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靑華 [1121085]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02-19 15:59:00
조회수 27,515

[DC펌글] 재종마녀썰

게시글 주소: https://profile.orbi.kr/00054930380

추가수정 ※ 들어가기 전에 제의견 : 모든 재수학원이 저런 분위기인건 절대 아닐겁니다. 댓달린거로 보나 학교 선배 말 들어보나 진짜 내내 빡세게 하는 재종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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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실존인물들이며


연락이 끊긴 몇명중 아직도 수능을 보고 있는 사람이 부디 없기를 기원합니다.



-Intro-


꽤 오래전일이다.



영원히 즐거울것만 같았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막을 내렸다.



하루 두번 먹던 급식이 한번으로 줄었고 마지막 급식을 먹은지 얼마 되지않아 졸업장을 받고 학교를 떠났다.



다른친구들은 학식을 먹을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나는 학식을 먹을수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려서부터 좆잡대에 간 새끼는 학식을 먹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서울대 의예과에 원서를 한장만 넣었다.



그렇게 나는 재수생이 되었다.



우리집은 재수에 있어서 관대한 편이었다.



사실 우리집뿐만 아니라 동네 자체가 재수에 관대했다.



친구들은 절반이 넘게 재수를 했고



그래서 그런지 정규교육과정처럼 느껴졌다.



지금 생각하면 재수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거 같다.



다음날 엄마차를 타고 재수종합반에 갔다.



재종반 문을 여니 다단계 할거 같이 생긴 아저씨가 대뜸



"학생 성적표좀 볼수 있을까요??" 라며 물건팔 준비를 하는거 같았다.



잠시후 내 성적표를 보고는



"음... 최상위반은 힘들겠는데요?" 라고 말했다.



좆잡대한테 평가받는거 같아서 기분이 매우 나빴지만 그냥 다단계 아저씨가 정해준 반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난 1년동안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우리엄마도 그랬는지는 잘모르겠다.



-3월-


몇일후 재종반은 개강을 했고



학생증을 찍고 대학에 가서 학식을 먹는 친구들처럼



나도 재종출입카드를 찍고 재종반에가서 급식을 먹었다.



첫날 분위기는 정말 대단했다.



다들 레이저가 튀어나올거 같은 눈으로 앉아있었고



고3 때와는 정말 다르다는 착각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포스가 느껴졌다.



조금 기다리니 첫날 만났던 다단계 할거 같은 아저씨가 들어왔고



자기를 우리반 담임이라고 소개했다.



담당과목은 수학이었고 1년동안 잘해보자면서 첫날이니까 족보정리를 하자고했다.



시간이 오래되서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우리반엔 3수생이 5명, 사수생이 3명, 그이상이 2명



검고로리가 1명 나머지는 재수생으로 구성됐었던거 같다.



검고로리가 1명이었던건 확실하다.


(*검고로리: 중졸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않거나 자퇴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재종반에 들어온 학생. 보통 연령대는 17~19살에 분포함.)



1년동안 함께할 병신들이 결정되는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그날 저녁 자습시간에 우리반엔 여자가 몇명이나 되나 세어봤다.



이과반이라 검고로리까지 포함해서 반 정원의 1/10 이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다음날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필사적으로 집중 했다.



다들 스팀팩 맞은 마린같았다.



이대로만 가면 존홉의 정문 폭파도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3월은 그런시간이었다.



-4월-


아직까지도 분위기는 존홉의 정문을 폭파하는데 문제가 없을만큼 좋았다.



쉬는시간엔 모두 영어 단어를 외웠으며,



수업시간엔 자는 사람이 없었으니, 현역 시절의 병신같은 성적이 되살아날 까닭이 없어 보였다.



대화는 짝꿍이랑 아침인사를 주고 받는 정도만 하고 일절 하지 않았다.



우리반은 다단계 아저씨가 정한대로 한달에 한번 제비뽑기로 짝꿍을 바꿨는데



내심 여자랑 짝이 되길 바랐지만 재수없게도 나는 계속 남자 짝꿍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말을 섞을 이유가 없었고 공부에 집중할수 있었다.



재종반에 오길 정말 잘한거 같았다.



-5월-


이제 애들이랑 많이 친해졌다.



