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는 '왜' 예찬적 어조일까?
2023학년도 학습방법안내서 해설
[ https://youtu.be/1PeL3sMqRvo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32~34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33번의 ⑤번)
'예찬적 어조'에 대한 판단이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은 화자의 인식을 뉘앙스 내지는 느낌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현대 문학에 비해 고전 문학은 철저히 '세계관'에 입각한 사고를 바탕으로 감상해야만 합니다. 개정된 교과서를 살펴보면 고전은 '선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에 학습 목표를 두고 있고, 그에 따라 설계된 학습 활동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고전에서 보이는 (특별한, 지금과는 다른)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전을 어려워하는 것은 (일단 고전을 잘 안해서도 있지만) 고전 필수 어휘를 몰라서라든가(그런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출에 나온게 그냥 전부입니다) 해석을 하지 못해서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이러한 세계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장애가 발생하여 제대로 감상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학습방법안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5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은 주지의 사실이듯 '상호텍스트성'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이는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문학적 표현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고전 문학에서 보이는 그 시대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이해하고 이를 상호 비교/대조하는 연습을 끊임없이 할 수 있어야 함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2015 개정교육과정은 '중세 → 근대로의 이행'에 따른 사람들의 인식 변화 속에서 고전에서 보이는 억압되고 정제된 인식(세계관)과 표현, 나아가 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개성적인 인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비교하며 지문, 문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 고전에서 자연 친화와 연군지정에 대한 내면(→세계관)이 드러나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과거 동양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하늘'이라는 존재가 결정한다고 믿는 내면(→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나'라는 인간은 하늘(천상계)로부터 온 것이고, 현실(지상계)에서의 삶이 다하면 하늘로 '돌아간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죽으면 돌아가셨다고 표현하죠. 이는 자연도 마찬가지라고 보았습니다. 자연은 풀, 벌레에 국한된 것이 아닌, '원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들을 일컫고, 그 역시도 하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죠. 그렇기에 과거 동양인들은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하늘의 이치가 동일하게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고전 속 자아는 자연에 대한 친밀감의 형성과 함께 조화에 대한 인식을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때때로 의인화를 통해 예찬을 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이런 인식이 존재하기에 하늘과 자연, 인간은 모두 '기(氣)로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 살았다, 기 죽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심장이 뛰고 폐가 움직이는 것을 신기(神氣)로 설명하고(최한기), 이 세상에 빈 곳은 공기(空氣)로 가득 차 있다는 등의 인식이 그것입니다.
이제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이 하나의 원리 아래 연결될 것이라 봅니다. 인간은 내재된 하늘의 이치를 잘 발현하여 하늘과 합일이 되는 존재가 최고라고 생각했기에 조선의 국교가 유학(내재된 천도를 실현하는 것이 곧 성인이다)이 되고, 물론 중국의 영향도 있습니다, 하늘의 아들(天子)이 계신 중국에 대한 사대적 인식, 천상계와 지상계를 구분하는 이분법적 세계관 등이 모두 위에서 말씀드린 이유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임금에 대해 충성을 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신분제가 만들어진 것은 훨씬 전이지만, 통치를 정당화 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하늘의 명(天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임금이었기 때문에, 입신양명하여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은 위에서 말씀드린 당시 세계관에 비추어 볼 때 너무나 당연했던 것이죠.
그럼 출제된 문제를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32~34번)
화자는 면화와 벼를 만든 것이 하느님이라고 이해하고, 그들을 만든 이유가 화자 자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면화와 벼 따위를 만드는 것을 두고 왜 하늘을 예찬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고전의 세계관에 입각해서 본다면 '하늘'이 나를 위해 면화와 벼를 만들고, 풍요로운 결실을 맺게 해주어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었구나, 그렇게 살도록 결정해주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B]는 초월적 존재인 하느님에 대한 예찬적 인식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조와 태도는 뉘앙스가 아니라 화자가 가진 인식, 다시 말해 내면세계(→세계관)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긍정이니까 예찬이다! 라는 식의 판단은 위험합니다.
