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종T] 커피와 함께 스며드는 시 한 편 감상하기 ^-^
그때 삼천리 강토는 송두리째 감옥이었고, 일제의 몇몇 앞잡이를 제외한
모든 겨레는 그대로 이 감옥에서 신음하는 복역수였다.
‘밤이 이대로 억만년이야 가겠느냐?’고 자위도 해보았지만 우리를 휘감고 있는
어둔 밤은 좀체 여명을 약속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에 성급한 친구들은
조국을 버리고 멀리 떠나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그 소중한 마음까지 팔아버리기도
하는 비극이 계속됐다. 진리를 위해서 죽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진리를 위해서 산다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한때 독립운동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분들이 학병과 지원병의 권유 유세에 앞장 서서 눈물로 호소하던 슬픈 풍경을
목격했을 때 가슴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소리 없는 통곡을 하던 일이 엊그제같이
선하게 떠오른다.
그들이 한때 생명처럼 여기던 지조를 헌신짝처럼 팔아넘기면서도 그들 나름의
변명은 없지 않았을 것이다. 일제의 총칼에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차라리 좋으나,
그것이 민족을 위하는 길이라는 궤변에는 침을 뱉어주기에도 내 침이 아까웠다.
천지를 바라봐도 몸담을 곳이 없고, 꽃 한 송이 새 한 마리 나를 달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제도 흐르던 검은 밤이 오늘도 밀리고 흐를 뿐이었으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은 어느 밤 하늘 별에다 두어야 할 것이었던가? 이렇게 살아온 인생은 오늘이라서
마음 둘 별이 있다는것도 아니다.
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유대종입니다!
오늘은 신석정 선생님의 글을 읽고 시작을 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신석정 시인을 도피적인 시인, 목가적인 시인으로 많이들 해석합니다.
하지만 현재 신석정 시인에 대해서 재조명되고 있는 부분은
단 한번도 친일과 관련된 글을 쓰시지 않았다는 점, 너무나도 당대 현실을 아픈 가슴으로 직시하신 분이라는 점 등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신석정은 자연에서 현실을 살아간 시인" 이라고.
자, 그럼 신석정의 를 들여다 볼까요?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山森)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
1. 제목과 1연
(1) 제목 : 들길에 서서
들길이라는 장소의 의미, 서서의 행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2) 1연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 푸른 산과 흰 구름이 색채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색채 대비는 대상을 선명하게 하는 강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푸른 산 위에 흰 구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닌다(포용한다.)'로 쓰이고 있어요.
신석정 시인의 산은 만물을 포용하는 의미를 주로 지니고 있습니다.
닭이 알을 품듯이, 화자 역시
그렇게 푸른 하늘을 나의 꿈과 이상으로 품으며 살아가겠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 보자면 '산'과 '나'은 지상에, '구름'과 '하늘'은 천상의 존재입니다.
▶
2. 2연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천상의 존재인 하늘과, 지상의 존재인 지구에서
산은, 지구에 발을 디디며 하늘을 바라보는 수직적 의미의 존재입니다.
즉, 산에 있는 산림은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 (하늘 = 구름 = 별)
(↑ 산 = ↑ 화자 = ↑ 화자)
-------------> (지구 = 지구 = 들길)
화자 역시 하늘을 향하여 두 팔을 하늘을 향해 드러내고 있으며,
설의적 표현을 통해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에 숭고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
(3) 3연과 4연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산림이 두 팔이라면 산맥은 두 다리입니다. (철저하게 비유가 사용되고 있군요.)
화자는 두 팔로 하늘을 향하고, 두 다리로 마치 산맥이 산을 지지하듯 이 둥근 지구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두 팔은 아직 하늘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두 다리는 언제 허물어질지도 모르듯 연약합니다.
끊이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둥근 지구는 물리적인 자연입니다. 물론, 이 물리적 자연은 아름답게 현실을 위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석정 시에서 이 둥근 지구는 현실 자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푸른 하늘과 푸른 별과 같은 이상적 자연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그래서 지구를 딛고 서는 것입니다. 그것을 '디디고' 서서, 이겨내서 '산다'는 것이 화자에게는 큰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
(4) 5연과 6연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 준엄한 현실 인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인이 생활이라는 단어에 작은 따옴표로 강조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이 생활은 뼈에 저리는 생활이고 슬픔의 생활 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이 친일을 하고, 변절을 하고, 조국을 외면할 때에도, 민중을 외면할 때에도
그 암담한 저문 들길에서, 화자 만은 반짝이는 푸른 별을 응시하고 있었다는 자부심입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별은 더욱 빛납니다.
