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미준 [480998] · MS 2013 · 쪽지

2016-01-06 09:19:07
조회수 571

[갓미준] 수험생이면 잠을 줄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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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필요 없습니다. 잠 줄인다고 공부 효과가 더 오르는 것도 아니고, 잠 더 많이 잔다고 공부 효과가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관건은 '깨어있을 때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입니다.

이상적인 수면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삼당사락, 사당오락같은 말은 옛날에나 쓰이던 '무식한' 소리이지, 절대 올바른 공부법이 아닙니다. 네 시간을 자라, 다섯 시간을 자라는 말은 이상적인 수면 시간을 인위적으로 정해버린 것이나 다름 없는데,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수면 시간을 무시한 채 마치 잠 자는 시간에 정답이 있는 것 처럼 생각하는 것이니 무식한 소리인 겁니다. 졸리면 그냥 자세요. 여덟 시간을 자든, 아홉 시간을 자든 졸리면 자야 합니다. 밥 먹고 졸리면 자야 하구요. (단, 시간 때우려고 억지로 자는 건 자는 게 아닙니다. '졸리면' 자라고 했지, 이 말이 공부에 집중 안하고 멍때리면서 할 게 없을 때 자란 말은 아닙니다. 방금 이 말이 헷갈리신다면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인강을 듣든, 문제를 풀든 뭘 하든간에 졸릴 때 하려고 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수능 공부를 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것'입니다. 그럼 내가 넣을 '지식'이 내 머릿속에 잘 들어가는가를 봐야지, 왜 표면적인 '행위'에 집착을 합니까? 쉽게 얘기하자면, 왜 '공부 그 자체'가 아니라 '공부하는 척'에 그렇게 집착하냐는 겁니다. 잠 적게 자면서 공부 시간 늘린답시고 멍하니 책상에 앉아있는 게 도대체 무슨 소용입니까? 하루에 13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는 그 '표면적인 행위'가 '공부'는 아닙니다. 공부는 제가 방금 말했던 것 처럼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지, 책상 앞에 앉아있는 행위나, 책 펴놓고 책을 '보기만 하는' 그런 행위가 아니라는 겁니다. 본질을 직시하세요. 여러분이 신경써야 할 것은 '내가 깨어있는 시간에 공부를 어떻게 하는가'이지, '내가 얼마나 깨어있으면서, 얼만큼의 시간을 책상 앞에서 책을 바라보거나 강의를 들으며 보내는가'가 아닙니다.

물론 잠을 적게 자도 일상 생활에 안좋은 영향이 없다면 적게 자는 게 여러모로 좋긴 합니다. 근데, 그걸 억지로 줄이려고 하지는 말라는 말씀입니다. 억지로 자는 시간을 줄이면 그 줄어든 시간이 어딘가에서는 보충되기 마련입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이 자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늘어난 피로를 깨어있는 시간에 어떻게든 보충하려고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 보충은 식욕 저하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가장 흔한 형태인 '졸림'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지 그 요인들로 인해 깨어있는 시간동안 여러분의 공부 효율은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잠을 적게 자고 공부 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저효율로 오랜 시간을 공부하겠다는 뜻인데, 음... 왜 굳이 그렇게 하려고 하죠? 그냥 적당한 시간에 고효율로 공부하는 게 낫지 않나요? 하루에 8시간을 잔다고 해도 순수 공부시간으로 10시간은 충분히 뽑을 수 있는데, 깨어있는 시간 중 허투루 보내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해야지 왜 엄한 수면시간을 건드리는 건가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명심하세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공부를 한다는 건 내가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오랫동안 기억한 뒤 실전에서 그 내용을 꺼내 쓰기 위해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이지, 그냥 단순히 문제를 풀고, 책을 보고, 강의를 듣고 하는 '표면적인 행위'가 아니란 말입니다. 문제를 풀어도 '내가 푼 이 문제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고, 이걸 어떻게 내 머릿속에 집어 넣을 것인지, 그리고 실전에서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지, 무의식적으로 푸는 '행위'자체에만 신경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힘만 빠지는 일인 겁니다. 책을 보는 것과 강의를 듣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여러분이 공부의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깨어있을 때 어떻게 공부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지, 어떻게  공부 '시간'을 늘려야 할지에만 신경쓰면 안됩니다.

잠을 줄이는 건
 내가 깨어있는 시간동안은 공부를 잘 하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지금보다 잠을 더 적게 잔다고 해도 그렇게 피곤하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라는 확신이 들 때만 효과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좋은 효과보다 오히려 나쁜 효과가 더 클 수 있는 위험한 시도입니다.

* 글재주가 부족해서 제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ㅠㅠ 혹시라도 중의적으로 해석되지는 않을까 싶어서 따옴표를 엄청 많이 넣었는데, 따옴표 안에 있는 개념들을 한 덩어리로 생각하면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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