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 인과론 지문 해설에 관하여 지문드릴 것이 있습니다.
약대 이야기를 제외하고 여러분들한테 처음으로 다른 주제로 말씀드리는 것 같습니다.
쪽지로 많은 질문을 받아서 다 답해드렸는데 요즘 뭐하냐고 사냐는 질문도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요즘엔 좀 쉬면서 오르비에 올릴 언어 칼럼을 4~5회분, 혼자 과외를 위한 기출분석 3개년 해설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그러던 차에 과외학생이 한 질문에 답을 해주다가 제 해석이 너무 과한 거 아닌가 하고 여러분의 의견을 여쭙고 싶어서 이렇게 글 썼습니다.
일단 전체 지문을 제시하겠습니다. 두 번째 지문에서 나온 질문입니다.
어디서 남이 분석한거 가져온거 아닙니다... 제 과외자료입니다.
Q.아니 3문단 3번째 줄을 굳이 왜 적어놨는지 모르겠어요. 그 부분 문장 연결이 안돼요.
[3-3]:‘송대에 이르러 주희는 천문학의 발달로 예측 가능하게 된 일월식을 재이로 간주하지 않는 경향을 수용하였고 재이를 근본적으로 이치에 의해 설명되기 어려운 자연 현상으로 간주하였다.’
A: 해당 문장에 따르면, 일단 일월식은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재이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또 재이는 근본적으로 이치에 의해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다소 무리한 범주화로 (예측 가능함)과 (이치에 의해 설명됨) 이 같은 범주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러프하게 말하면 이 지문 내에서는 같은 말로 처리해도 무방하다는 거죠.
따라서 이는 앞의 동중서의 이론을 반박합니다. 그는 재이와 인간사를 1대1로 대응시켰습니다. 군주가 하! 하면 자연이 호! 하고, 군주가 아!하면 자연이 오! 한다는 식으로요. 이에 주희는 재이 자체를 예측 불가능하다고 언급해버렸기에, 군주가 하!를 하건 아!를 하건 애초에 재이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거죠.
여기까지 들어보면, '어라? 주희의 말은 전반적 대응설까지 때려 부숴 버리는데?' 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3-4]에 ‘하지만’이 나옵니다. 즉, 예측 불가능한 것을 무조건 재이로 생각해버리면, 주희가 한 주장에도 모순이 되니, ‘하지만’을 넣고 재이론을 버릴 수 없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그렇다고 버리는건 좀 무리 아닐까염?ㅠㅠ' 하는 것이죠.
라고 답변했습니다. 제 해석이 과한 것인가 해서 오르비 국어황분들께 여쭤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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