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세부 표본 분석 - 확률적 분석
안녕하세요.
피오르 컨설팅 수석 팀장 Cogito Ergo Sum입니다.
오늘은 지난 거시 분석 글 세 편과는 달리 조금은 미시 관점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이 검색이 안 되어 자꾸 묻히다 보니 업로드가 뜸하네요)
아마 이번 글은 웬만하면 이해가 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 같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보다는 실전에 좀 더 가까운 이야기인 거 같기도 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가겠습니다.
표본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표본 분석이라고 말은 하지만, 수험생 때 제 기억에 비추어 봤을 때 확실하게 정리되어 있던 글을 본 적은 없습니다. 다들 분석을 해야 하는 건 아는데 "어떻게?"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대전제는, "입시에 100%는 존재하지 않는다" 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가군에 연세대 경영(추합 안정), 나군에 서울대 인문계열(불합), 다군에 중앙대 경영(최초합)
이 뜨는 서울대 인문 4칸 불합격 표본이 J사에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표본을 보니, 일단 문과 응시자이고 서울대 사범대 적정 점수가 되는 표본입니다.
그럼 이 표본은 서울대 인문계열에서 빠질까요? 아니면 빠지지 않을까요?
솔직하게 말해 문과는 간판이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거의 빠질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연대 경영이 안정인데, 서울대 간판을 위해 과를 포기하고 인문계열보다 낮게 지원할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만약 "나는 죽어도 사범대는 절대 안 가"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그럴 일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저 이야기 자체가 제 얘기를 살짝 바꾼 것뿐입니다.
저는 모든 서울대 사범대 프리패스 점수였는데, 사범대를 쓰지 않고 과를 높여서 지원했죠. 인문은 안 될 게 뻔히 보여서 안 썼다 뿐이지, 저도 뭘 몰랐다면 인문 계열을 썼을 수도 있을 겁니다.
즉, 이 표본은 지원한다 안한다 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문과라면 그래도 간판을 위해 내려가겠지만, 그러지 않고 잔류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이 표본이 남을 확률이 높을까요? 아니면 도망갈 확률이 높을까요? 제 생각에는 그래도 70% 정도의 확률로 도망갈 것 같습니다.
방금 말에 오늘 글의 핵심이 있습니다. 각 라인(안정, 적정, 소신, 상향)별로 얼마나 빠질지, 남을지를 파악하는 게 표본 분석의 핵심일 텐데, 그걸 파악할 때 확률적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예를 들고 와서 각 라인별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고려대에 A학과가 있고, 커트라인은 670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안정 라인(7칸 이상) 분석
여기는 솔직히 볼 게 크게 많지 않습니다.
다만 안정인데 굳이..? 싶은, 선을 넘는 점수의 표본만 잘 걸러주면 됩니다.
예컨대 올해 기준으로 430점인 학생이 서울대 인문계열에 있다면, 실제로 이 곳을 쓸까요? 서울대 경영도 수석으로 붙을 거 같은데 굳이 왜? "아니 애초에 J사를 구매할 필요가 있긴 한가?"라는 생각이 당연히 드실 겁니다. 이 표본은 경영으로 올라갈 확률이 높고, 아니면 아예 가짜일 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여기 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쪽에 걸어봐도 될 듯하네요.
이런 느낌으로 안정 지원이야 할 수 있다지만 이건 너무 선을 넘는 느낌인 것을 가려내는 거죠.
예시에서 보자면
저런 느낌인데, 저 표본들의 경우 굳이 지원할 이유가 있을까요? 만약 A학과가 경영이라 더 높일 곳이 없는 문과 학생 입장에서는 쓸 데가 여기밖에 없으니 분석이 조금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학과를 쓸 가능성이 있겠죠. (마니아 학과의 진정한 '소신' 지원 제외)
간혹 그럼 그 아래 다른 안정 지원자도 빠질 수 있는 것 아니냐, 애초에 안정 칸수 자체가 점수 많이 남는 지원자에게 부여되는 것이지 않느냐 하실 수도 있는데, 맞는 말입니다.
다만 그걸 맞히는 건 진짜 신의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게 J사, GS 등밖에 없어서 7~8칸임에도 그냥 지원하는 학생도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적정 라인(5~6칸) 분석
여기는 안정 라인보다도 더 쉽습니다. 거의 다들 쓴다고 봐야겠죠. 이 부분에서는 빠지냐 안 빠지냐를 정량적으로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고려대 심리학과가 안정인 학생이 행정학과도 안정이 뜬다면 어떻게 쓸지 우리가 알 길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만 보고는 알 수 없다는 말이 정답입니다.
이 라인에서는 거시 관점 - 표본의 이동 방향을 파악하는 게 조금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확률적 접근의 필요성이 특히 강한 라인이죠. 어차피 이 정도 선에 위치한 표본은 빠지든 안 빠지든 운의 영역이기 때문에, 본인이 안정 지원을 할 거라면 거의 안 빠진다 로 잡고, 상향 지원을 할 거라면 좀 많이 빠진다 로 잡고 보면 되겠네요. 저 같은 경우 전자는 10~30% 빠진다고 보았고, 후자에서는 50% 정도 빠진다고 보았습니다.
