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평은 이렇게 말했다
좋아요와 팔로우는 큰 힘이 됩니다!
------------------------------------
저번에 말씀드린 6평 관련 칼럼들 하나씩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문학입니다!
대부분 문학은 크게 어렵지 않게 푸신 것 같은데,
이번 문학 영역 중 오답률 TOP 10에 들어가는 문항이 딱 하나 있더라고요.
그것도 현대시가요!
현대시는 대부분 만만하게, 어느 정도 베이스가 깔린 학생들이라면 '최대 5분컷'을 외치면서 만만하게 보고 들어가는 파트일 텐데 그 현대시에서 유일한 문학 오답률 TOP 10이 나왔다는 것에 조금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문학에서 '선지의 해석'이 갖는 비중이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여러분들이 자주 들어봤을 법한 용어로 다시 말할게요. (재진술)
문학의 독서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예전보다 더요!
일단 문제의 문항 한 번 더 보고갑시다.
제가 생각했을 때 (나) 작품은 크게 어려움을 못 느끼셨을 것 같고, (가)에 대한 부분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난항을 겪으셨을 듯하니, 캡쳐는 (가)만 하겠습니다.
일단 작품을 간단하게나마 해석해보자면,
화자 : 나
대상 : 연륜, 불꽃
정서 및 태도 : 연륜(오래된 경력) - 지양 / 불꽃 - 지향
상황 : 연륜(오래된 경력)을 버리고 불꽃과 같은 삶을 지향하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남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제가 딱 처음 이 문제를 봤을 때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문제에 있는 ②번 선지를 볼까요?
② (가)에서 ‘불꽃’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것은, ‘주름 잡히는 연륜’에 결핍되어 있는 속성을 끊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의미로 재해석한 것이겠군.
불꽃을, '주름 잡히는 연륜'에 결핍되어 있는 속성을 끊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의미로 재해석?
다시 지문에 있는 해당 구절을 볼게요.
일단 우리가 앞에서 글을 읽으면서 '초라한 경력'을 막은 '다음' '불꽃처럼' 살리라 라고 합니다.
즉, 불꽃이라는 대상은, 화자가 현재 지양하는 대상인 '초라한 경력, 연륜'을 끊어버린 후에야 될 수 있는 대상입니다.
연륜을 끊고 나서야만 불꽃처럼 살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지양하는 대상과의 '끊음'이 있은 후에야 화자는 자신이 지향하는 '불꽃'처럼 살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에이 너무 억지 아니에요?'
물론 다른 풀이도 있습니다.
선지를 잘 보시면 ‘주름 잡히는 연륜’에 결핍되어 있는 속성을 끊는다고 했어요.
이때 주름잡히는 연륜에 '결핍되어 있는 속성'은 아마 불꽃의 속성이겠죠?
화자가 '지양'하는 대상은, 화자가 '지향'하는 대상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 거예요.
즉, 불꽃의 속성과 같은 것들을 가리키겠습니다.
그런데 화자가 지향하는 '불꽃이 그 속성을 끊는다?
말이 안 됩니다.
물론 두 가지 풀이를 모두 복합적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죠?
그렇지만 제가 처음 딱 봤을 때 했던 풀이는 첫 번째 풀이입니다.
왜 처음에 그렇게 풀었느냐?
바로 20수능 현대시 기출 때문입니다.
이 작품과 관련된 선지 보겠습니다.
② ㉡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람’의 속성을 활용해 ‘내 발’을 ‘반석 위’로 이끄는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선지가 '적절하지 않은' 선지입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다들 아시죠?
바람이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선 것이지
바람이 '내 발을 반석 위로 이끄는 힘' 인 것은 아니니까요.
조금 더 쉽게 표현하자면, 바람 '때문에' 내 발이 반석 위에 선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대상 간 관계가 부적절한 것이죠.
