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으로가는길 [420664] · MS 2012 · 쪽지

2013-05-25 14:53:32
조회수 2,031

대학교 1학년 가족들 반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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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빠른 95년생입니다.


대학교 들어와 의사의 꿈을 가져서 길을 찾아 보니 수능,편입,미트 3가지가 있던데


최근까지는 편입, 미트생각하다가 카페나 다른 곳의 대부분의 분들이 수능을 권하시더라구요. 나이가 어려서 그런 것 같긴한데..


제 작년 수능은 422/442(언어 수리 가 외국어 물1 화1 생1) 이었습니다.


공부시간에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만큼 했다고 자부합니다.


2년간 체육시간에 계속 공부했고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공부하려 했습니다. 머리는 나쁘면 나빴지 좋진 않은것같구요.


학교선생님께도 '넌 수학에 재능이 없어 1등급은 어려울 것 같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습니다. 저 2등급도 수능에서 최초로
받았구요.


물론 공부하는 방식에 대해 뒤돌아보지 않았던게 제일 큰 잘못이었습니다. 잠오는데 치거나 피나도록 손톱으로 긁어서 깨우고 세수하고


지금이야 차라리 수학문제 한두개 더 볼 시간에 욕심을 버리고 잠깐 눈붙이고 하는게 더 옳다는 것은 압니다만 그땐 그냥 치열하게 많이


만 하면 되는줄 알았네요. 현재는 돈때문에 제 거주지역의 국립대 재학중이구요.


여튼 여기서 의대편입은 말이 편입이지 고시급이고 사법시험보다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되시더군요. 저는 막연히 안봐본 시험이니


아무리 1,2명 뽑아도 될 것 같다 라는 환상에 잡혀 있다 겨우 깼네요. 그래서 군대를 갔다와서 의대정원 늘고 다시 수능을 치는 등
수능


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결정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알리고 대화하고 논의하고 싶어서) 말을 꺼냈는데 조부모님들께서 독학하겠다 했


지만 돈 많이 들꺼 아니냐 아빠힘들것 생각안하냐 돈 한푼 대줄수 없다 재수할꺼면 눈에 안보이는데 가서 해라 내 인생에 재수란 말은


다시는 없다(아버지가 사관학교 자퇴하시고 사시 계속치시다가 고졸 되버리셔서 그때 아버지뒷바라지 하신게 상처가 되신 것 같습니


다.)라고 화를 내셨습니다.


아버지께는 말씀은 아직 드리지 않았으나 수능은 반대하시는 입장이셨어서 썩 좋게 반응하실 것 같지 않습니다.


고3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편입은 찬성하셨으나 너가 수능을 올1을 맞을수 있겠냐..라는 식으로 좋지 않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점수인 얘가 전교1, 2등하고 강남학원다니는 얘들이나 가는 의대간다고 하니 저놈이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건가 얼마나 우스울지


도 저도 압니다만, 막상 이렇게 되니 막막하네요.


저희집이 가난한 편에 속하다 보니(의대도 정말 만에하나 간다면 등록금 알아서 해결할겁니다.) 가족들이 안정적이게 얼른 돈을 벌어라 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얼른 성공하길 원하시구요
의사는 이제 돈못번다 빚쟁이의사가 얼마나 많은줄 아냐 라는 말씀도 많이하십니다.


확실히 의학에 흥미도 있구요. 아파서 적게는 우울한 것부터 세상이 끝난 것같은 기분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이 저의 인술로 회복


되셔서 인생의 자신감을 찾게 되신다는 것에 정말 큰 보람이 느낄 것 같아 지망하게 되었구요. 의학 의료계 의대 관련된 책만


20권 넘게 봤는데 흥미가 늘면 늘었지 줄진 않더라구요.
물론 의료계 현실 안 좋아질거란 것도 압니다.
그래도 의사의 보람은 다른직업에서 어느에서도 찾을수 없는 것이고

만약 된다면 열심히 해서 굶어죽진 않을 자신있습니다.


