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이란 무엇인가 3편 - 자유로운 직업세계
요새 정치권이 '자유'라는 주제로 참 언급이 많이 됩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자유'의 진정한 의미와 목표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은거 같습니다.
한국 헌법의 1조에서는 한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그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자유'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들어가진 않았으나, 이 말의 근저에는 '자유', 특히 '자유 민주주의'라는 의미가 내포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 5천만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는데요, 이 5천만 국민이 천편일률적인 생각과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 다양한 국민들은 각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배우면서 각자 개성적인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또 다양한 직종에 종사합니다.
직업의 종류도 깊이 파보면 정말 골때리는게, 한번도 듣도보도 못한 직업도 엄연하게 공식적으로 존재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등어 간잽이'(용어가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 간잽이가 비하의 의미로 쓰이기도 해서 좀 그렇네요)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고등어게 소금간을 치기만 하는, 진짜 소금치기만 하는 직업이 있죠.
저 또한 학창시절까지는 배운 것이 적었기에 직업 세계에 대한 인지가 좁았는데, 대학에 오고 나니까 이런 직업 세계가 확장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저도 처음 들어본 '필적학' 입니다. 사진은 한국 유일의 필적학자이자 전직 검사인 구본진 씨.
https://www.youtube.com/watch?v=_54CMU2QkJc&ab_channel=EBSCulture%28EBS%EA%B5%90%EC%96%91%29
이 '필적학'이라는 것은 정말 말 그대로 사람의 필적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이 분은 검사 시절 강력계에서 근무하면서 살인, 폭행 등의 다양한 범죄자를 만났는데 보통 진술서를 자필로 작성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사람들의 필적을 많이 보다보니까, 뭔가 공통된 특징이 있었고 그걸 계기로 필적학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과정이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은 아직도 이 세상에 대해서 모르는게 천지 투성이입니다. 아직 우리는 실제 정신건강학과에서 쓰이는 우울증 치료제가 정확히 무슨 작용을 거쳐서 증상을 개선시켜주는지 모르는 약물도 있으며, 인간의 뇌는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우주가 탄생한 것이 빅뱅을 통해서 일어난 것은 아는데 과연 그럼 빅뱅 이전에는 우주라는 것이 존재했는지, 공간과 시간이라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무지합니다. 또한 외계인이 있을거 같긴 한데 아직도 존재의 유무를 모르죠.
이렇게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지고 관찰을 통해 추측을 하고 증거를 모아서 이론을 정립하거나 사실을 규명하는 것을 대충 우리는 '과학'이라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필적학자분도, 우연히 다양한 사람의 필적을 관찰하다가 공통점을 발견하고 이를 정리한 것이 과학적 행동이었으며 과학자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죠. 무조건 하얀색 연구복에다가 실험실에서 스포이드를 만지고 있어야 과학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아주 재미있게 보는 '1분과학'이라는 채널도 1분도 못 지키면서 동시에 과학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서 철학, 종교에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학도 과학이고 관찰을 통한 증명도 과학이고 철학적 탐구를 통한 깨달음도 과학이라고 생각하고 이 채널도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더군요.
https://www.youtube.com/c/1minscience
흥미롭게도 위에서 언급한 '필적학'이라는 것은 한국에서 특별히 학문으로 존재하지 않다고 합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17세기부터 필적학이 시작되었다고 했으며, 셰익스피어나 유명한 대문호들은 각자의 개성이 필적에 드러나며 동시에 필적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파악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국과수에서 필적 확인, 그러니까 필적이 다른 사람이 위조해서 쓴 것인지 아닌지를 검사하는 일도 하지만 하나의 고유한 필적 자체에 대해서는 깊은 연구를 하지 않습니다. 당장 서양부터 일본, 중국에서는 필적학이 존재하며 관련된 도서도 많은데, 한국에서는 이런 필적학을 활발히 연구한 사람이 딱! 위의 한 분 이라고 하더군요.
