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마늘 [1070118]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07-11 18:08:26
조회수 20,671

정보량이 많다고 착각하는 과학/기술 지문 독해하기

게시글 주소: https://profile.orbi.kr/00038483766

안녕하세요쑥마늘입니다.


 국어와 관련된 제 프로필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88


-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98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8


-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화작 100



오늘의 주제는 정보량이 많다고 착각하는 과학/기술 지문 독해하기입니다.


특히 복잡한 과정이 줄줄이 나올 때 정보량을 줄이고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해요.


비례/반비례 관계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경우 정보량에 부담을 느끼고 결국 지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더라고요납득하자니 문제 풀이에서 막히고이해하자니 지문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진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납득만으로 정보량을 줄이는 건 불가능합니다새로운 개념이나 관계가 끊임없이 제시되는데이걸 이렇구나ㅇㅋ~’ 수준으로 다르게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죠그래서 우리는 이 관계에 대해 이해하고 정보량을 줄여나갈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이해한 후 정보량을 줄일 수 있는지 직접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함께 볼 지문은 2019학년도 9월 모의평가 STM 지문입니다지난 칼럼과 달리 오늘은 지문 전체에 대해 분석할 거라서 글이 다소 길어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형광펜으로 표시한 부분에 유의하면서 독해해보세요:)



1문단


우선 주사 터널링 현미경이라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네요. STM에는 금속 탐침과 시료 표면이 있는데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양자 역학적 터널링 효과라는 것에 의해 접촉 없이도 전류가 흐른다고 하는군요아직 이해할 수 있는 아무런 단서도 없으니 납득하고 넘어갑시다.


거리가 원자 단위 크기에서 변해도 전류의 크기는 달라진다고 하네요이 민감함을 이용하면 시료 표면의 높낮이를 원자 단위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특별히 아직까지 이해해야 하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네요계속 읽어봅시다.


첫 문장에서 던졌는데 미처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돕는 문장입니다첫 문장에서 시료 표면은 도체와 반도체인 경우만을 얘기했는데지금 이 문장에서는 전류가 흐를 수 없는즉 부도체인 시료 표면에 대해서는 STM을 이용하여 관찰할 수 없다고 말하네요납득하고 다음 문장까지 쭉 읽어봅시다.


민감하다는 표현을 반복한 걸로 보아 원자 단위에서 측정할 수 있는 게 좋은 건가 봅니다근데 이게 진공 기술과 연관되어 있다고 하네요다음 문장에서 제시될 내용이 진공 기술과 과련된 거라고 예측하고 넘어갑시다.






2문단


앞서 언급한 진공과 관련된 내용이네요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속 읽어봅시다.


기체 분자들이 존재하면 시료 표면의 관찰을 방해해서 실험에 영향을 미치므로 차단할 필요가 있겠네요그래서 진공 통 안에 설치되어 사용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진공이라는 단어의 엄밀한 정의를 모르더라도 이를 통해 시료와 기체 분자의 접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갑시다.


진공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글에서 아예 주네요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기압의 개념이라는 지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배경지식을 끌고 와야 하므로지문에서 ‘-()고 한다.’로 표현한 대로 개념을 납득하시면 됩니다대신 기체 압력이 낮을수록 진공도가 높다는 비례 관계는 머릿속에 챙겨주세요.


조건문은 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말하고자 하는 바 외의 다른 조건들을 고정된 값으로 지정하는 내용이라고 납득하시면 됩니다기체 압력과 관련된 관계가 나왔는데앞서 제시된 진공의 정의에서도 기체 압력과 관련된 내용이 나왔으니 하나의 인과 관계로 정리해주세요.


기체 분자의 수 ↑↓ → 기체 압력 ↑↓ → 진공도 ↓↑


정리하자면 이렇게 되겠네요.


앞서 정리한 인과 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진공 통에서 기체 분자들을 뽑아내어 기체 분자를 없애버리거나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면 기체 압력을 낮출 수 있고이는 곧 진공도가 높아진다는 말이겠네요진공도가 높아졌다는 말은 실험을 방해할 요인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뜻이고이는 곧 STM이 대체로 진공 통 안에 설치되어 사용되는 이유와 귀결됩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은 오직 앞에서 제시한 인과 관계가 전부이고나머지는 이해만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제시된 정보를 모두 엮어 이해하니 정보량이 그리 많다고만 느끼지는 않으셨으리라 봅니다그럼 계속 읽어봅시다.