아무리 희망회로를 돌려도 적정라인이 70% 빠진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소신 라인(4~5칸) 분석
보통 이 라인부터 커트라인을 결정하는 분석이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는 맨 처음에 설명했던 대로, 해당 표본이 다른 학과에서 적정 지원으로 잡힐 만한지 (그럼 빠져줄 가능성이 높겠죠), 아랫 급간의 학교에서 붙을 만한 카드가 있는지를 바탕으로 분석해주시면 됩니다.
a. 확실히 빠질 것 같은 표본, b. 잘 모르겠지만 지원할 것 같은 표본, c. 잘 모르겠지만 지원하지 않을 것 같은 표본 이 정도로 분석해서 분류합니다. 그 다음에 b, c 집단을 두고 확률을 조정하면 되겠죠. 내가 상향 지원을 하는 입장이라면 b에서 50% 빠지고 c에서 70% 빠지고.. 이런 식으로요. 적당히 붙을지 말지 알고 싶은 상황(ex. 내 점수가 4칸 시작점인데 붙을 만할지 알고 싶은 상황)이라면 조금 더 냉정하게 b에서 20~30%, c에서 50% 정도 빠진다고 봐도 좋겠네요.
상향 라인(4칸 이하) 분석
눈치 채셨겠지만, 이러한 분석은 본인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상향 지원을 하는 입장에서, 불합격 라인의 표본까지 분석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달라질 건 없습니다. 위에서 상술한 a, b, c집단을 가려내는 것은 동일하고
다만 b, c 집단의 비율을 좀 더 널널하게 봐도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곳에 내려갈 데가 있든 없든 불합격 라인은 실제로는 지원을 못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거든요. 물론 여기서도 표본의 이동 방향을 생각해주는 게 좋습니다. 역시 100%는 없기에 그냥 이 학과에 상향을 질러버릴 수도 있는 거니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꼬리가 털리는 양상은 이렇게 폭이 넓은 곳에서 일어날 수 있겠죠.
어차피 그 앞 표본들은 모두 불합격이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방식을 30% 50% 70% 분석법이라고 불렀는데, 특정 구간에서 빠지는 인원을 30%로 두든 50%로 두든 결과에 변함이 없다면 신뢰도는 올라갑니다. 쉽게 얘기해 50%가 빠져주면 합격이 가능할 거 같은데, 30%만 빠진다고 가정해도 합격이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믿을 만한 분석이라는 거겠죠. 이는 50%와 70%의 결과가 겹칠 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물론 이때는 30%만 빠지는 결과가 나오면 불합격하겠지만요.
그럼 이런 방식을 언제부터 활용해야 하느냐가 남는데, 개인이 분석하는 입장이라면 지금 시기에는 연습 삼아 한 번씩 해보고, 오히려 거시 흐름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세밀한 분석은 여유롭게 봐도 일주일 전부터 하셔도 무방합니다.
물론 팀에서는 한 지원자만 따지는 게 아니니까 훨씬 전부터 해야 하지만요.
일이 너무 많아요
여기까지가 J사만 구입한 개인이 할 수 있는 미시 분석입니다. 생각보다 분류하고 빠질 인원 계산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정리가 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겠죠. 작년에 썼던 엑셀입니다.
(날짜가 30일이기도 하고 교육용으로 대략 만든 거라 형식만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 정도만 하셔도 본인이 목표로 하는 한 급간의 특정 학과는 충분히 분석 가능하실 겁니다. 사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세부 표본 분석보다 거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대부분의 컨설턴트 분들도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세 줄 요약
1. 세부 표본 분석은 일정한 구간에 있는 표본에 가중치를 조정하며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2. 이런 가중치 분배는 그 구간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냉정하게 보고 싶으면 확률을 촘촘하게, 상향 지원을 하고 싶다면 확률을 널널하게)
3. 세부 표본 분석은 시간이 있으면 웬만하면 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건 거시 흐름 파악이다.
이번 글은 J사만 보는 개인 입장에서 유효했다면, 다음 글 정도에는 J사 외적으로 고려하면 좋을 것들에 대해서도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요 + 팔로우해두시면
원서 접수 전까지 주기적으로 칼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0 XDK (+11,500)
-
10,000
-
500
-
1,000
-
골라주세요
-
중대 공대 전과 4
중대 공대에서 공대로 전과 많이 어려울까요?ㅠㅠㅜ
-
경희대vs시립대 공대 14
경희대 빅데이터응용(가) vs 시립대 전전컴/컴과(나) 어디가 더 낫나요? 둘 다...
-
둘다 산업공학과인데 수시 반수만 생각 있고 일단 가서 열심히할 계획입니다 수도권에...
-
자꾸 내가 면허증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 말하는걸 억까하네 5
아무리 난다긴다한들 컴공전공자는 의사가 될 수 없지만 의사는 열심히 공부하면...
-
공부만 잘 한다면 공고 -> 공대 테크 치트키인듯 13
일단 공고에서 공대가는건 공부 쫌만 하면 연고대에 서성한까지 가기 수월함 공고에서는...