짝꿍도 바꿨는데 또 재수없게도 난 남자 짝꿍이 걸렸다. 괜히 다단계 담임이 더 보기 싫었다.



내 대각선 앞자리엔 은비라는 여자애가 앉았다.



모의고사 성적 우리반 1등.



하얀 피부에 이쁘장 하게 생겼는데 공부까지 잘한다.



사실 첫날부터 얘랑 짝이 되게 해달라고 밤마다 컴퓨터용 싸인팬한테 빌었다.



4월달에 또 남자랑 짝꿍되서 다음날부턴 OMR 카드한테도 같이 빌었다.



약간의 효력이 있었던걸까?



대각선에 앉게 됐다.



그런데 말이 없다.



하루종일 공부만한다.



대각선 뒤에 있는 나는 물론이고 짝꿍이랑도 아침 인사정도만 한다.



근데 그게 존나 부러웠다. 내앞에 앉은 저 개구리 닮은 은비 짝꿍새끼 OMR 카드에 낙서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뒤에는 검고로리가 앉았다.



어쩌다보니 친해지고싶은 은비대신 난 검고로리랑 친해졌다.



처음 검고로리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진한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써클렌즈를 끼고 있었는데



이건 보나마나 학교에서 문제아로 짤려서 온 애구나 싶었다.



태어나서 검정고시 출신은 처음봐서 더그랬던거 같다.



그런데 친해져 보니 의외로 괜찮은 애였다.



나중에 더 친해지고 알게된건데 써클렌즈가 아니라 실제 걔 눈이었더라;;;;



눈이 참 크고 예뻤던거 같다.



검고로리는 재종반 2년차였고 의대미만잡을 외쳐서 나랑 금방 친해졌다.



내 짝꿍이었던 삼수생 형 한명과 옆분단 이었던 오수생 형이랑도 친해졌다.



그들도 나와같이 의대미만잡을 외치는 형들이었는데 다들 좋은 형들이었다.



그렇게 나, 검고로리, 삼수생 형, 오수생형 이렇게 4명은



의대미만잡으로 하나가 되었다.



5월달이 끝나갈동안 은비랑은 아무런 대화도 하지 못했다.



밤마다 컴퓨터용 싸인팬한테 '6월엔 제발,,,,,' 이라고 빌며 5월이 지나갔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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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어느날, 어쩐일인지 아침에 스스로 눈이 떠졌다.



'급식먹었을적에는 이런일이 없었는데...'



뿌듯한 마음으로 침대에서 부들부들 거리는데 문자알림음이 울렸다.



-부재중 전화 5건 : 엄마, 엄마, 엄마, 검고로리, 3수형


-문자메세지 4건



너 좆됐다ㅋㅋ (5수형)



학원이니? (엄마)



오빠 왜 안와요? (검고로리)



야 재수 꿀잼?ㅋ 수업중일까봐 감히 문돌이가 이과황한테 문자남긴다 (고등학교 베프 문돌이)



급하게 택시를 타고 학원에 도착하니



영어단어 시험은 끝나있었고 담임이 아침조회를 하고있었다.



"요즘 핸드폰 개수가 눈에띄게 줄어든거 같네? 걸리는놈은 바로 한달 압수니까 간수 잘해라 ^오^ "



"아 그리고 늦게 들어오신분은 교무실로 따라오세요"



그날 하루종일 교무실에가서 점심엔 혼나고 저녁엔 단어시험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20살 처먹고 이런짓을 해야합니까?'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나는 재수생이었으므로 수능 1주전 개념강의를 구매하는 표정으로 최대한 애처롭게 앉아있었다.



저녁자습이 시작하기전 마지막 단어시험을 통과하고 교실에 들어왔다.



막 밥을 먹고 들어온 검고로리가



"오빠 단어 오랜만에 외웠겠네요?ㅋㅋ" 라며 인사를 했다.



아 맞다. 문도리가 전화해달라고 했는데 잊고있었네.



고등학교 3년 베프들중 유일하게 문과였던 문도리.



입구쪽에 앉은 검고로리한테 선생님 망좀 봐달라고 부탁하고 CCTV 사각지대로 가서 문도리한테 전화를 걸었다.



"어디감히 문도리가 전화를 하라고 하느냐?"