3문단


너무 친절한 문장이네요앞으로 나올 개념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우리는 2문단에서 기체 압력을 낮춰서 진공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정리한 바 있습니다. 3문단에서는 이게 더욱 확장되어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진공도가 요구되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하고 있네요.


단분자층 형성 시간의 개념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마침 개념이 나왔습니다한 층의 막을 형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라고 하네요이어 새로운 인과 관계가 제시됐는데이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표면에 달라붙어 한 층의 막을 형성하는 것인 만큼 달라붙을 확률이 크고충돌 빈도가 높을수록 그 시간은 짧아지겠죠이렇듯 개념들을 연결해서 읽으면 정보량을 줄이면서 독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에 따르면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때그 개념이 사전에 제시된 게 아니라면 지문 내 내용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그러니 서술된 관계만을 정리하고 납득한 뒤 넘어갑시다.


수치에 주목할 게 아니라 앞의 내용을 다시 반복해서 말하는 것임을 파악해야 합니다압력이 낮아지면 단분자층 형성 시간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STM을 진공 통 안에서 사용하는 이유가 기체 분자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함이므로 글에서 명시한 수준의 초고진공이 요구되어야 시료를 관찰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3문단에서는 비례/반비례 관계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 정보량이 많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허나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한 부분은 그대로 수용하고그렇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체크하신 후 향후 문제에서 언급할 때 되돌아올 것을 추천합니다모든 정보를 기억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애초에 그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4문단


*다음 그림을 참고해서 읽어주세요.



방금 3문단의 마지막 문장에서 초고진공이 요구된다고 했는데이 초고진공을 얻기 위해 쓰이는 스퍼터 이온 펌프라는 장치에 대한 설명을 하려나 봅니다이는 펌프 내부로 유입되도록 진공 통과 연결하여 사용한다고 하네요진공 통 안에는 STM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죠이 경우에는 언어 자체로 수용하기보다 표상을 통해 머릿속에 이미지를 구현하거나이 지문처럼 그림이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기술 지문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으로장치의 구성 요소들에 대한 설명입니다이걸 기억하기보다는 체크하고후에 부연 설명을 한다면 그것과 엮어 이해하려고 노력합시다.


우선 영구 자석에 대한 설명이군요고전압의 영향으로 음극에서 전자가 방출되고양극으로 이동한다고 합니다그리고 이 전자는 주변의 기체 분자와 충돌하며 기체 분자들을 양이온과 전자로 분리시킨다고 하네요초고진공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읽어봅시다.


양이온의 경우에는 음극으로 당겨져 이동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분리된 전자야 기체 분자를 분리하겠네요이걸 1차 펌프 과정이라고 명명한다고 합니다다만 이 목적을 상기하세요기체 분자가 관찰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치는 거잖아요.


양이온이 음극에 충돌하면 타이타늄이 떨어져 나오는데이게 주변 기체 분자들을 흡착한다고 하네요이걸 2차 펌프 작용이라고 부르고요이것 역시 기체 분자가 관찰에 방해되기 때문에 거치는 과정입니다.


초고진공 상태를 얻기 위해서 스퍼터 이온 펌프를 사용한다고 했는데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고진공 상태를 만든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문장이네요초고진공 상태는 결국 기체 분자를 없애 시료 표면을 관찰하기 위함임을 잊지 맙시다.



이제 독해가 끝났습니다.

정말 긴 내용이었는데 따라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즉 하나의 화제를 중심으로 모든 내용을 엮어서 읽으면 정보량이 많은 듯 보이는 지문들도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을 받으면서 깔끔하게 독해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특히 이런 정보량이 많은 글일수록 문장 하나하나를 읽는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여 문장 독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으신 분들의 경우 개인적으로 'PIRAM 생각의 발단 - 독서편'을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기본에 가까운 내용만을 담고 있어 너무 쉬운 게 아닌가, 이 시기에 해야 할 게 맞나 생각이 드실 수 있겠으나, 기본이라는 건 쉬운 내용을 일컫는 표현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근본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문장에 내포된 의미를 제대로 독해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지문을 온전히 독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재 관련 추천 글도 썼으니 참고하실 분들은 링크 보세요.


솔직히 제 칼럼 한 번 읽는 것보다 이 교재 3일~2주 잡고 끝내는 게 효과가 더 좋을 듯


https://orbi.kr/00038460004





오늘의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 한 번씩만 눌러주시고 26 부탁드려요:)

0 XDK (+7,350)

  1. 5,000

  2. 10

  3. 10

  4. 1,000

  5. 10

  6. 50

  7. 100

  8. 500

  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