밤이 깊을 수록 태양은 더 가치 있게 떠오를 것입니다.
"그래, 이 뼈저리고 아픈 생활, 그럴 수록 좋다! 이것을 이겨내었을 때에 푸른 별이란, 더욱 빛나고 가치 있는 것이니까."
이것이 시인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해 봅니다.
그래서 그 들길을 딛고 일어 서서 마치 벌 받는 자세처럼 두 팔을 올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더라도
이상을 지향하고 바라보는 것은 포기하지 않기에,
이것은 바로 거룩함이 됩니다.
★주제 :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상
을 추구하는 태도 ★
----------------------
신석정
1. 푸른 '산'은 시적 화자와 대비되는 존재로 화자에게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대상이다.(O,X)
2. 화자는 성찰적 태도로 지난 날을 반성하고 있다.(O,x)
3. 비유와 상징을 통하여 시상을 구체화하고 있다(O,X)
4. 1~2연에서 ‘하늘로 팔을 드러내는’ 숭고함을, 3~4연에서 ‘땅을 디디고 선’ 기쁨을 그리는데, 이것들이 5~6연의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보는’ 거룩함으로 연결되고 있다.(O,X)
5. 설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화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o,x)
6. 풍자적 어조를 통해 대상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O,X)
잘 보셨다면, 댓글과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X, X, O, O, X
X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건강에 안좋을까요? 점심먹고나서 하려는데
-
힘들다 0
군대에 있으니까 맛있는거도 못먹고 마시고 싶은 술도 못마시고 친구들 보고싶고...
-
기출은 다본거라기억이나는데 실모는 모르는거보면 띠용임
-
한의대 질문받는다 45
질문받음 내년졸업함 19수능봄
-
이명학 실모2회 0
최저 영어 2맞춰야하는 현역입니다 6,9모두 3뜨고 이명학 실모 2회쳤는데...
-
의대 5년 ㅋㅋ 걍니애미
-
문제가 좀 길고 단 조건이 많아서 좀 복잡해보여도 내용의 난이도는 별로 안 높았던...
-
지2 1달차. 이제 5단원만 남았다.... 엄청 큰 벽인 단열선도 유형이 남았네요.....
-
서킷 좋나여
-
조금 쉬다 미용실 갔다가 도서관 ㄱㄱ혓
-
5백 뚫기 0
기성용 언제 오냐
-
오늘 또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분께서 별세하셨습니다. 반 세기 넘도록 엄청난 적과...
-
수학 메번 2컷 ~ 높3 진동 (6모 2컷, 9모 높3) N티켓 s1 s2, 4규...
-
1.언매:이게 점수폭 변동의 가장 큰 원인 4틀할때도 있음;; 2.정보량: 특히...
-
ㅈㅂ 수학 2컷이라도 걸치면
-
계란을 삶아서 다진 다음에 마요네즈 후추 팍팍 넣고 쪽파 있잖음 싱싱한 쪽파도 많이...
-
3년동안 달렸더니 슬슬 체력이 딸림 수능 끝나면 연애도 하고,, 친구도 만들고,,...
-
독서 8 12 16틀 (10찍맞) 법지문은 뭐 쏘쏘했음 물리는 어거지로 풀었는데...
-
「ㅈ..저..저녁 드실 시간이에요...... 끼니 거르지 마시고...건강한거 드세요❗️랄까...」
-
...
-
온몸비틀기로 삼도극 풀는게 순수재미 GOAT임요 근데 수능땐 안나왔으면 좋겠음
-
가슴만 가리면 된다는게 핵심입니다.
-
어그로 ㅈㅅ 69모 다 3떴는데 2까지 올리려면 독서보다 문학 파는게 더 효율적인가요?
-
신기했다
-
근데 원래 자랑용으로 모고 점수 기록하는거 아니였늠? 5
나는자랑용이 맞음 입시 커뮤에서 똥글 싸는거보단 나은거같은데ㅋㅋ
-
목표는 안정 1입니다 현역인데, 여태까지 쭉 1이었다가 6모 83이 나옴..
