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출의 실전적 적용 - 25수능 '개화' 지문
2025학년도 수능 '개화' 지문.pdf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를 가르치는 적완입니다.
새로운 시리즈, '기출의 실전적 적용'입니다.
한 지문을 쭉 해설하며 제 사고를 담았으니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첨부된 지문을 먼저 풀고 읽으시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가)
서양의 과학과 기술, 천주교의 수용을 반대했던 이항로를 비롯한 척사파의 주장은 개항 이후에도 지속되었지만, 개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척사파’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더라도 수식된 정의를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 과학과 기술, 천주교의 수용’은 문맥상 ‘개화’와 같은 의미로 파악할 수 있겠네요.
개물성무(開物成務)와 화민성속(化民成俗)의 앞 글자를 딴 개화는 개항 이전에는 통치자의 통치 행위로서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지식 확장과 피통치자에 대한 교화를 의미했다.
중요한 것은 ‘개물성무’와 ‘화민성속’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일반적인 정의로 개화의 의미를 알려주네요. ‘개항 이전에는’은 카테고리 분류를 요구하니까 챙겨둡시다.
개항 이후 서양 문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양 문명의 수용을 뜻하는 개화 개념이 자리 잡았다.
앞서 제시된 정보는 ‘개항 이전’인 반면, 이번에는 ‘개항 이후’를 다루고 있네요. 개항 이후에는 서양 문명의 수용이 곧 ‘개화’의 정의였네요.
임오군란 이후, 고종은 자강 정책을 추진하면서 반(反)서양 정서의 교정을 위해 『한성순보』를 발간했다.
‘임오군란’이나 ‘한성순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성순보의 발간 목적이죠. 고종은 자강 정책을 추진하며 ‘서양에 반대하는 정서의 교정’을 위해 한성순보를 발간했네요.
이 신문의 개화 개념은 서양 기술과 제도의 도입을 통한 인지의 발달과 풍속의 진보를 뜻했다.
‘개화 개념’이라는 내용을 앞에서 봤는데, 기억하시나요? ‘서양 문물의 수용’이라는 맥락으로 이 문장의 정보를 거시적으로 독해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에는 인민이 국가의 독립 주권의 소중함을 깨닫는 의식의 변화가 내포되었고, 통치자의 입장에서 수용 가능한 문명의 장점을 받아들여 국가의 진보를 달성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저는 솔직하게 말하면 한 번에 이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독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맥락이라는 좋은 무기가 있죠? 하나씩 해봅시다.
‘개화 개념’에 대한 내용이에요. 우선 ‘의식의 변화’와 연결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반(反)서양 정서의 교정’이죠. 그리고 뒤에 나오는 내용은 보조사 ‘도’를 썼는데, 혹시 ‘통치자’라는 단어를 보고 떠오르는 게 있나요? 그렇죠, 개항 이전의 개화 개념까지 끌고 온 거예요.
따라서 이 문장은 앞서 언급된 ‘개화’라는 개념을 다시 말한 것에 불과합니다.
개화당의 한 인사가 제시한 개화 개념은 성문화된 규정에 따른 대민 정치에서의 법적 처리 절차 실현 등 서양 근대 국가의 통치 방식으로의 변화를 내포하는 것이었다.
‘서양’의 방식 중 ‘통치 방식’에 방점을 둔 개화 개념이네요.
그는 개화 실행 주체를 여전히 왕으로 생각했고, 개화 실행 주체로서 왕의 역할이 사라진 것은 갑신정변에서였다.
갑신정변이 무슨 사건인지 몰라도 이 단어의 역할이 기준점이라는 걸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갑신정변 전후로 개화 실행 주체가 달라진 거예요.
풍속의 진보와 통치 방식 변화라는 의미를 내포한 갑신정변의 개화 개념은 통치권에 대한 도전으로뿐 아니라 개인의 사욕을 위한 것으로 표상되었다.