선지의 해석은, '바람이 부는 것'과 '내 발이 반석 위에 선 것'을 인과적으로 바라보는 반면,
제시된 텍스트에는 그저 '바람이 부는 것'과 '내 발이 반석위에 선 것'이 동시에 일어났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번 6월 모의고사의 오답률 2위를 기록한 문제의 정답 선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자가 지양하는 대상을 '끊은 후'에 '불꽃처럼 살리라'라고 하기 때문에 '끊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즉, 이번 6월 모의고사는 이전의 기출에서도 간간히 이야기해줬지만
문학 텍스트를 얼마나 있는 그대로 잘 이해할 수 있는 지를 물어봅니다.
이런 경향은 여기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닙니다.
2020학년도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된 작품입니다.
관련 문제의 선지 일부입니다.
(나)는 ‘길 밖’과 ‘길 한켠’처럼 중심에서 벗어난 공간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들 간의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군.
이 부분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풀어볼까요?
일단 '길 한켠'에 존재하는 대상은 '모래'와 '바위'입니다.
그런데 모래가 바위를 들어올려서 '자기 몸 위에' 놓아둔다고 하네요?
그럼 '대상들 간의 거리감'을 드러낸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두 대상이 붙어있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풀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문학의 독서화 경향을 어떻게 생각하냐면,
선지를 판단할 때 '독서처럼 명시적 근거를 문학 텍스트 속에서 찾는' 그런 경향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제시된 작품, '문학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이해한 후
명시적인 근거를 찾아야 하는 경향이 이번 6월 모의고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선지를 판단하는 과정은 최근 몇몇 기출에서 충분히 훈련할 수 있었고요.
그렇기 떄문에 이번 6평은 우리에게,
'문학 텍스트를 얼마나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지
그것을 물어봤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의 정답률이 낮은 이유는 아마 많은 학생분들이 이렇게 '객관적인 이해'를 하는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이번 6평에서 이 문제의 정답을 찾기 힘들었거나, 오답을 골라 틀리셨다면
꼭
'객관적으로' 작품을 파악하는 훈련을 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
이번에 좋은 기회로 LIVE 100 강의를 개설하게 되어 여러분들 앞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 강의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된 '독서 파트'가 어떤 점을 시사하고 우리가 기출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예요.
다음 번에는 강의의 방향성도 체험할 수 있도록 독서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강의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학보다 훨씬 많은 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독서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칼럼과 6/26(토)에 예정되어 있는 제 강의 모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LIVE100 강의 관련 게시글 링크 : https://orbi.kr/00037984408)
*국어 관련 상담을 무료로 진행합니다. 국어 공부에 고민을 가진 학생분들은 부담 없이 제 프로필에 있는 링크를 통해 질문 남겨주세요. 시간 날 때 확인하고 답변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배경화면 ㅇㅈ 0
흐흐 아이 좋아라
-
이 햄이 충고해준다 차은우같이 생긴거아니면 여자들은 학벌 좀 좋다고 꺼드럭대는거 ㅈㄴ싫어한다
-
국어 고민이에요 1
국어는 모고때도 그렇고 잘 못해요 성향 자체가 그읽그풀이라 문장을 최대한 이해...
-
공부 나름 열심히 한건가 일반고수준에서
-
내가 고1보다 5살이나 많다고?ㄷㄷ
-
저 빡공해야 할 때는 54까지 먹음
-
사실상 설치연치설약연약만 포기하는거 아닌가
-
학은제 신청함 5
다음주부터 24학점으로 달림
-
2월달까지 개념을 끝내고싶습니다 현재 출눈 개념 강의가 3월 중반에 끝나서요 현재...
-
실전 감각을 키우고싶어서 모의고사 연습 많이 시켜준다길래 가볼까 하는데 '별로...
-
학원은 수학 1개만 다니고 ebs로 국어,통과 하고있습니다 국어는 나비효과듣고 집에...
-
프변완 12
음 역시 귀엽군
-
그냥 인강 들으면서 수리논술로 반수 준비하는건 너무 힘들까요? 올해 수능은 미적...