-
[속보]교육부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 검토 ‘6년→5년’” 27
교육부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 검토 ‘6년→5년’”
-
[속보] 교육부, '내년 1학기 복귀' 조건부 휴학 승인 3
[데일리안 = 이정희 기자] 교육부, '내년 1학기 복귀' 조건부 휴학 승인
-
걍 개무섭다
-
페레이라 ㅈ된다 1
캬
-
나는 개인적으로 군대에 대한 반감이 심함. 일단 군대에 있는 장교랑 부사관들 다...
-
다들 수능 공부 쉬는 날 뭐하면서 시간 보내세요? 10
몸이 무기력하고 억지로 책을 펴도 눈에 들어오는 게 없는 날 그런 날 있잖아요 그때...
-
재수생인데 작년 지구 1 이었는데 물리 II로 갈아타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물리 생명하다가 사탐런각 보고 있어서 일단 생명 -> 사문으로 갈았는데 물리를...
-
올해 목표 2
수능에서 센츄 뱃지 따기 흐흐
-
첨으로 실모 100점인줄 알고 싱글벙글 채점 했는데 어림도 없지 바로 96점
-
아직까지 ebs수특 수완 안 풀었는데요 지금이라도 ebs 사서 몰아쳐서 풀까요?...
-
국어 > [강대모의고사K 8회] 공통, 화작 > [수능특강 독서] 2부 인문예술 3...
-
십덕씩이라도 줬는데.. 이제는 옵붕이들 호락호락하지 않네
-
늦잠자서 닷지때림 10시간을넘게자네
-
흐
-
에센셜 이니셜은 어떤포지션의 강좌인가요? 커리안내에도 안나와있던데 개념강좌인포인트나...
-
9모 37 4등급이었고 유자분 다음주 즈음이면 완강할 수 잏을 거 같아요...
-
문디컬 약대 5
여대 말고 되는데 있음?
-
법전원 교수님들 학부 강의 열린 거 들어보는 거 좋은 거 같음
-
화학이 재밌어졌다
-
오바인가요? 강의가 꽤 많던데
-
1번 문제 가 - 고전적 서양논리 vs 대안적 관점 고전적 서양논리는 범주 안...
1,2번 틀렸어요ㅠㅠ
푸른 산과 화자는 대비되는 건 맞는데 기대감은 없는거죠?
기대감하니 떠오른건데, 김명인의 그 나무 같은 작품은 화자가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거 맞나요?
생각해보니 지난 날을 반성한건 없는 것 같네요. 그런데 성찰적태도도 틀린건가요?
생활이 힘들어도 숭고함을 느낀다~해서 삶에 대한 성찰 있음. 이렇게 판단했는데 잘못 판단한건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성찰과 반성의 차이점과 공통점으론 어떤거가 있나요? 모호하게 알긴 하겠는데 애매해서리..
푸른산과 화자는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화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시어랍니다~ 기대감과 관련된 작품은 꽃불 성화 언급한 2011년도와 내적성숙 낙화2014년 참고하세요~^^
초점이 자기 자신에게 있으므로 성찰적 태도가 가능합니다 극복ㅡ깨달음ㅡ돌아봄ㅡ반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 성찰입니다
틀리셨다면 2012년도 비트겐슈타인 사다리문제와 2015년도 비아속의아 문제 풀어보세요 2015a형 필수아미노산도요~반성은 내가 잘못했네~라고생각하시면 쉬워요 2007년수능교목보시면서 성찰은 있는지 그렇다면 반성은 있는지 살피시고요^^
또 설의적표현을 써서 궁금증 해소하는게 나오는 작품이 있나요?
설의적표현의 의도성을 파악하는 문제입니다~ 설의적표현은 강조의 의도가 있습니다
관련문제로는 엄청많지만 2004년 심생전 2004년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2015년 받침발음의 규칙ㅡ서술어자릿수 등이 있습니다~^^풀어보세요~~~~ 관련 문제들 없으시면 말씀하세요~
잘 봤어요 문제도 다 맞았습니다!! 저 선생님 부천 정율에서 뵌 적 있어요 ㅋㅋㅋ 그 서울대 철학과? 나오신분 맞죠? 엄청동안인ㄷㄷ
샘 저 쪽지 보냇는데 답이 없으시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