갑신정변 전후로 왕의 역할이 달라졌다는 말은 ‘통시 방식 변화’ 및 ‘통치권에 대한 도전’과 같은 맥락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사욕까지 더해진 게 갑신정변의 개화 개념이네요.
이후 개화 개념은 국가 구성원을 조직하고 동원하기 위해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했고, 유길준은 『서유견문』을 저술하며 개화 개념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떼어 내고자 했다.
‘통치권에 대한 도전’, ‘개인의 사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네요.
이후 간행된 『대한매일신보』 등의 개화 개념은 국가 구성원 전체를 실행 주체로 하여 근대 국가 주권을 향해 그들을 조직하고 동원하는 것을 의미했다.
갑신정변 이후 실행 주체가 달라졌다는 내용이 여기에서 다시 나오네요.
을사늑약 이후, 개화 논의는 문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로 이어졌다.
중요한 것은 을사늑약이라는 키워드가 아니고, 그 키워드가 만드는 경계죠.
대한 자강회의 주요 인사들은 서양 근대 문명을 수용하여 근대 국가를 건설하고자, 앞서 문명화를 이룬 일본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보았다.
문명화를 앞서 이룬 게 ‘일본’이고, 이들의 지도를 받으면 근대 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대한 자강회의 주요 인사들이네요.
이들은 서양 근대 문명의 주체를 주체 인식의 준거로 삼았기 때문에 민족 주체성을 간과했다.
민족의 주체 인식의 준거가 아니었던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박은식은 근대 국가 건설과 새로운 주체의 형성에 주목하여 문명에 대한 견해를 제시했다.
박은식의 견해가 나오네요.
그의 기본 전략은 문명의 물질적 측면인 과학은 서양으로부터 수용하되, 문명의 정신적 측면인 철학은 유학을 혁신하여 재구성하는 것이었다.
서양 과학과 유학의 재구성.
그는 생존과 편리 증진을 위해 과학 연구가 시급하지만, 가치관 정립과 인격 수양을 위해 철학 또한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과학은 받아들이지만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철학, 즉 유학이 필요했던 것이죠.
자국 철학 전통의 정립이라는 당시 동아시아의 사상적 흐름 속에서 그가 제시한 근대 주체는 과학적·철학적 인식의 주체이자 실천적 도덕 수양의 주체로서의 성격을 띠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주체’가 박은식의 견해네요.
(나)
중국이 서양의 과학과 기술에 전면적인 관심을 기울인 때는 아편 전쟁 이후였다.
중요한 것은 아편 전쟁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기준점이라는 단어의 역할이죠.
전쟁 패배에 따른 위기감은 반세기에 걸쳐 근대화의 추진과 함께 의욕적인 기술 수용으로 이어졌지만, 청일 전쟁의 패배는 기술 수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낳았다.
전쟁에 졌는데 처음에는 기술을 수용하려고 했고, 청일 전쟁에서 패배하고 나니 중국은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20 세기 초반 진정한 근대를 이루기 위해 기술 배후에서 작용하는 과학 정신을 사회 전체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구체화되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니 정신을 이식하자는 시도군요.
옌푸는 국가 간에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경쟁을 부각하고,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기술뿐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 자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과학 정신을 이식’하는 것과 ‘정신적 자질’은 맥락상 같은 말이죠.
정신적 자질 중 과학적 사유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파악한 그에게 과학 정신이 전제되지 않은 정치적 변혁은 뿌리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똑같은 말 반복하네요.
그는 인과 실증의 방법에 근거한 근대 학문 전체를 과학이라 파악하고, 과학을 습득하여 전통 학문의 폐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을 통해 전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 역시 맥락상 같은 말이네요.
그의 입장은 1910년대 후반 신문화 운동을 주도한 천두슈에게 이어졌다.
천두슈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정신적 자질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겠네요.
천두슈를 비롯한 신문화 운동의 지식인들은 과학의 근거 위에서만 민주 정치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요, ‘과학’이 중요하고 ‘정신’이 중요한 게 옌푸의 견해였죠.