"아뢰옵기 문송하오나 문도리가 고생하시는 이과황님을 기쁘게 해드리고자 잔치를 준비했사옵니다 부디 사양하지 말아주시옵소서"



그렇게 다음날 나는 과외가 있다며 자습과 보충수업을 튀었고



'크고 아름다운 새 약국' 앞에서 문도리를 만났다.



문도리는 자기가 나한테 줄려고 티켓한장을 뺐다면서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그렇게 난 문도리 학교 축제에 놀러갔다.



축제는 대단했다.



지금생각하면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재수생 입장에서 본 문도리 학교의 축제는 어떤 환상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 장관을 수능 일주일전 개념서 사러가는 표정으로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날밤 나는 잠을 설쳤다.



침대위에서 몇시간째 부들부들 거리고 있었다.



문도리가 너무 부러웠다.



존홉의가 아니더라도 문도리 학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은비랑 짝꿍이 되게 해달라고 컴퓨터용 싸인팬한테 비는걸 잊어버리고 잠이들었다.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생각이 났다.



'문도리가 부럽다...'



"아니 시발 지금 내가 뭐라고한거야???"



"어디 부러워 할게 없어서 문도리를 부러워하다니..."



너무 기가막혀 정수기에서 꺼낸 탄산수를 얼굴에 끼얹었다.



아무래도 어제 너무 과음을 했던거 같다.



잠시나마 문도리를 부러워 했다는 생각에 몹시 부끄러웠다.



황급히 "의대미만잡" 을 외치고 재종반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6월-


이제 재종반엔 더이상 레이저를 뿜는 학생은 없다.



쉬는시간에 단어를 외우는 학생도 없으며, 아침에 핸드폰을 내는 학생도 없었으니



현역시절의 병신같은 성적이 되살아나도 이상할 까닭은 없어 보였다.



아침에 보는 단어시험은 아무것도 쓰지않아도 짝꿍은 마음의 눈으로 볼수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동그라미를 쳐주었고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는 짝꿍의 답안지에 나역시 당연하다는 듯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었다.



은비는 여전히 열심히 공부만 할뿐 말이 없었다.



하루는 괜히 넘쳐나는 샤프심이 떨어진척 하며 은비한테 말을 걸어보았다.



"어... 저기 미안한데 샤프심 있어?"



"응... 뭘로줄까?"



"어??? 응 0.5 아무거나 줘 "



웃으며 샤프심을 건내는 그녀한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웃으니 더 예뻤다.



그리고 며칠있다 자리바꾸는 날이 왔고



담임은 이번달엔 평가원모의고사가 있으니 자리는 그냥 이대로 가자고 했다.



이 날만을 기다리며 컴싸한테 그렇게 빌었는데.



그런데 이대로 앉는것도 썩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뒤 믿고 거르는 6평을 봤다.



거르고 싶었지만 다단계 아저씨가 이거 거르면 엄마한테 전화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봤다.



1교시 언어.

-좋은 경험이었다.


2교시 수학.

-어려웠다.


3교시 영어.

-개꿀


4교시 과탐.

-언제나 그랬듯 아는게 없었다.



재종반의 장점중 하나가 모의고사를 보면 상대적으로 잘본놈은 극소수고



대다수는 망하기때문에 망해도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5수생 반장형은 칠판에 답을 쓰고 있었고



검고로리는 자기답이랑 5수형이 쓴 답이 틀리기 시작하자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답안지를 가지러 교무실로 향했다.



나도 채점을 시작했다.



언어.

-예상대로 좋은 경험이었다.


수학.

-의외였다. 아직 기벡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였고 두문제 찍은게 모두 맞았다.

백점이었다.


영어.

-백점이었다.


과학탐구.

-좋은경험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수학 100점은 반에 나 혼자였다.



문제가 어려웠던건 아닌데 낚시문제 한개랑 내가 찍은 2문제를 주로 틀려서



5수생 형이 1개 틀렸고 검고로리가 2개 삼수생형도 2개 틀렸었던거 같다.



그리고 우리 담임선생님께서는 수학 담당이셨다.



