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문학은 언어적 비평이다.(논란의 30번 풀이)
안녕하세요.
23번 1초컷 풀이로 칼럼의 포문을 열었던 엑토덤입니다.
오늘은 소위 할매턴우즈로 알려진 ebsi 언매 오답률 TOP2로 랭크된 논란의 30번을 풀이하고자 합니다.
그전에 먼저 저번 칼럼에서 설명드린 수능 문학 대원칙을 상기해봅시다.
제1항 평가원 문학은 정서적 감상이 아니다.
제2항 평가원 문학은 언어적 비평이다.
제3항 평가원 문학은 보기로서 비평의 방향성을 설정해준다.
이번 현대소설 파트에서는 구보씨의 일일 작가로 잘 알려진 박태원의 골목 안이 출제됐습니다.
사실 구보씨의 일일을 쓰는 박태원 작가의 작품 특성상 의식의 흐름대로 전개되기에
수험생이 이 작품을 보고 한 번에 흐름을 캐치하기엔 어려움이 존재했을겁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소위 할매턴우즈로 불리는 촌극을 빚는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30번 풀이와 더불어 수험생이 이 문항을 통해
문학에서 가져야 할 중요한 태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과연 맞는지는 선지로 증명해보겠습니다.
1번 선지입니다. 풀이를 위해 집주름 영감이 딸을 탓하는 파트로 넘어가봅시다.
집주름 영감이 딸을 탓하는 파트입니다.
위는 갑순이 할머니(집주름 영감의 아내)가 딸을 나무란 파트입니다.
언어적으로 집주름 영감은
아이가 분별이 있을텐데 상것허구 욕지거리를 했다며 아이보단 딸을 탓했습니다.
갑순이 할머니도
자기 딸의 역성을 듣지 않고 딸 잘못이라며 딸을 탓하죠.
근원적으로 집주름 영감이나 갑순이 할머니나 딸을 탓하니까 옳은 선지니까 정답입니다.
2번 선지는 집주름 영감이 갑순이 할머니와 딸의 갈등이 안드러나도록 했고,
양서방이 이들의 갈등을 완화했다고 하는데,
집주름 영감과 갑순이 할머니의 말은 이미 다 밖에 들린다고 서술자가 말하는데,
안드러나지 않게 막은거라 볼 순 없습니다.
그러므로 2번 선지는 정답이 아닙니다.
3번 선지는 양 서방이 뒷간을 못 빠져나오게 된 이유와 아내(갑득이 어미)에게 밝힌 사건의 경위가 무관하다고 합니다.
언어적으로 이 파트를 파악해보면 양 서방은 소리를 지르면 수상한 인물로 느껴질까봐
소리는 안질렀습니다.
이곳에선 양 서방은 자기가 미처 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아내에게 밝히고 있습니다.
즉 이를 종합해보면,
양 서방이 소리 안쳐서 뒷간 못나온거랑 아내한테 미처 소리를 내지 않아서 못 나왔다고 말하는거니까
무관한건 아니므로 3번은 틀린 선지입니다.
대망의 4번 선지는 매력적 오답입니다.
선지에선 양 서방이 이웃들 반응을 듣고도 아내에게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곳은 수능 문학 대원칙 제1항과 제2항이 적용됨을 동시에 확인 가능한 중요한 파트입니다.
이웃 사람들이 구경 나온 후 양 서방은 겸언쩍게 아내에게 말을 했습니다.
무덤덤하다는 사전적으로 감정의 동요나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언어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근데 겸연쩍다는 쑥스럽거나 미안하여 부끄럽다라는 감정의 동요를 함의하는 언어입니다.
그러므로 무덤덤한 태도를 아내에게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4번 선지는 정답이 아닙니다.
아마 제 추측상 이 작품을 거시적이고 정서적인 흐름만 파악하고
세부적인 요소를 언어적으로 판단하지 않아서,
즉 느낌적인 느낌으로 읽다가
양 서방이 뭐라 크게 화낸 말도 없고 오히려 갑순이 할머니랑 아내끼리만 감정적 갈등 있는거 같네?