앞서 제가 '직업'에 대해 말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필적학자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신기해서 영상도 보았는데요, 이렇게 국가마다 직업의 다양한 정도도 다릅니다. 당장 북한을 비교해보자면, 북한은 한국보다 인구도 적으면서 동시에 자유가 허용되지 못한 국가이죠. 때문에 남한보다 직업이라던지 사고 방식이 획일적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통일이 되거든 분명 구체적으로 조사해보면, 직업의 종류부터 남한과 북한에 큰 차이가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또한 궁극적으로 국가가 발전하고 창의성과 상상력이 증대되려면 이러한 독특한 직업,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학문들이 많이 있어야 합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서 이렇게 직업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종사하는 사람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본진 필적학자께서 연구하신 내용을 보면, 대체적으로 재벌이라던지 유명한 정치인 등의 필적에서 각자 특이한 점들이 보이며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필적 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직업 등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남녀라던지 인종 같은 것은 직접 봐야 알 수 있지만, 필적에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징이 드러난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실제로 서예, 필체 연습을 통해서 내면을 갈고 닦는다고 했었죠. 확실히 저도 공감하는게, 전 자유분방하고 항상 빠르게 적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보니까 필체가 정갈하지 못하고 빠르게 적으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굉장히 악필입니다.
정신적 질환을 겪는 연쇄 살인마의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불안함이 필체에 드러나고 필압, 그러니까 펜을 강하게 눌러서 쓴다고 합니다. 또 글자들이 서로 다른 글자들을 침범하기도 한다는군요.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필적도 비교했는데, 독립운동가들은 굉장히 필체가 정갈하고 행간 간격이 넉넉하며 다른 글자를 침범하지 않고 곧은, 보수적인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반면 친일파의 경우 남의 피해를 신경쓰지 않고 글자끼리 서로 침범하면서 글자 크기가 크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완용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유명한 필체로 이름을 날렸는데 일맥상통하긴 합니다. 저도 글자를 매우 빠르게 적는 편인데 친일파들도 빠르게 적었다고 하네요.
대체로 살인 혐의의 범죄자들 중에서 우발적인 경우에는 필체가 좀 들쑥날쑥하고 컨디션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공통점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치인의 경우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자기 pr이라던지 과시욕이 강하기 때문에 둘이 비슷하게 첫 글자가 큰 경향을 띤다고 합니다.
다만 절대로 이를 일반화해서 범죄자들이 필압을 강하게 쓰니까, 거꾸로 필압을 강하게 쓰는 사람들이 잠재적 범죄자라고 취급하면 안됩니다. 중학교 수학에서 우리는 필요 충분 조건을 배웠었죠. 운동 선수도 근육이 발달했고, 또 단순히 힘이 쎈 것이 아니라 작고 미묘한 근육이 발달했기에 필압도 강하면서 빠르게 잘 쓴다고 합니다.
실제로 과거 내면을 수양하고 다듬고, 자기 성찰을 하면서 서예를 했었다고 들은바 있는데 이 분이 설명하시는 것을 보면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E8JLuYxz0Y&ab_channel=EBSCulture%28EBS%EA%B5%90%EC%96%91%29
마치 얼굴이나 태어난 날짜만 보고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것처럼 필적학도 비과학적인 부분이 많지 않느냐? 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결국 이 필적학의 핵심은 사람 내면이 필체라는 수단을 통해서 드러나고, 거꾸로 그 필체를 교정하고 연습하면 내면 또한 정리가 되고 변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필적학자분처럼 어떤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 공통점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하면 그것이 바로 과학적인 사고입니다. 확실히 검사로 일하셨을 테니까 머리도 좋으시고, 사고력 부문에서 이미 검증된 사람이기도 하겠지요.
실제로 좀 사회생활 내공이 쌓인 분들은 대면하는 사람의 태도가 옷가짐, 표정만 보고 대략 성격을 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것 또한 오랜 경험과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나름의 일관된 법칙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매우 신기해 보이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그닥 그렇게 신기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네요.
이처럼 '필적학'과 마찬가지로 '학문'으로 존중을 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학적인 사고 방식과 원리가 필요하며, 이를 구체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정리하여아 합니다. 필적학자라는 직업도 매우 흥미로웠지만, 그런 학문을 정립하신 과정을 들어보니 크게 공감되더군요.