-
컴공 대학 추천 4
영남대 vs 가천대 vs 부경대 최저는 다 맞췄습니당 제가 영남대 완전 가까이...
-
오르비에는 글 쓰는게 처음이네요...ㅎㅎ 다름아니라 3월 환경공학과 입학 전 어떤...
-
뜬금 진지글) 컴공이 간판 메리트가 없단건 일견 사실같지만 28
사실 그런말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찐실력으로 다 씹어먹는 애들'은 이미 간판도...
-
컴퓨터공학과하고 소프트웨어학과하고 차이점이 뭔가요??
-
ㅈㄱㄴ
-
아래 글에서 정시 글로 어그로 끈 인간입니다. 이제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
-
본인 정시로 입학했는데 정시가 뭐가 좋은지 모르겠음 244
본인은 18 화석, 정시로 입학했고 지금은 전과하고 서울대 윗공대 다니면서...
-
4개전부 전자공학과 기준으로 어디가 가장 나을까요?
-
반수생인디 수시로 함 찔러볼라 하는데 어디가 더 나음? 학과는 똑같다는 가정으로다가
-
사실 이건 개인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별로다싶을 수도 있는데(올해는 또 바뀌었을...
-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5
대략적으로는 맞는것 같기는 하지만 대학 알리미 이 표가 나름 신뢰 있는 지표인가요?...
-
경희대공대생들은 국제캠>시립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6
국캠 공대가 경희대 설캠이나 시립대를 따라잡았다거나 넘어섰다고 생각하지 않아용 그저...
-
IT쪽은 숭실이 동홍이랑 비슷비슷한걸로 아는데 자세히 아시는 분 있을까요
-
안녕하세요 ! 계열은 화학계열이고 화공과/응용화학공학과/재료화학과 같은 분야에...
-
고1 이과 선택생입니다. 1학기 초중반부터 산업공학과 지망했고 교과 세특 같은 것도...
-
이과 라인좀 2
중앙대 ict 융합 경희대 전자공 가능할까요?..
-
컴공분들 이거 무슨 바이러스인지 아시는 분 있어요?? 12
부팅하면 계속 HACKED로 도배된 이 검은색 화면만 뜨고 아무 일도 안...
-
글 올릴 때마다 두원공대 가세용 ㅇㅈㄹ 하는데 도대체 뭔 학교야 비꼬는 게 아니라...
-
인하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학추를 받았는데 신설학과인것도 있고 홈페이지에 찾아봐도...
-
전자전기공학과를 학종으로 노리고있는 고3입니다. 1학년때부터 희망을해서 비교과...
-
전기전자공학과 희망 고3학생인데요 생기부에 약간 심화적인 전기전자공학쪽 도서를 읽고...
-
공대 졸업반이 되어서 느낀... 아니 느끼고 있는점 285
몇년만에 오르비에다가 글 써보네요. 고3/재수할때 봤던거랑 지금 느끼는게 달라서...
-
#1 #2 #3 위의 사진과 같이 이과대학과 응용과학 대학의 커리큘럼은 확연한...
-
어디가는게 좋나요 취업도 고려하면
-
전전 vs 화공 0
대학은 건동홍 인하대 정도? 취업 생각하면 전전인데 적성ㅇㅔ는 화학이 맞음 ㅠ...
-
같은 학교라는 전제 하에 ! 입결은. 건축이 높은데 전망이 어떤지 모르겠다
-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거 참고로 필자주변에 서울대가능급애들은 대부분 서울대는쓰는데...
-
ㅈㄱㄴ 기타 댓글로 ㅊㅊ받음
-
1. 다른과는 모르겠고 면접 보면서 안건데 성대공대 기계 전자 신소재는 커리큘럼이...
-
동국공:그냥입결은 홍공과 공동1위지만 홍대는 전부 다군빨이니까 실입결은 넷중에위라고...
-
둘중 어디가 더 좋아보이시나요? 한표만 행사 가능합니다.
-
건대공대와 동홍인아라인 사이정도 돼나요?
-
가고싶으신곳에 투표해주세요.
-
인하대.... 4
인하대 이번에 망함? 빵꾸 많은 것 같은데...이과도 이런데 문과는 더 망인가......
-
안녕하세요.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를 결심한 사람입니다. 2019학년도 수능시험을...
-
언제 가입했는지도 기억안날정도로 활동하지않는 커뮤에서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때문에...
-
등록금 신경안쓰고
-
중>시=경>=건>홍=동 이정도가 되지않을까싶습니다 물론 경희는 설캠포함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
시립대 공대 3
시립대 공대갈려면 수능 몇맞아야해요?
-
17년도에는 경희대 공대분들이 입결로 시립대 따라잡았느니 이겼다느니 하면서...
-
문과 서 연고 서성이 한중 경시외 건동홍 숙경(국제캠) 국숭단성(신여대)아항에...
-
알려주세요
-
공대순위 (수정) 95
저번글에 반박글들보고 약간 수정했어요! 설카포 연고 한성서 중경시 건동홍숙...
여러번 읽어봐야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도움받고 가요~!
정말 감사합니당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