덕분에 그날 종례시간 우리 담임선생님께서는 나를 심하게 띄워주셨고



나는 졸지에 수학을 잘한다는 탈을 쓰게 되었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공식적인 답안지가 제공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날 저녁시간에 인강실에가서 내가 찍은 문제 두개 해설강의를 혼자 보고나왔다 ^오^



잠시후 저녁 자습이 시작되었고 다들 오답노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와중에 검고로리는 나를 불렀다.



"오빠 이거 두개 어떻게 풀었어요?"



사실 나도 몰라서 교무실로 가라고 하려다가 눈이예뻐서 알려주기로 마음을 고쳐먹었고



"엣헴~ 엣헴~ 이건말이지... 사실 졸라쉬운거야 !@$!%##$@#$@# "



온갖 허세를 떨며 아까본 이해도 못한 해설강의를 떠올리며 알려주는 척 했다.



검고로리는 이새끼 진짜 푼거맞나? 하는 의심스런 표정으로 빼애애액~!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은비가 처음으로 나한테 말을 걸었다.



"저기... 나도 그거 두개 틀렸는데 너 다 맞았지?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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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아침에 간신히 지각을 면하고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노래를 불렀다.



오수형은 애들한테 2천원씩 뜯은 삥으로 산 캐이크를 썰고 있었고



다단계 아저씨는 흡좁스런 표정으로 다같이 캐잌을 먹자고 했다.



5월 15일. 스승의날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이상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우리는 모두 강사를 축하했다.



검고로리는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재종반은 참 따듯한 곳이었다.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6월 모의고사는 지나갔고



우리는 더 나은 성적대신 우정이란 단어로 포장된 알수없는 끈끈한 무언가를 얻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덧 7월이 되었다.



-7월-


요즘 날씨만큼이나 재종반의 분위기는 뜨거워져 있었다.



매주 일요일,



N수생배 천하제일 족구대회가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저번주에는 옆반 한놈이 같이 족구를 하다가 다리가 부러졌다.



여름인데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다니는 꼴이 너무 불쌍했다.



볼때마다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족구가 끝나고 삼수생 형들과 치는 당구 한 게임은 재수인생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거 같다.



7월 재종반의 모습은 3월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서로간의 탐색전을 끝낸 남자들은 모두 과묵함 이란 가면을 벗어 던지는 중이었고



이과반인 만큼 여자들 역시 더이상 가식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저기선 수시로 열애설과 스캔들이 터졌고



이과와 문과의 벽을 초월한 복도라 불리는 오작교에서 연애중인 오수생 형도 있었다.



쉬는시간에는 모두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고



주말마다 같이 족구를 하던 족구 패밀리들은 수갤에 역대급 N수생이 나타났다며 매일 그 N수생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틈속에는 은비 입에 홈런볼을 넣어주고 있는 나도 있었다.



6월 모의고사가 끝나던날.



은비는 나한테 자기가 틀린 두문제를 알려달라고 말을 걸었고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설명이었지만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이날 이후 은비와 많이 가까워 질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본 은비는 피부가 정말 하얀 편이었다.



BB크림으로 부린 마술로 아침엔 밀가루를 바른거 같이 새하얗게 학원에 오지만



점심이 지날 무렵에는 노랗게 변신하는 다른애들과는 확연히 구분이 될 정도였다.



164 정도 되보이는키에 마른 체형.



긴 생머리를 뒤로 묶었고



뾰로퉁한 표정으로 벡터문제를 칠판에 풀다가



난감하다는 듯 웃으면 햐얀 얼굴이 엷게 붉은색으로 물드는데



'만약 천사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정도였다.



마음 같아선 수능이라도 대신 처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물론 내성적이 좋았단 소리는 아니다.



"아... 또 잊어버렸네. 여기서 어떻게 했더라? "



"히히~ 매점가자 내가 알려줄게"



그렇게 낮에는 매일 은비랑 붙어다다니며 은비 입에 홈런볼을 넣어주었고



새벽엔 다음날 있을 수학문제를 전부 풀어보느라 핫식스를 퍼부었다.



뜨거웠던 7월.



나는 은비손을 잡고



오수형은 문순이 손을잡고



족구패밀리는 수갤 N수생을 본받으며



우리는 황홀경으로 감싸진 멘틀속 마그마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8월-


"오빠 맨날 그렇게 수학만하다가 수탐전사도 못하고 ㅁㅈㅎ 당한다니까요ㅋㅋ 내가 그랬다고!! "



검고로리가 은비의 홈런볼을 뺏어 먹으며 말했다.