-
초6 때 한 명이 ㄹㅇ 빨갯는데 일단 문재인 욕이 기본이고 박근헤 박정희가 역대...
-
…대학정리 3
서 연 고 성 한 서 중 경시 외건 동홍
-
지이잉 2
호주 가야돼
-
[ 20수능 물1 19번 ] [ 21수능 물2 19번 ] [ 22수능 물2 18번...
-
국시 자격 박탈되냐 안 되냐로?
-
10/12 년 만애 가눙?
-
서강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서강대 25][새내기 OR]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서강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서강대생, 서대...
-
이세계에서 살아돌아왔다만 직업이 없어졌어요 어떡해요 ...저...힝
-
공부시간 ㅊㅊ좀 4
최저 과목으로 영수탐탐으로 맞출건데 탐구는 사문 정법임 하루에 12시간씩 공부한다...
-
오르비 정도면 ㄱㅊ다고 봄 (오르비를 하며)
-
뭐하나빠지면멈출수가없고푹빠지는건데오르비랑유튜브가가장심함한창주식할때는토스커뮤도존나많이들...
-
일억덕 갖고싶다 6
오랜 생각이다
-
위에 설대나 메디컬로 빠질 표본이 많이 보임
-
성 관계 3
파사성은 신라 파사왕과 관계가 있다
-
도대체가...
-
타죽어라 같아..
-
장투용 따로 단타용 따로로 만들거임 이천만원모으면
-
님들아 3
올해 대학 중에서 정시에 내신 반영하는 학교가 얼마나 되나요? 정말 조금이라도...
-
개쫄ㄹ린다 1
엄마가 저 번호 귀찮아서 차단했다곤 했는데 만에하나 걸리면 개좆ㄷ되는건데
-
예비 190까지 붙을 수도 있음???
-
[속보]尹측, 공수처장·국수본부장 내란 혐의로 고발 1
尹측, 공수처장·국수본부장 내란 혐의로 고발
-
검사하나요? 경찰하나요? 소송이요!
-
연하가 좋긴좋아 2
바람직.
-
완자 수업 듣는데 예시 많이 주셔서 이해에 무리가 없고 완자 수준은 잘 풀리네.....
-
고대식 1.6~1.7 들고 교과우수 쓰는 거긴 한데 11211이면 되려나요 다 1컷일 떄 (사탐
-
이거 진짜 궁금해서 묻는건데 왜 이제 무시해요 ㅜㅜ 아무한테나 다는 거 아닌데,,,,,,,
-
미리내 얜 착한 척 코스프레하는 게 너무 역겨움
-
못하니까 더 느리게 풀고 실력도 안느는듯
-
오르비 하는거 이왕 당당하게 해야지 이게 남자 아인교~
-
파란 쪽에 문재인 조국 등 존잘들이 잇기에... 논란방지용 강민철
-
무릎부상당하고 중딩때 그만둠 생각해보니까 ㅈ같네..
-
절묘하다 1
-
예비 100번 중반대는 힘든가?...
-
인가경까지만 중복없이 가는데 일반고치고 잘가는건가요? 대충 정시 90 수시 40
-
강의 시간 50분은 기가막히게 맞추시네모든 강의가 46분~51분이네
이런 독서화 경향은 옛기출로 대비할수있나요? 언어시절
네 옛기출 찾아보시면 꽤 도움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원하시면 94수능부터 비주얼적으로 너무 다른 문제들만 빼고 풀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작년에 선별하면서 90~00년대에도 도움되는 문제들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ㅎㅎ
칼럼 감사합니다ㅎㅎ
혹시 교정국어는 몇월정도에 나올까요??
현재 오탈자 반영 중이고 마무리 단계입니다! 저도 빠르게 선보이고 싶지만 페이지 수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검토할 사항들이 많네요 ㅠㅠ 출시일이 확정되면 꼭 안내하겠습니다. 원래 목표였던 6월 내 출간은 꼭 지켜보겠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완전너무너무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