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매력적 오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ebsi 언매 기준 오답 선지중에선 가장 높은 선택률을 보이는게 4번 선지입니다.
3번
5번 선지는 일단 선지부터에서 거를 수 있는게,
양 서방 자신의 상황은 뒷간에 갇힌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걸 갑순이 할머니에게 알리지 못한 것은 앞서 3번 선지 풀이에 따르면 소리 지르다가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 받을까봐 그랬습니다.
그런데 누가 뒷간 문을 잡갔는지(양 서방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의문이 풀려서 화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엄 사실 선지 스스로 말을 이상하게 하고있죠.
5번 역시 오답 선지입니다.
사실 30번이 오답률 약 70%를 보이는 기염을 토해낸 이유가 제 추측상
많은 수험생과 많은 사교육 컨텐츠가 아직까지도 수능 문학에서 언어적 비평을 강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수능 문학을 기점으로 수능 문학을 앞으로 더더욱 언어적 비평을 강조해서
단순히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
단순히 화자의 정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풀리진 않을거라 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독서는 논리
문학은 비평
입니다.
다음 칼럼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나도 가난한데 누가 누굴 도와
-
11번 하나틀림 8 a가 뭔지 결정만 해주면 됨 9 위치값 더해서 0 10 최솟값...
-
여가부 인구부 말고 여성 관련 기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음 3
어차피 출산율 반등은 불가능하고 인구소멸로 나라 망할거 확정 됐으니 망하는 것도...
-
제가 f여서 그런건진 몰라도 같은 내용을 보고 선걱정해주는 다정한 모먼트가 좋음...
-
"한국선 이런 경험 못해"…특허 1위에도 AI 인재 해외로 2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의...
-
아니면 꽃집 하거나...
-
독서는 읽는 속도가 잘 안 올라서 상대적으로 쉬운 문학이랑 화작을 열심히 해야한다고...
-
그냥 열심히살자 3
-
민주당 서울시의원 “한강투신 남성 늘어난 이유는 여성의 사회참여” 3
최근 김기덕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남성의 한강 투신 자살 시도가 늘어난 이유가...
-
진짜 예쁜듯..
-
입문N제 0
정상모T 플랜써랑 김성은T 불꽃엔제 둘다 풀어보려하는데 뭐 먼저 할까요??
-
훈련소까지 78일 18
가기 싫다
-
7덮 수학 0
93분 96 풀면서 뭔가 약분이 시원하게 안되길래 이상하다 했는데 역수를 안해서...
-
사회문화 6번 지문에 일실 이익 추정에 관한 규정이 나오는데 여기서 일실이익을...
-
열외하고 싶다고하면 안 하게 해준다는데 최근에 사고난 거 보니까 너무 무섭다..
-
생명보험은 자1살을 취급하주지 않는데, 보험을 가입한 이후 2년동안 병원 다니더가...
-
과외는 사치겠죠? 단어 외우는것 만으로 70점대 후반 유지 가능할까요? 오르긴...
-
비독원 지금시작 2
비독원 지금시작해서 독서 정석민 풀커리 타는데 수능까지 무리없을까요? 재수생이라...
-
모기 엄청물렸네 2
멸종좀 ㅅㅂ
-
안녕하세요 이대은입니다. 혹시나 이 시간에 자작문제 올리면 풀어보실 학생이...
-
논술도 제대로 못 하고 정시도 그렇고... 중위 문돌이라 대학 가도 취업길 빡빡할...
-
그것은 누군가와 다투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무언가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
공대에 사탐을 허용해버리면서 사탐런이 심해졌고 오히려 공부량 압도적이고 난이도...
-
누가 물어봐서 수능수학 진짜 간만에 함 풀어봄ㅋㅋ 주어진 정보 쓰다보면 g'(x)가...