우리가 가사 작품 등을 보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자연 풍광, 대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등을 보고 조물주(하느님)의 솜씨가 헌사토 헌사할샤(야단스럽다)라고 한다든지, 자연에 묻혀 살면서 느끼는 만족감을 두고 임금의 은혜 덕분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예찬이고, 이를 예찬으로 단정할 수 있는 사고는 바로 위에서 설명한 세계관 때문입니다.
생각하며 글 읽기, 감상하기(17~19강)
기출의 테마DNA 1.0 (6강~9강)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이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사고이기에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께서 가르치고 있으실겁니다.
수험생 여러분
지금 평가원 문학은 과거처럼 내가 아는 작품, 강사가 적중한 작품 등이 출제되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거나 몇 분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영역이 아닙니다. 지문에 제시된 구절들을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피지컬이 준비되어야, 현장에 갔을 때 심상을 떠올리고 내면에 공감하면서 '감상'을 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합니다.
[ https://youtu.be/F2Ptsq-MUZ8 ]
'자아의 인식을 구체화한 문장이 선택지로 출제된다'
애매하다는 이유로, 주관적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못한다는 이유로 문학의 출제를 비판하며 내 부족한 실력을 감추지 마시고 끊임없이 훈련하고 또 훈련하세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문학은 상상력이라는 그래픽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심상을 떠올리고 내면에 공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17 문제가 모두 풀립니다. 15~16 문제는 느낌과 감으로 풀릴지 모르겠지만, 내 점수를 결정하는 1~2 문제는 반드시 구체적인 감상을 할 수 있을 때 풀립니다.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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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오면 실행을 다 못함
심멘
심멘 개같이 1승 ㅋㅋㅋㅋ
또 하나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 중 하나.
문학 문제를 풀 땐 내면이고 나발이고 가장 정확한 것 하나만 찍자는 주의식으로 덤비면서 왜 영화나 소설을 읽을 땐 다들 '감정'을 얘기하는 것인지?
영화나 소설이 그렇듯 수능 문학 문제도 가만 보면 '감정'을 묻고 있는데, (이를 테면 이 예찬적 어조라는 것도 결국은 이 작품에 내재된 세계관을 알고 있으면 확신을 가지고 풀 수 있습니다.) 요새 사람들은 '합리성'에 너무 도취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합니다.
소설에서 눈물을 흘리시듯, 영화를 볼 때 감정이 앞서가시듯 소설 지문도, 시 지문도 내면 즉 감정에 더 주의해서 읽어보세요. 교수님들의 의도가 더 잘 보일 겁니다.
수능에서 만약 시, 소설을 제대로 감상안하고 '정답 공장기'처럼 답만 고르는 훈련만 하면 대학가서 인문학 수업 못 듣습니다. 아마 재미도 감동도 없을 걸요.. (실제로 대학생으로서 느끼고 있는 작은 문제의식이기도 하구요.)
근데 이거 누가봐도 예찬아님? 날 위하여가 예찬이 아니면 반어란 소린데 그럴리가 없을테니;
심멘!
심멘심멘!!!
이거 왜 메인안감 ㅜㅠㅠㅜ
이렇게 빠르게 피드백도 남겨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학생 때 국어에서 한두 문제씩은 꼭 틀렸던 이유가
아마도 저런 선지를 애매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 때문인가 봐요
그때 선생님처럼 누가 옆에서 저한테
선지가 애매한 게 아니라 니 실력이 애매한거다 엌ㅋㅋㅋ 라고 말해주었으면
발전이 있었을 것인데...!
심멘 사랑해요
심찬우의 현강은 콘서트장입니다 심-멘
심멘 사랑해요!!!
문학은 심찬우지
진정하십쇼
심멘
심멘..
그래도 kmc
심멘
이게 진짜 제대로된 공부법이지.... 심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