알고리즘 학습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https://orbi.kr/00054952399 - 2편 유형별 학습
https://orbi.kr/00055044113 - 3편 시간차 훈련
https://orbi.kr/00055113906 - 4편 요약과 마무리
학습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https://orbi.kr/00027690051 - 번외편 문과와 이과
https://orbi.kr/00030479765 - 7편
https://orbi.kr/00033799441 - 8편 + <수국비> 광고
https://orbi.kr/00038536482 - 9편 + <수국비> 광고
https://orbi.kr/00038794208 - 10편
https://orbi.kr/00038933518 - 11편 마지막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56551816 - 1편 바둑과 수싸움
https://orbi.kr/00056735841 - 2편 예절
- 3편 자유로운 직업세계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얼버기 0
-
작년에 스나 해보니까 ㄹㅇ 피말려서 수명깎임
-
교사 월급이 어케되남 먹고 자기에는 부족한가
-
근데 내년에도 사탐이 어려울지 아닐지는 모르는거 아님? 1
메디컬가려고 사탐하는 사람들은 그럼 확실하지 않은거에서 일단 고 이러면서...
-
으헤헤
-
여캐 일러투척 4
ㅎㅎ
-
일식이요
-
0에 수렴할까요.. 하나 고치려는 순간 종쳐서…………………. 40점 됐는데…………..
-
1년더 해야되는데 화학 1 탈출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너무 고민입니다 47받는순간...
-
국수영생윤정법 87 81 2 97 89 홍대 인자전이랑 동국대 열린전공이 군이...
-
질문하는 듯 하다가 본인 or 자식 자랑만 늘어놓는 화법 정말 별로임 울학교 경비...
-
23수능 미적 6
이때 풀면서 걍 ㅈㄴ 쫄렸음 14번 얼탱이 없는애가 갑자기 튀어나왔는데 ㄷ이 진짜...
-
나이차vs외모 3
10살연상 존예vs 나이차얼마나지 않는 평범녀
-
지금 강기분 토오전반 대기번호 520번대에서 3주만에 251번으로 줄었는데 개강전에...
-
세개 다 현장 응시 23>>24=25 23수능을 넘는 수학시험은 앞으로 안나올거같음...
-
더 친절한가요 아무래도
-
생각해보셈.
-
25수능 수학 틀린 번호는 15 20 21 22 (미적) 27 28 29 30...
-
보면 사람들 물타기도 심하고 정답을 정해놓고 사고하는 것 같음
-
어문에서 경영으로 복전하는 것만큼 경쟁률이 많이 치열해요???
-
올해 수능 44166입니다 화작 미적 생명 지구이고요 중학교 때 전교 1등으로...
-
GOAT
-
이시절 수학 진짜 좆같았는데 이때(23) 비해서 요새 솔직히 많이 쉬워졌다고 생각함
-
벌륨매직마렵 2
ㅗㅇ유ㅠㅇ우우웅
-
ㅈㄱㄴ
-
질문 받음 6
고졸 일용직 걸그룹 마스터 야구 중독자 (32년 무관 팀 팬)
-
화1 3 1
화1 42점 3될까요??
-
국어 85 수학 88 국어는 수능 기조 바뀐 후로 극복이 안 되네. 수능 기조...
-
넌 수능 봐라
-
뭐하지…
-
성적...? 헤으응
-
아는 지인이 오늘 서울대 수학과 면접 봤는데 면접 방식이 수학문제 풀기라는 거...
-
얘드라 하이하잉 4
-
재수 한국교원대 삼수 약대임 ㅋㅋ 지금봐도 ㅈㄴ 올리긴했노
-
차라리 생1지1을 하는게 낳아요 문과분들도 과탐런하세요~
-
의약품합성학 2
이새끼 개같으면 개추 ㅋㅋ
-
목표는 중경외시였지만 이번수능은 경북대가 최대인거같네요. 대학 가더라도 한번 더...
-
ㅊㅊ
-
고데기했다 11
흐흐
-
지방메디컬은 사탐 허용 학교가 희귀함. 몇개 있다는데 일일히 찾긴 너무 많아서...
-
걍 투과목 표점 1
떡상하게 해주세요
-
그.. 대학을 안 물어보시고 전공만 물어보셔서 대답해드렸더니 오해를 산 것 같네..
-
파이널집 들으면서 늘 그 생각함
-
ㅠㅠ 우리엄마 6평9평보고 기대 많이 하시던데 하..
-
재수하는데 빨리 사서 풀고싶음
-
진짜 개망할뻔 했네 스토브리그 보는거에 몇시간이 지나가는거야 ㅋㅋㅋ
-
일단 저는 수능이 미응시처리 되었습니다 가천대 논술은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
3학년임
-
이렇게 추운 날에는 14
뜨끈한
-
반대로 전공과 무관한 일로도 먹고 살기가 가능한게 요즘인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