-
6모 6등급인데 7모는 7등급 9모는 9등급뜰것같아요 솔직히 20시간 박는것도 좀...
-
걍지금죽을까 19
더살아봤자돈만축내는거같은데
-
대실패
-
자랑할게 하나도 없어 ㅋ
-
공부를 더 많이해야하는데 Aㅏ
-
우울증약 먹기 전엔 친구한테 자살한다고 해서 경찰도 오고 난리였었는데 약 먹고 난...
-
왜 12시만되면 4
잠이 안오는걸까 걍 사우디컵틀어놓고 공부할까
-
아주 나쁜 사람이 아닐 뿐이죠하지만 나도 잘 모르겠네요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겠네요 내...
-
납량특집2) 재림마트를 방문하신 고객님 환영합니다. 8
경 고 이 길은 201x년 이후 국가에 의해 지정되어 있는 1급 군사작전 지역입니다...
-
방학에 써머 캠프로 독학기숙학원 들어가는데 국어-이감 간쓸게 시즌 2 6권 새기분...
-
결국 뇌용량 늘리기 + 배경지식 얕고 넓게 깔아두기 + 문장 대가리 속에 납득시키는...
-
이감파이널 0
한번도 안사봐서 잘 모르는데 간쓸개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나요? 매월승리랑 비슷하다고 생각해도될까요?
-
아오씨 30
자야되는데 또 오르비 들어왔지 걍 습관이 되버렸네
-
6모 47 나왔고, 두날개 풀어보면 역학파트 20개중 1개 정도 틀림.. 근데 6모...
-
ㄷㄷ
-
사우디컵1시에하내.,, 어카지,,
-
이명학 머리 1
이거 무슨 펌인가요 너무 이쁘네
-
수학 넌 뒤졌다 1
서바 개강하면 넌 뒤졌어 진짜 9모 때 두고보자
-
계속 돌려보다가 알고리즘 타고 세이코 공항 라이브까지 몇번째 돌려봄 ㄷㄷㄷ 너무 좋다..ㅠ
-
자살마렵네진심 9
인생에휴다노 수능잘봐도행복할거같지가않다
-
지금 기본 개념 강의(차영진t 십일워) 듣고 있는 기하 선택 작수 5 반수생인데 어떤가요?
-
확통이고 심특, 문해전1 끝냈고 반수라서 심특 절반정도 하고 6모 봤는데 20번...
-
현역 고민 3
n수생 형님들 일욜날 공부 안되는거 방법 없나요 현역 정파고 주중에 굉장히 열심히...
-
자러갑니다 5
저는 귀여운 얼버기를 찾아 떠납니다
-
A0하나 까비~
-
강민철 이감반 대기넣었는데 400번대네 이거 빠지는데 얼마나걸림? 5월엔 일주일만에...
진짜 정확한 분석이십니다...다음 칼럼도 기대됩니다 앞으로 칼럼 많이 써주십쇼!
칭찬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선생님 GOAT신듯... 혹시 나중에 34번도 다뤄주실 수 있을까요?
확인했습니다! 칭찬은 저를 춤추게 합니다 ㅎㅎ
갑순이 할머니가 집주름 영감의 아내인것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요…? 사실 이것만 알면 4번 보지도 않고 1번 할텐데 호칭이 갑자기 달라지면 누가 누군지 파악이 쉽지않네요 ㅠㅠ
영감(令監, 문화어: 령감)은 노인 남성에 대한 한국어 높임말이다.
라는 사전적 의미를 통해
집주인 영감과 갑순이 할머니가 부부 관계인걸
유추할 수 있다봐요
1번선지 아내가 딸을나무란 뒤 남편에게 밝힌생각은 글에서 근거로든 '자기 딸의 역성을 듣지 않고 딸 잘못' 이 아닌 '그렇죠, 그렇구 말구요. 쌈을 허드래두 같은 양반끼리 해야지~' 이부분 아닌가요? 그래서 양반 상것을 나누어 보는생각이 같아서 1번 이라고 저는 생각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