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tesa12 [1019486]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4-02-22 19:23:00
조회수 3,612

칼럼) 의대생이 생각하는 수능 문학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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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든 평가원 시험에서 최소 1등급 이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도움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는지에 관심을 가지시기 보다는 공부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시면 11월에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생각하는 수능 문학의 본질은 한 문장으로 요약될 것 같습니다.




'5천만 국민 중에 단 한 명이라도 맞다고 할 수 있다면 맞는 것이다.'




제가 국어 과외 할 때 첫 시간에 항상 하는 말인데요, 저렇게만 쓰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기 어려우니 보충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문학이란 과목의 본질은 주관성입니다. 특정 시를 보고 누구는 A란 해석을 하고 누구는 B란 해석을 하는 과정을 빼놓고 문학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여러분이 어떤 선지를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현상과 다른 사람이 어떤 선지를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둘 다 맞는 말을 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수능 문학 작품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뒤, 그 해석을 토대로 선지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선지가 보여주는 관점에 의존해서 문학 작품을 판단해야 합니다. 선지가 하는 말이 적절한가에 대한 여부는 지문과 <보기>가 판단합니다. 기출 문제 세트를 가져와서 더 설명하겠습니다.







24학년도 수능 34번 문제입니다. 



문학에서 오류를 자주 범하는 학생들은

1) 일동장유가를 읽으면서 배가 '나뭇잎'처럼 파도에 휩쓸리는 부분에서 생동감을 느낀다는 해석을 먼저 한 뒤

2) 34번의 1번 선지를 적절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반면 문학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1) 34번의 1번 선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2) 일동장유가로 돌아가서 저 선지의 해석이 적절한지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배가 나뭇잎처럼 파도에 휩쓸리고 하늘에 올랐다는 것이 본문에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생동감 있게 드러내는군'이라는 해석의 근거를 잡았을 겁니다.



메가스터디 기준 가장 선택률이 높은 오답 선지인 3번 선지를 선택한 학생들은 아마 아래와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1) '육선'에 탄 사신단이 만물이 격동할 만한 '군악'을 들었다고 하네.

2)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나는 만물이 격동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 3번 선지 적절하지 않아.


1) '육선'에 탄 사신단이 만물이 격동할 만한 '군악'을 들었다고 하네. 

2) 물속의 어룡들이 응당히 놀랐다는 걸 가지고 만물이 격동한다는 것은 너무 과한 해석 아니야? 틀렸네.



(나) 부분보다 (가) 부분에서 판단 미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 (가) 부분에서 할 법한 실수만 적었습니다.두 가지 케이스의 학생들 모두 선지의 해석에 의존해 글을 읽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투영하고 있습니다.물런 이 문제는 4번 선지를 정답으로 고르기 어려워 오답률이 높은 문제이긴 합니다만, 수능 문학의 본질을 설명할 때 부족함이 없는 문제입니다.



문학을 잘 하는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쳐 3번을 정답 선지로 고르지 않습니다.

1) '육선'에 탄 사신단이 만물이 격동할 만한 '군악'을 들었다고 하네.

2) 물속의 어룡들이 응당히 놀랐다는 걸 가지고 만물이 격동한다는 것은 누군가는 맞다고 생각할 만하네. 적절하군.

3) <제 1수>에 꼬아 자라고 틀어 자랐다고 했으니 꼬이고 틀어진 모양으로 가꾼 식물은 맞네.

4) 식물에 주목해 외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고 했는데, 누군가는 꼬이고 틀어진 식물의 외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할 수 있어. 적절하군.




그렇기에 여러분들은, 선지에 여러분들의 생각을 투영하지 마시고 선지가 여러분들의 생각이라고 간주한 뒤 선지를 판단하시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선지를 판단할 때의 근거는 여러분들의 머리 속이 아니고 ebs 연계 교재도 아닙니다. <보기>와 지문 안에서만 근거를 잡아야 합니다.



수능 문학 공부가 이게 다는 아닙니다. 갈래 별 접근 방법이 다르며 배경지식 학습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글의 학습의 전부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해서 글 써봤습니다. 


덧글로 질문 많이 해 주세요. 여러분들이 질문을 많이 하실수록 제 다음 글의 퀄리티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많은 좋아요와 팔로우도 염치 없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쓰게 하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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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케이 · 741554 · 02/22 20:25 · MS 2017

    공감은 잘 안 되지만...

    "어머니, 오늘은 찌개가 좀 짜군요."
    "응? 그거, 국이다."

  • 白天 · 933442 · 02/23 06:15 · MS 2019

    글 잘 읽었습니다!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용

    4번 선지가 정답이라는 판단을 할 때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셨는 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