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운 사람들
몇 해전 사병들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에서 합헌이 결정되었다
의식주에 필요한 비용을 이미 국고에서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 소식을 듣고 사병들이
'아하! 국가에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최저임금을 받지 않는게 마땅하구나!'
라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순진한 마음에서 그런 말을 한걸까?
그냥 국가가 사정이 안되서 사병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사병들이 이해해줬으면 정말 고맙겠다고,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 한 마디 해주면 되는걸,
왜 사병들의 사기를 더 꺾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다
지난달 세월호 청문회에서였다
학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어떤 관계자가
"어린 학생들이 철이 없어서인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라는 식의 망언을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어휴 학생들도 참.. 말좀 듣지ㅉㅉ"
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긴 할까?
구조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먼저 해야하는것이 아닐까..
지난 수능에서 모 인터넷 강사가 알려준 잘못된 내용이
수능 문제에 그대로 나왔고,
그 강사가 알려준 내용대로 답을 쓰면 바로 틀리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해당 강사는 사과 한 마디 없는것도 모자라
오히려 학생들의 탓으로 몰고 가는 태도를 보여 학생들이 크게 실망하였다
"아 선생님은 맞게 가르쳐주셨는데 내가 잘못 적용했구나!"
라고 학생들이 생각해주길 바란걸까?
처음부터 깔끔하게 사과를 하면 될텐데 왜 일을 더 키우는것인지 모르겠다
이들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정말 어렵나보다
뭔가 그럴듯한 핑계를 찾으면 잘못이 사라지거나 조금이라도 희석될 거라 생각하는걸까?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도, 강산이 바뀌는걸 수 차례 본 어른들도
그 순간에는 단순한 아이가 되는 것 같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 자신 혹은 자신의 잘못이 숨겨지는 줄 아는가보다
물론 이들이 각자의 잘못을 인정하면 난처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다
사병들의 월급을 최저임금까지 맞춰주면 현재 사병월급의 예산의 10배이상으로 늘려야한다
세월호 학생들의 구조과정에서 미흡한 점을 인정하면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큰 비난을 받고 큰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자신이 잘못된 내용을 가르쳐줘서 많은 학생들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더이상 강단에 서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핑계를 대서라도 숨어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이런 사람들의 다급함을 이해해주자
하지만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을 인정했을 때 이정도로 큰 일이 처해지는것이 아닌데도,
사과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
어렸을 때 가정에서나 친구들 관계에서 사과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의 잘못을 알아도 자존심에서든, 익숙하지 않아서든 사과하지 못하는 성격일 수도 있겠다
그래.. 이런 사람들까지도 품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다른 좋은 점들이 많은데 유독 사과에 인색한 사람이라면
옆에서 좀 챙겨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최악인 경우는..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는 사과를 곧 잘 하지만,
나에게 아무런 해를 가하지 못하는 약자 앞에서는 뻔뻔해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가면을 쓴 채 별 문제 없이 살아가다가 약자 앞에서는 본색을 드러낸다
나를 포함해 대부분 사람들도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물론 저런 사람이 나와 별 관계가 없는 스쳐지나가는 사람이라면
그냥 상종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한 상황도 있다
그 사람과 돈이나 권력으로 관계된 경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보통 알바를 하면서 겪는 사례가 많은데,
사장이라던지 자기보다 높은 사람이 실수를 했을 때
그걸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에게 뒤집어씌운다는 이야기는 꽤 자주 볼 수 있다
여기서 반항하면 앞으로 알바를 하면서 더 힘든 상황으로 몰리거나
심지어는 알바를 잘릴 수도 있기에
이런 약점을 이용한 이들의 만행은 지속된다
(얼마전 오르비에도 어떤 학생이 알바를 하며 이런 비슷한 일을 겪어서 고생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려서 무척 안타까웠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허술한 점을 보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또 사과를 하는 것 자체도 가오가 살지 않아서인지..
이들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반 오십년동안 살아오면서 목표가 생겼다
이렇게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선은.. 근묵자흑이라 했다
최소한 나부터 사과에 인색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적은 없는 지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을 했을 때 정중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곤란해질 수 있을만큼
내가 힘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훗날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내 가족이나 친구들 역시 그런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ㄹㅇ
-
성격상 생재수 하는 것보다 떨리는게 없다는게 엄청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고 (사실...
-
1학기 종강하고 들어갈까 고민중인데 이 때도 수능 성적으로 되나요? 아님...
-
잘못햇어요... 7
아니 활동제한은 아니지 심지어 허수도 똑같은말했잖아
-
고대변표 0
내일은 나오겠지...???????????????
-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수 있게된다
-
KBS 성탄 특선 스즈메의 문단속 방영 취소됐네... 10
아... KBS에서 특선 만화로 일본 극장 만화영화를 방영하는 것은 1998년 추석...
-
연대 기공 0
연대 학추 기계공 3차 추합하신분 있으실까요? 혹시 예비번호나 연대식 환산점 알 수 있을까요..ㅠ
-
드셔보신분? 어떤가요? 오늘 처음먹어봤는데 배채우기에는 괜찮던데.. 대구임
-
안녕하세요 2
네
-
올해 과탐 100 97로 서성한 안정에서 변표 뜨고 중대 가게 생겨서 중대 이과에서...
-
화학 지구하다가 개같이 3 4 맞고 이번에 재수하면서 사탐런 결정했는데요.. 이번에...