어쩌다 보니 나랑 맨날 붙어다니던 검고로리랑 은비도 서로 친해졌다.



언니 언니 하면서 따라다니는 모습이 꽤 귀엽다.



8월의 어느날 다단계 아저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아침조회를 시작했다.



"이번주에 방학 있는거 아시죠? 어디가서 까불지 말고 집에처박혀서 공부들하세요 ^오^ "



재종반 1년차인 내 입장에선 재종에도 방학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2년차인 검고로리는 작년에는 에버랜드에 갔었는데 올해는 뭘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족구패밀리는 같이 족구나 하자며 수갤 N수생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때 다년간의 경험을 쌓으신 오수형이 대뜸



"야 다같이 바다 안갈래? 당일치기로 놀고 오자ㅋㅋ "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나, 은비, 검고로리, 오수형, 문순이누나, 삼수형 두명, 족구패밀리, 은비친구는



자습간다고 집에 구라를 치고 서울에서 제일 가까운 바다를 당일치기로 가게 되었다.



원래 시험기간에는 지뢰찾기를 해도 재밌다.



1년이 시험기간인 재수생들한테 바다는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었다.



파도를 보더니 우리는 지금 포물선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라는 오수형의 개드립을 시작으로



4차 함수의 개형과 연속의 정의까지 파도를 통해 마스터 하고나니 배가 고팠다.



우리는 횟집으로 갔고



검고로리를 제외하고 광어와 소주로 하나가 되었다.



검고로리는 오수형이 사준 사이다만 불쌍한 표정으로 홀짝이고 있었다.



다들 집에서 걸릴까봐 이슬은 한두잔씩만 마셨고 조금이지만 솔직해진 N년차 형들을 볼수 있었다.



현역 시절 생각했던 것만큼 N수는 멀리있는게 아니었다.



재수에서 한번더하면 삼수, 삼수에서 가슴의 소리를 들으면 사수, 재밌어서 한번 더하면 오수...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른 저녁을 먹은뒤 우리는 다시 집으로 출발했고



강남역에서 모두 헤어졌다.



뭔가 아쉬웠다.



지하철을 타러 가다 말고 은비한테 문자를 보냈다.



-[서점갈래~?]



좋아하는 사람과 걸으면 그 길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은비랑 걷던 그 길도 그랬다.



강남교보문고가 가까워지자 은비한테 여기는 책이 없을거같다며 광화문교보문고로 가자고 했다.



은비도 그럴거 같다며 엷게 미소를 띄웠고



우리는 광화문으로 향하는 파란색 버스를 탔다.



버스는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았다.



나는 창문을 열었고 들이치는 바람에 흩날리는 은비의 머리에선 은은한 레몬향이 났다.



흩날리는 레몬향에 취한채 버스는 광화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


"너네 학원 앞이다ㅋㅋ 다른 반 애들 나오는거 같은데 어디야?"



"우리반만 아직 안끝났다. 10분만 기다려봐"



"종례중인 이과황에게...... 문송하다!!!!!!!!!!!!!"



문도리에게 교실인 척 통화를 하며 은비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 주었다.



"은비야 내일봐~! "



"응~ 문자할게!"



문도리는 집에가는 문과 마녀들한테 홀렸는지 내가 학원이 아닌 지하철 입구에서 오는줄도 몰랐다.



N수 하는동안 밥을 제일 많이 사줬던 고마운 친구 문도리.



오랜만에 문도리를 만났다.



그날 술에 취한 문도리는 5분 간격으로 반수반은 지금도 받아주냐고 묻다 잠이 들었다.



-9월-


[ 내일 자습할거야? ]



[ 아니~~ 근데 9평은 며칠이나 남았어~?]



[ 어? 다음주네? ]



야간 자습 1교시,



은비랑 비내리는 벡터시험지 뒷면에 쪽지를 주고받다보니 쉬는시간 종이 울렸다.



우리는 이제 익숙하다는 듯 같이 매점으로 향했다.



"홈런볼 주세요!"



