도 이미 논술로 합격해서 정시 지원 기회를 상실하는 경우를 의미하죠.
당사자 개인에게는 아쉬운 일이겠지만, 룰을 어긴 선발은 아니기에, 제가 굳이 글까지 써가며 논의할 이유는 없겠죠.
제가 다룬 논술납치는 둘째 유형, 즉 논술전형에서 "대학이 의도적으로 수능 성적 높은 학생을 뽑아간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지요.
적잖은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일선교사들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오르비에도 있네요~
"성대 논술납치 많나여?" https://orbi.kr/0005048782
92 ㅂ100 100 45 50인데
성글경 지금가야하나말아야하나요...
논술못해도 수능성적으로 납치될가능성 놏나요?
이를 잘 알고있는 성대도 논술설명회에서 종종 수능 올1등급 탈락사례와 최저턱걸이 합격사례를 교차시키며 논술납치는 없다고 해명하곤 한답니다~ :)
오...생전 처음 들어본 내용이라 벙쪘었네요 저런 걸 믿는 사람들도 있었군요..입시가 눈을 가리는 건가
저도 미치겠어요~
근데 저렇게 믿는 친구들 생각보다 많아요 ㅎㅎ
논술납치란 말이 실존하는구나 ㅋㅋㅋ
신기하죠?
저도 안타깝답니다~~~ㅎㅎ
이정도면 어느대학을 갈 수 있겠구나라는 정시 정보가 부족하고 뇌가 이상해지면 가능합니다 네 제가 그랬습니다
글이 역시 잘 읽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