-
뭔가 시원섭섭하구만 그래도 올해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기분은 좋네 25년에도...
-
정시로 14명 뽑는 과고 진학사 적정표본이 35명인가 33명인데 23명 밖에 안차서...
-
내년 목표 2
자취
-
나만 멍청하게 전재산 현금이지
-
근데 진짜 너무 높다
-
현금이 적네요 4
부동산. 올인이라 현물이 없어요 덕코 입금 점.
-
3학년 되고 수시로는 인서울 못하겠다 싶어서 정시러로 틀었습니다 당시 동국대...
-
둘 다 정신병 걸릴거같은데 전자는 오징어게임 나태지옥 느낌이라면 후자는 5억년버튼...
-
어그로 ㅈㅅ 정법러들 최여름 N제 괜찮나요?? 이번에 대성 패스 끊어서 정법 최여름...
-
사람이 좀 센치해짐 ㅠ
-
https://orbi.kr/00070762469/ 행운의 주인공이 당신일지도
-
육군 최상위 보직은 힘들고 여기라도쓸텐데 나쁘지않나요?
-
주변에 한의사가 없어서 잘 모르겠네여 나중에 한의사 위상이 폭락해서 서울대 경영...
-
쳐야할거같은데 우울하구나
-
의까분들 0
제발 제대로 알아보고 다른 직업 하방이니 파업이니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
작년에 몇백개 듣고 머리 터져서 토할뻔
-
일단 나부터
-
재수생 커리 9
국어 -이감 1년패키지 사서 잘 풀기 언매 전형태 언매 풀커리 + 이감상상바탕...
-
오르비 게시글 돌다보면 사탐런하거나 사탐 다른 과목으로 바꿀때 동사가 상당히 많이...
-
메리크리스마스 0
이브
-
화면이랑 거의 똑같음 실제로 보면 좀 더 아우라?가 있는 느낌 얼굴이 좀 더...
-
다 같이 초성게임 하자 14
초성은 ㅇㅇ임 고고
-
내 마음 속의 certified된 사람들에게 멜크 메세지를 보내버렷지 멜크 ~
-
메가패스 대성패스 있는데 최인호 선생님 괜찮아 보여서요! 논술은 따로 유명한 인강...
-
이거 안될까요ㅠ 2
20명 뽑고 24등 뒤에서 2등,, 붙을 확률 얼마나 될까요 ㅠㅠ 꼭 가고싶은데...
-
본인의 선택은?
-
Last Christmas는 Wham!입니다
-
어카지..
-
풀다가 좀 막히는데 수분감 다시한번 복습해야하나?
-
으아 헬린이…힘들어요
-
국어 공부 2
아니 그래서 국어를 어케하라는거야 기출분석 기출분석 그러는데 그게 뭐...
-
공통도 실전개냠부터 하긴 애매해서 이거 하여는데 어떤가요
-
본인 인기남임 5
근데 대상이 동성과 위로 20살 이상 차이나는 이성뿐,,,,
-
짐이 넘 무거웠나봐
-
예비고3이고 고1 고2 국어는 높은 1 나옵니다. 강기분 구매했는데 볼륨이 너무 큰...
-
노트북 0
IT계열 노트북 너무 비싸지 않은 걸로 추천해주세요.. 그램은 어떤가요? 최신 거...
사과한다는건... 그런 용기가 나온다는건... 존경받아 마땅할 일입니다 사과한다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것같아요...
쯔위 사태를 보면서 느낀 건데 비단 속도뿐만 아니라 그 내용, 접근 방식도 중요한 것 같네요
2z0??
볻
유키 지켜주고 있나요
??
유키가 절지켜야죠ㅋㅋ
추천글로
공감합니다.
좋은말씀입니다
사과는 사태무마가 아닌 공감인데 공감이 안되서 그런가보군요.
공부해서 달은 직함에 인성을 바라는건 무리인가요.
근래 들어 본 글중에 가장 의미있는 글이네요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누구나 반성해야 될 필요가 있을거같네요
저도 많이 찔렸고요
적절한 예인진 모르겠지만, 일본가면 정말 살짝만 스쳐도 스미마셍 스미마셍..
하지만 일본 내각은...?
국화와칼
오랜만입니다 칸타타님 모의고사 도움 정말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깊은생각 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사과 안하면 앵간해선 감춰지는게 현실인걸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입니다 칸타타님. 히든카이스 정말 잘풀었습니다 ㅠㅠ 인생의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살겠습니다.
저도 히든카이스 정말 잘풀었습니다
삽자루쌤 파이널 교재였던가요 아마?
진짜 저는 수학없었으면
최저조차 못맞추고 재수할뻔 했어요ㅠㅜ
좋은 실모 만들어 주셔서 너무감사해요!
삽자루 파이널은 일ㄱ필...아닙니다
삽쌤이 ㅇㄱㅍ...말고도 히든카이스도 풀여주셨어요ㅋㅋ
N제 언제 나오는지... ?
진짜 글 잘쓰신다.....평소에 스쳐지나가면서 잠깐잠깐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평소 친구들과 지내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말 군더더기도거의 없이 가독성 좋게 쉽게 풀어쓰신거 같아요.....정말 글 잘읽었습니다!!!!!저는 평소에 사과를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글을 계기로 제 자신에 대해서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께요.....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