"학생이랑 학생은 홈런볼을 참 좋아하나봐~? 근데 오늘은 어쩌지... 홈런볼이 다 떨어졌어~"



"그럼 칸쵸 주세요~~ " 은비가 대답했다.



교실로 돌아와 은비입에 칸쵸를 넣어주며 주말에 한강공원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오수형은 쉬는 시간만 되면 복도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문과반에서 자주 목격되었다.



족구패밀리는 수갤 N수생이 드디어 미쳤다며 좋아하고 있었다.



8월의 어느 날 저녁.



은비와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갔다.



30분이 3분처럼 느껴지던 레몬 향으로 가득찬 버스 안에서 우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버스는 빠르게 달렸고 광화문에 도착했다.



"좀 걸을까...?"



은비한테 걷자고 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생각을 하며 천천히 걷다보니



세종대왕 동상 앞에 도착해 있었다.



은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8월의 어느 날 밤 은비는 재종마녀에서 여자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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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이거 외적으로 빨리 나와서 풀어봐. 못 풀면 죽는다 ^오^ "



맨 뒷자리에 앉아 은비랑 의자사이로 손을 잡고 왼손으로 필기하는 척을 하며


이번 주말에 어디로 놀러갈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담임은 수업을 하다말고 문제를 풀어보라고 시켰다.



오수형은 웃겨죽겠다는 표정으로 입모양으로 화이팅을 외쳤고



삼수형은 다음 타자가 자기라는 걸 직감했는지 잠이 덜 깬 표정으로 페이지도 틀린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외적은 로피탈정리와 더불어 정규교육과정이 아닙니다 선생님. 정규교육과정에 기초하여 내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존홉의 미만잡이라는 놈이 상태가 왜 이러냐. 야 삼수 니가 풀어봐라 ^오^ "



"선생님 저는 올해 교과서로만 공부해서 외적이란 단어를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이어서 족구패밀리, 검고로리를 포함한 다수의 학생들이 불려나갔고 하나같이 내적 풀이만 쓰며 핑계를 대고 있었다.



그때 초조한 표정으로 오수형이 손을 들며 말했다.



"선생님.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오수형은 외적을 사용한 멋들어진 풀이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칠판을 메웠고



담임은 놀랍다는 눈으로 닉값 한다며 오수형한테 박수를 치고 교실을 나갔다.



"아씨... 쉬는 시간 5분이나 까먹었어."



오수형은 짜증을 내며 문순이 누나한테 문자를 보내면서 복도로 사라졌다.



-10월-


두자리로 바뀐 D-day 는 세자리였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어느새 9월 모의고사는 끝이나 있었고 성적은 처참했지만 모의고사 당일을 제외하고는 평온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수형은 전년도 성적과 차이가 없는 자신의 성적을 보며 이럴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며 복도로 갔고



삼수형은 충격이 컸는지 당구를접고 pc방으로 갈아탔다.



나와 은비는 왜 홈런볼만 물량이 없냐고 항의를 마친뒤 베스킨라빈스로 향했다.



그리고 멀리서 빨리 수갤을 열어보라고 재촉하는 족구패밀리의 목소리도 들렸다.



"유리야 잘 봤어?" 은비가 검고로리한테 물었다.



"아니......"



언젠가 부터 유리는 말이 없어졌다.



가끔 유리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조용히 앉아서 머리를 꼬며



'주인님... 주인님... 기회를 주세요... 일년만 더...'



와 같은 알수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곤 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같은 생각도 가끔 들긴 했지만 별로 알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는 은비랑 검고로리, 오수형, 문순이누나, 삼수형, 족구패밀리와 다 같이 학원 옥상으로 올라간 적이 있다.



한숨을 깊이 쉬며 담배를 태우던 오수형이 말했다.



"우리...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재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모두의 진지한 표정들을 봤던거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라는 주제로 1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나눴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모두 의대에서 만나자며 해맑게 웃으며 헤어졌다.



집으로 오는길에 생각해보니 '다음수능에' 라는 단어를 빼먹은 것 같았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조용히 11월의 어둠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따금씩 구글에 마그마를 검색해 보던 10월.



N수생에게 있어 10월은 가장 잔인한 달 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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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수능이 가까워져 오던 어느 날, 뉴스에서는 수험생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아니 왜 자살까지 하지?"