중국이 달성해야 할 신문화는 과학 및 과학의 방법에 근거한 문화라 보고, 신문화를 이루기 위해 전통문화 전반에 대해 철저한 부정과 비판을 시도했다.
‘전통에서 벗어나자.’라는 말도 이미 봤던 내용이죠?
사상이나 철학이 과학의 방법을 이용하지 않으면 공상(空想)에 ⓐ 그칠 뿐이라고 주장한 천두슈는 사회와 인간의 삶에 대한 연구도 과학의 연구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철학에도 ‘과학’을 도입합니다.
그는 제1차 세계 대전의 비극은 과학을 이용해 저지른 죄악의 결과일 뿐 과학 자체의 죄악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과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지속했다.
여전히 ‘과학’ 좋아하네요.
한편,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을 시찰했던 장쥔마이는 통제되지 않은 과학이 불러온 역작용을 목도한 후, 과학이 어떻게 발달하든 그것이 인생관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서양 근대 문명을 비판했다.
과학만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새로운 의견이 나왔습니다.
근대 과학 문명에서 초래된 사상적 위기가 주체의 책임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했던 그는 과학적 방법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인생관의 문제에는 과학적 방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과학은 유용하지만, 인생관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게 장쥔마이의 견해네요.
그는 인생관을 과학과 별개로 파악했고, 과학만능주의에 기초한 신문화 운동에 의해 부정된 중국 전통 가치관의 수호를 내세웠다.
적용 못하니까 별개로 생각했는데, 이게 전통 가치관하고 연결되네요.
1번 문제의 핵심
→ (나) : 과학 정신이 사회에 자리 잡으려면 정치적 변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 과학 정신이 전제되지 않은 정치적 변혁은 뿌리내릴 수 없다.
→ (나)의 화제는 ‘과학 정신’이다. 화제를 엮어 사고했다면 바로 풀 수 있다.
→ 선지의 논리는 ‘선후관계’
2번 문제의 핵심
→ ⑤ 『대한매일신보』의 발간에 이르러서야 국가의 주권과 결부한 개화 개념이 제기되었다.
→ 『한성순보』와의 ‘이항대립’적 사고 + ‘이후’라는 표현에 따른 ‘순서’
3번 문제의 핵심
→ ‘천두슈’와 ‘장쥔마이’의 공통된 견해
→ (나)의 전체 맥락은 ‘과학적 방법’은 필요하다는 것.
4번 문제의 핵심
→ ② ㉠은 주체 인식의 준거가 서양 근대 문명의 주체라는 인식에, ㉡은 철학이 과학의 방법에 근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 ‘박은식’과 ‘대한 자강회 인사들’의 이항대립적 사고 + 전체 맥락
5번 문제의 핵심
→ ① (가)에서 『한성순보』를 간행한 취지는 서양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 데에 있다는 점에서, <보기>에서 정부가 서양의 생산 기술 도입으로 변화하게 될 마을을 홍보한 취지와 부합하겠군.
→ <보기>와의 일대일대응
→ 필요성에 공감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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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문 좀 까다로웠음
좋은 칼럼 감사해요
만점자의 인정 감사합니다:)
아이 참 어디가서 그런소리 하지 말아요
개로 변하는 건가
개소리 이모티콘 달려다가 참았습니다
이거때문인지 박은식, 대한매일신보처럼 한국사에 꼭 나오던게 안나온 감이 있네요
사실 동아시아사 선택하면 지문 읽는 건 되게 쉽죠ㅎㅎ
개化 가 떠오르냐 (개로 변함?)
開花 가 떠오르냐 (꽃이 핌)
개火 가 떠오르냐 (엄청 화남?)
뭐가 먼저 떠오르는가의 문제라는거임
마지막은 뭔가요ㅋㅋㅋ
이거 그냥 개화마다 네모치면서 읽으니까 답 다 보이던데
기출 분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