그런데 전교1,2등하고 전과목 올1~2를 왔다갔다 하시는 분들도 삼수
사수해서


겨우 가는걸 보고 안그래도 재수가 될지 삼수가 될지 모르고 점수가 저모양이서 겁나고 자신도 없었는데 이런 반대에 부딪히니 남은 자


신감까지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고, 그냥 남들 사는대로 그저그런대학와서 그저그런생활하고 그저그런데 취직해서 40쯤에 직장으로부터


압박받다 50에 짤리거나 공기업 가거나 공무원되거나 하는게 제일 현실적인 것 같고 감히 나따위가 헛꿈꾼건다 싶기도 하고


꿈,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이런건 역시 내가 너무 이상적이었나는 생각도 들구요.


원하는걸이루려면 어차피 고생해야된다 생각했는데 그럴 기회도 안주니 대체 이제 뭘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확실히 지금 전공에 대해 적성이 아니라 확신하는 바라 군대를 가야할지 자퇴하고 공무원이나 준비할지 계속 밑어붙일지 너무 복잡하네요.
저도 수능이 제게 너무나 높아보여 아직도 엄두도 안나구요.


저보다 식견 넓은 여러분들께 충고나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현실적으로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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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tch · 433914 · 13/05/25 18:01 · MS 2012

    가능은 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제로 해낸 사람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422라면, 보통 노력으로는 되지 않아요.
    공부하는 방법도, 습관도 아마 뜯어고쳐야 할 게 많을 겁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후회 없이 미친듯이 공부할 자신 있으세요?
    11111 못 찍으면 못 들어가는 데가 의대니까요.
    님은 아마 내신도 그다지 좋지 않으셔서 수능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봐야 할 거예요.
    일 문제는... 세 가지 경우가 있어요.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 일은 뭐 그럭저럭 할 만하고 다른 데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 일도 재미없고 인생이 힘든 경우.
    1번이라면 남은 인생이 편해져요. 진짜. 하지만 정말 의사가 자신의 꿈이라고 확신하실 수 있나요?
    그리고, 의대에 들어갔다고 해서 끝이 아니에요. 본과에선 공부, 공부, 또 공부인데 4년간 공부만 하면서 버틸 자신이, 인턴 레지던트(아, 요새 인턴 과정은 폐지된다고 논의중입니다만)잠도 제대로 못 자는 힘든 과정을 또 4년간 버틸 자신 있으세요?
    제 모든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으신가요?
    제가 말을 조금 심하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전공이 자기 적성이 아니라면야 진로 찾기와 편입, 재수, 부전공 혹은 복수전공을 추천드리지만, 의대가 꿈이라고 하시면 문제가 좀 달라지니까요.
    달릴 자신이 있으면 달리세요. 하지만 그 이후에 오는 게 다 행복이진 않아요. 고통이 더 많죠.
    심지어 의대에 붙어도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거 다 감수할 자신 있으시면 하세요. 힘내세요.

  • pitch · 433914 · 13/05/25 18:01 · MS 2012

    다른 질문 등이 있으시면 쪽지를 보내주세요. 할 수 있는 한 성의껏 답변하겠습니다.

  • 설대컴공과 · 373052 · 13/05/25 23:39 · MS 2011

    혹시 광주사시나요 제친구같아서..ㅎㅎ;;

  • 설대컴공과 · 373052 · 13/05/25 23:40 · MS 2011

    혹시나 진흥고아닌가요..

  • 설대컴공과 · 373052 · 13/05/25 23:47 · MS 2011

    강씨아닌가요..혹시 저도 강씨인데

  • constellation · 73011 · 13/05/26 13:00 · MS 2004

    돌직구 날려드릴꼐요.
    일단 독하게 뭘하든 뭔가를 하세요. 수능공부든 대학학점 관리든 말이죠.가족의 반대는 핑계입니다.
    111111 적힌 모의고사 성적표, A나A+로 도배한 성적표, 토익900점 갖다 드리면,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습니다.
    뭘 하나라도 해냈다,할수있다는 '증명'을 해낸다면 그 다음 진로에 대해서도 가족들도 수긍하고 밀어줄겁니다.

  • 산리 · 448083 · 13/05/27 16:04 · MS 2013

    진흥고 알아요!!ㅋㅋㅋㅋ

  • forwarder · 442757 · 13/06/27 14:39 · MS 2013

    편입이 고시보다 어렵다는건 좀 아닐 것 같아요.......학교 하나 딱 정해놓고 준비하면 얼마든지 ㅎㅎ(물론 문이 넓다는 건 아니에요!) 그학교 직접 찾아가서 응시과목 족보도 사오고 공부하고 하면 들어올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