이해가안간다는 표정으로 문도리가 말했다.



"그러게... 안됐네..."



수능을 앞두고 있던 고3 11월.



그때는 정말 몰랐다.



몇 년이 흐른 지금.



비슷한 기사를 11월에 마주하면 가슴 한구석이 아려옴과 동시에 지난날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곤 한다.



-11월-


"여러분 1년 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요 ^오^ "



찬바람이 불기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종강일이다.



담임은 우리반 각자의 이름이 초콜릿으로 적힌 미니 캐잌과 페로로로쉐를 어제 밤새도록 손수 포장 했다는걸 강조하며



한 명 한 명 악수와 함께 나눠주었다.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종강일.



곧 수능을 본다는 불안감도 컸지만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이곳에 올수 없다는 아쉬움 역시 컸던 것 같다.



묘한 감정에 휩싸인 채 이 교실의 문을 처음 열었던 날부터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오늘 헤어지면 또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 있을까...?'



"수능 끝나고 쫑파티는 내가 비싼 곳에서 사줄테니까 꼭 오세요! 아 깜빡할 뻔 했네. 장소는 각자 핸드폰으로 문자찍어줄게요! 정말 잘봐야 된다 우리반!!!"



담임은 오수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른반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다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불안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반과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다른반은 서로 번호를 교환하고 있었다.



우리반은...



7월 이후론 더 이상 교환할 번호가 없었다.



"야 다 수능 끝나고 전화해라. 형이 좋은데서 술 한잔 사줄게ㅋㅋㅋ 못 봤다고 빼지 말고. 항상 기억해라 나도 산다ㅋㅋ "



재수생활 유쾌하게 만들어줬던 오수형.



내가 묘사를 이상하게 해서 그렇지 정말 괜찮은 형이다.



"너네 다 수능 잘 봐라~"



어느 틈에 우리반에 와있는 문순이 누나.



"아 기분 진짜 너무 이상하다. 수갤 N수생이 마지막 날 울었다고 해서 안 믿었는데 ..."



아쉬워하는 족구패밀리.



"오빠 우리 내년에 또 볼 것 같지 않아요?ㅋㅋ "



오랜만에 예쁜 눈으로 장난스럽게 웃는 검고... 아니 유리.



그렇게 모두 길고 긴 작별인사를 나눴고 마지막으로 교실엔 나와 은비만 남았다.



"1년 동안 수고했어..."



은비가 꽉 안아 주었다.



아쉬움을 뒤로하며 마지막으로 텅 빈 교실의 문을 은비와 같이 닫았다.



수험표를 받아온 수능전날의 저녁은 몹시도 길었고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수능대박 메세지들은 그 밤을 더 고요하게 만들었다.



책상위엔 부담이란 이름의 초콜릿만 한가득 놓여있었다.



-수능당일-


"응 너도 잘 봐~" 은비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하고 차에 있는 엄마한테 핸드폰을 맡겼다.



"누구니?"



"어... 문도리!"



"어머 문도리는 좋은 학교 다니는데 수능을 왜 또 보니?"


"어... 수험표 갖고싶나봐"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는 엄마와 '아들 파이팅!'을 외치는 아빠한테 인사를 하고 고사실로 향했다.



고3 때와는 다르게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익숙해서가 아니었다.



나는 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긴장과 떨림도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한 사람만이 갖을 수 있는 특권이다.



그래서 나는 떨리지 않았다.



-2월-


수능이 끝나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는 고사실 책상에 앉음과 동시에 삼수를 직감했고



불행하게도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수능성적표가 나오던 날 어떡할거냐는 아빠의 물음에 나는 짧게 대답했다.



"+1"



다행스럽게도 우리 집은 3수까지는 관대했다.



아빠는 그래도 1년 동안 수고했다며 용돈을 넉넉히 주셨고



나는 그 돈으로 이것저것 사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원 없이 놀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아주 못마땅한 얼굴로 쳐다보는 엄마도 있었다.



1월에는 외가와 친가에서 각각 두번의 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어머... 세상에... 3수를 한다네요'



'뭐? 삼수? 말로만 들었지 세상에나...'



'에그머니나!'



