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이한 나의 삼반수 후기(인증포함재업)
재수를 망쳤다.
현역 때와 똑같이 국어 시험이 시작하자마자 멘탈이 흔들리더니 이네 곧 무너져 하루 종일 속으로 '망했구나 망했어'만 외치다가 터덜터덜 시험장을 빠져 나왔다.
재수를 하면서는 수능 성적에 대한 기대가 컸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올1등급,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주변에서 나를 대단하게 보는듯한 시선을 은근히 즐겼을지도 모르겠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시에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의대를 쓰고 '수시로 안되면 정시로 가지 뭐'라는 생각을 했으니 스스로 자만해있었음은 확실하다.
결국 그 자만심이 나에게 독이 되어 나는 9월 이후로 나태하게 보냈다. 재수 수능이 끝나고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다가 결국 나의 문제임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일단 대학은 간다는 생각으로 점수에 맞춰 서울에 있는 모 공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하였다. 그러나 나는 애초부터 반수를 염두 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 활동은 아무것도 참가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다가, 원하지 않는 대학에 억지로 다닌다는 게 시간낭비 돈 낭비 인 것 같아서 자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3월 마지막 날 자퇴서를 제출하고 다시 수험생이 되었다.
나는 노원에 있는 m학원 재수종합반에 다녔었다. 재수종합반에서의 생활은 솔직히 정말 힘들었다. 물론 나보다 더 힘들게 열심히 다니던 친구들도 있겠지만 고등학교 3년내내 자습만했던 나에게 갑자기 많은 수업을 듣는다는 것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삼반수는 독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노원에서 독학재수학원에 등록하고 공부하려고 보니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게3번째라 너무 지겨울 것이 뻔해서 오후 7시 까지만 스스로 공부하고 7시 이후로는 과외나 학원 조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나는 전에 알고 있던 후배가 재수를 한다길래 그 친구 수학 과외를 해주면서 동시에 다른 독학재수학원 수학조교를 했다.
가르치면서 얻는 효과는 꽤 컸다. 재수생 친구는 영어와 수학 과외를 해줬는데, 영어 과외를 할 때 대략은 알겠는데 이것들을 정확히 해석하자니 말이 잘 안 나왔었다. 그걸 보완하려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ebs 연계교재는 지문 첫 문장만 봐도 말이 술술술 나왔다. 이런 식으로 과외를 해주다 보니 어느새 나는 과외를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더 성장해 있었고, 그 전에 내가 혼자 공부할 때의 문제점들을 많이 찾아 낼 수 있었다.
결국 나는 이번 수능에서 나름 성공했다. 원하던 치과대학에도 진학했다. 내가 세 번째 도전 마저 실패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 스타일에 맞게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내가 다녔던 학원에서 나를 이해해주고 스케쥴을 조정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독학재수를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다른 애들도 다 종합학원에 등록하니까'하고 아무 생각 없이 종합학원에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쯤은 자신의 공부 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합격 통지서 첨부하려고 모바일로 수정했더니 글이 이상하게 변해서 다시 올립니다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 이게 국장인가 ㅋㅋㅋㅋ
-
잘래 14
잘자!!
-
대 승 리
-
살거다사고 할거다하공 그럴려면 코인 주식을 해야겠지?
-
국어 새기분 문학 1강 자이 독서 day 14 자이 화작 1세트 수학 뉴런 수2 띰...
-
쌤...?
-
수능 개잘보고 1
수능 담날부터 개같이 놀고싶다 못보면 나가뒤질거야
-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는게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알리나 봅니다. 제법...
-
피식대학... 4
맛 없으면 없다고 할 수 있긴 한데.. 확실히 핀트는 무례하다 인 듯 괜히 개그치려다..
-
정부 입장에서는 퇴학시키고 신입생 뽑으면 되는 거 아님..? 어차피 강경하게...
-
ㅇㅈ 해주세요 15
예쁜 여붕이들만 남자는 하지마라
-
이휴
-
ㄹㅇ ㅋㅋ 선차단하는적없음
-
. 0
-
인생망했캬 수면패턴어쩔.. 고고혓
-
국어 1
5모 이후로 계속 유기하는데 지금부터라도 해야겠다 6모 때 5등급 뜰까 무섭네
-
나도 ㄹㅇ 딱 한명함
-
작년 6모 6 9모 5 수능 5 작년엔 국어공부 1도 안했고 재수 시작하고 나서 본...
-
영양 비하발언...
-
ㅠㅠ 옯붕이 슬프다
-
국어 공부량을 조금 줄이니 확실히 수학 공부할 시간이 많아졌다. 국, 영, 사탐을...
-
공부안하고 하루 통으로 쉬면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이 다 들어서 그냥 가서 공부하는게 마음이 편해진
-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
에서 4등급을 맡아버린 나 나같은 노베들 조금이라도 시행착오 덜 겪으라고 글 썼는데...
-
공부하는거 너무 힘들어서 하기 싫은데 막상 또 학교에서나 부모님한테나 공부 개잘하는...
-
이미지써라 6
굿
-
어디껀지 궁금하다 손민수 마랴운데
-
오...
-
눈에 뵈는게 없다랄까 불안정해..
-
돈을 털어 약을 훔쳐 너를 죽여 여자 태워 총을 장전 약을 빨어 탈세 신고 눈을 감어
-
이 글에 댓글 안달음
-
박근혜 최대업적 6
"영어 절대평가화"
-
낙지에서나보다국수탐성적낮은데나보다등수높은새끼들볼때마다현타존나 이거레알임
-
항공대갈까 2
파일럿이 되는거야
-
영어가 병신이면 12
국수탐평백 87 찍어봤자 건동홍중 국수반영비 3525 4025 이런곳도 못갑니다...
-
물갈이 안하니까 좀 그렇네
-
육군 수송운용(운전병) 개인시간 많이 확보되나요?
-
서울대 음대 3
일반 사람들한텐 인식 어떤가요…? 하도 음대 까이는걸 많이봐서 진짜 일반인 생각이 궁금하네용..
-
학교 못가겠네 3
군대도 안 받아주고.. 그냥 6개월 편의점 알바나 잡을까
-
분명 보름전까진 이렇게까지 나락가진 않았는데.. 오후에 한번 이미지 전환 시도를
-
고2때 현강도 들었었는데 캬
-
지구가 점수 오락가락하는게 고쳐지질 않아서 생명으로 옮기려하는데 생1 1등급 받기...
-
??
-
영어공부 ㅈㄴ 해야해
-
90 90 92 사이에 통곡의 벽이 있다네요
-
오늘도 4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이만 공부하러가보겠습니드으아아ㅇ아아ㅏ아악
-
아는 사람 댓글 좀..
-
첨부엉첨부엉~
-
클렌징 밤하고 팩하기 귀찮긴 한데 나쁘지 않은 듯
수고 했어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치과의사 되세요~
축하드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재수로 대학가서 3월에 자퇴... 그리고 과외 경험... 마지막 조언까지....
저랑 과정이 비슷하셔서 많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대학 생활 멋있게 하시고 좋은 의사 되시길 응원합니다!!
멋있어요!!
강대 가는거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