집에 돌아온 엄마는 존홉의 드립을 한번만 더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아빠만 3수에 관대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 수군거리던 친척들의 자녀들은 모두 N수생으로 진화에 성공했다.



청문회를 마친 다음날은 오수형을 만났다.



오수형은 아버지가 제발 부탁이니 눈앞에서 사라져만 달라고 카드를 줬다고 했다.



이제 정말 집에서 나가야 할 특이점이 온 것 같다며 나름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중에 담임을 통해 들은 건데 오수형은 현역 때 문도리와 같은 대학 공대에 합격 후 두달째 다니던중 의대뽕에 취한나머지 자퇴를 했다고 한다.



그때 한 자퇴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고 말한 오수형은 다음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할 생각이라고 했고



재종반과 기숙학원은 더 이상 가지 않을 거라는 말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얼마뒤 유리한테 전화가 왔다.



"오빠 저 다음주에 xx기숙학원으로 가요ㅋㅋ 가기 전에 밥 한번 먹어요"



유리네 아버지는 의사였다.



그 영향 탓이었을까?



유리도 끝까지 의대미만잡을 외쳤고



같이 밥을 먹던 날, 오빠도 다음은 기숙이 어떻겠냐고 묻다 집으로 돌아갔다.



재종과 기숙을 거치면서 알게 된건데 검고로리는 생각보다 희귀종이었다.



유리를 끝으로 어디서도 다시 만날수 없었다.



족구패밀리는 12월에 같이 술을 마셨었는데



핸드폰을 해지할거라면서 수갤에 새로판 고정닉을 알려주고 떠났다.



은비랑은 수능이 끝난 다음날부터 거의 매일 만났다.



은비 역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의대를 쓰기엔 점수가 조금 모자랐다.



은비는 그냥 공대에 갈까하다가 나중에 3수를 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삼수를 시작하기 며칠 전 코엑스 앞에서 은비를 만났다.


3수행 열차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는 날이었는데 눈이 많이 내렸다.



그날은 특별히 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회색 목도리를 두른 은비랑 이야기를 하며 눈내리는 길을 참 오래 걸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3수엔 반드시 합격할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 때문이었을까...?



나랑 은비는 '내년 x월 x일 ---에서 보자.' 라는 문자를 서로에게 보내고 같이 대리점으로가 핸드폰을 해지했다.



그날 저녁식사를 끝으로 우린 헤어졌다.



헤어졌다.



내년에는 반드시 가겠다는 다짐이었던 것 같기도하고



그땐 그게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로부터 은비를 다시 보게 된 건



생각했던 것 보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체조를 하고 있었다.



주위는 온통 똑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멍청한 얼굴로 체조를 따라하고 있었고



그 틈속엔 진한 갈색 머리에 눈이 예쁜 재수생도 섞여 있엇다.



"오빠 굿모닝~" 유리가 인사했다.



그 대가는 무척이나 혹독했지만



재.수.종.합.반.에.서.보.낸.일.년 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3수생이 되었고



불행하게도 나의 피날레는 독재로 끝을 맺었다.



재종마녀썰 1편 - 재수종합반에서 보낸 일년 -5 (Ver.재수종합반) 完.



-Epilogue-


재미로 쓰기 시작했던 게 어쩌다보니 5편까지 늘어났다.



마지막 편을 완성하고 1편부터 차례대로 읽어보았는데



그때그때 상황과 분위기를 최대한 글로 묘사하고 싶은 마음에



형용사를 너무 남발하여 오글거리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꽤 많이 보인다.



내가 보기에도 지나치다 싶은 부분들은 수정을 하고 싶지만 이제 수정을 할 수 없게 막혀서 그냥 두려고 한다.



쓰는 내내 재종반에 다닌 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나도 즐거웠고



많이 부족한 글을 읽어준 모든 N수생 and N수졸업생들에게도 고맙다.



끝으로 공부안한 N수생들은 오늘과 내일이 심적으로 가장 괴로울 텐데



너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겪어 봤지만 시간이 해결해 준다.



수능 D-1



모든 수험생들에게 수능대박을 기원한다. ^오^



2편 - 독재, 그 아름다움 (Ver.독학재수) 편은 당분간 바빠질 것 같아서



내년 이맘때쯤 +1수를 예감중인 N수생들을 위해 연재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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