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 학원 노원점에는 히든 멘토가 있습니다
미리 말해서, 제목은 과장법입니다. (당당)
제가 원래 이번 학기는 무휴학으로 반수하며 마치려고 했었는데, 학점이 21학점(7과목 듣는 것)이라(...) 걍 독학재수를 하기로 회심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혼자' 하면 '망한다'는 걸 오래 전 재수할 때 깨달았기에, 독학재수용 학원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이번에 오픈하는 오르비 학원 노원점입니다.
대학 와서 이것저것 많이 공부해봤지만, 국수영탐에서 제가 여러분 대부분보다 압도적이라고 단언할 만한 건 난해한 지문 잘 읽는 특수한 독해력이나 윤리 과목 밖에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전 비트겐슈타인이든 니체든 아리스토텔레스든 어느 정도는 읽고 이해할 수 있게끔 철학적인 훈련을 해논 상태거든요. 그거 외엔 노베이스(?).
그런데, 제가 그 동안 썼던 두어 편의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제 전공이 인지과학/심리학이에요. 그 중에서도 그나마 논문/서적을 많이 탐구해본 분야가 다름 아닌 '학습'(교육).
별 거 없지만 재밌는 것 하나 말씀드리자면, 전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이 글이 대상 독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지될 것인지를 다 '계산'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전 지금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거랄까요.
가령 이런 거예요. 이 글(본문)이 현재 흐르고 있는 맥락과는 관계없이, 여러분은 이미 '서양철학사=히든 멘토'라는 '선입견'에 지배당하고 계세요. 정말 주의 깊게 이 글을 분석하듯 읽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그렇게 인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본문의 중심 내용은 '반수 -> 독학재수학원 -> 철학 훈련된 상태 -> 전공이 심리학'으로 전개되고 있을 뿐인데, 이미 여러분의 심상에는 '오르비 노원점 히든멘토'라는 하나의 캐릭터가 세워져서 서양철학사라는 '사람'은 그 '캐릭터'에 잠식당하고 있는 거죠.
이것을 학자들은 뭐라고 부르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이해하기 쉽게 말을 붙이자면, 말하자면 '인간은 서사(=꾸며진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타인을 본다'는 거예요. 즉, 인간은 세상과 타인을 이해할 때 이야기를 짓고, 그것이 허구적임에도 그 허구적인 틀(=이야기)에 맞춰서 나의 바깥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공상소설가'인 셈이죠.
'히든 멘토'라는 캐릭터도 그래요. 그게 한 번 선입견으로 주어지고 나면 그게 실제 사람의 있는 그대로가 아니고 선입견에 의해 가공된 '말 그대로 캐릭터'에 불과한데도, 여러분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게 제 글을 주욱 읽어나가면서 '히든 멘토'의 증거를 찾으려고 했을 거예요. '히든 멘토'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과장된 레토릭, 또는 이목을 끄는 도구적 메타포에 지나지 않았는데도요.
이런 '선입견'과 같은 심리적 현상을 저는 이미 지식적으로 알고 있죠. 그래서 여러분과 소통할 때 그런 심리적 현상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도 있어요. 이게 아까 말한 '심리전'이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계산을 한다는' 이유예요.
말이 좀 길어졌네요. 제가 본래 말하려던 건 제가 "닥터 프로스트"라는 게 아니라ㅡ
제가 심리학에 있어서는 어지간한 또래 대학생보단 잡학다식하다고 자신할 수 있단 얘기예요.
또 돌아가서, 제 주요 관심 분야가 '학습'이잖아요?
그래서, 전 과학적 이론 및 증거에 의해 지지받는 효율적 학습 도구들을 어느 정도나마 알고 있어요. 그게 단순한 공부법이든, 공부라는 행동을 보다 잘 통제하는 시간 운용 방법/자기 점검 방법이든, 하다 못해 '무휴학 반수를 할까 말까'하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 방법이든 간에 말이죠.
물론 완벽하게(=빈틈없이)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제가 갖춘 이런 '도구'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뜬금없지만, 이 말을 좀 하고 이어나갈게요.
과외를 구해야 하는데, 구하지 못했어요. 안 구해지더라구요. 여러 요인도 있겠지만, 그 중 하나인 학벌이 현재로선 역시 미달이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과외를 가르치는 대신, 그것이 지금으로썬 불가능하다면, '히든 멘토'를 하고 싶단 희망이 들었어요.
물론 엄격히 말해 '멘토'가 아니죠. '자발적 도우미'일 뿐이죠. 또는, 의대로 치면, 의료봉사 나간 인턴 쯤?
그치만 뭐 어때요.
물론 제가 '진짜' 멘토 분들처럼 결정적인 도움은 못 되겠지요. 그래도 같은 독학재수생으로서 다른 독학재수생에게 스스로만이 가진 걸 잘 활용해서 무언가 조금이라도 보탬을 줘보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그런 주제에서, 제가 노원점에 가면, 저를 알아보신다면(음?) 학습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이나 아니면 시간 잘 쓰는 법 같은 거, 얼마든지 물어봐주세요. 성심성의껏 도와드릴게요.
전 여러분을 제 경쟁자라고 보지 않아요.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경쟁자라고 의식하는 거, 전 싫어해요. 결과로 경쟁할 수는 있겠죠. 노력, 불평등한 조건이 최소화된 노력으로는 경쟁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인간'(=인격)끼리는 서로 경쟁자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노원점에서들 봬요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왜 국회의원을 들여보낸거지
-
레전드방송
-
우원식 한동훈 체포하라 ㄷㄷ
-
애초에 저번 대선도 이재명이 압승할 거 어거지로 이긴 4
건데 진지하게 우파 정치인들 상대로 사회적 대학살을 벌여도 안 이상할 듯
-
아까 퓰리처상 받으려고 카메라들고 용산간다는분 어디감 0
가다가 중간에 돌아왔겠노 ㅋㅋㅋ
-
내정신좀봐
-
수능 공부를 해서 앞서나간다
-
9수
-
휙휙바뀌는거보면 신기하긴하네
-
최면어플은 존재함 그거말고는 설명이 안됨 걍
-
가비지이닝 전문 투수 ㅅㅂ 무야홍이 엊그제 같은데
-
좀 알려줘
-
자버리면 뭔가 뭔일 일어날 것 같아서 못 자겠음 입장 대체 언제... 나오는지
-
지금도 간보나
-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간 이도저도 못하고 탄핵될게 뻔하고 그러면 국민의힘 당...
-
먼가먼가 느낌이
-
자기 정치적으로 손발 다잘린건 지가 처신을 잘못해서라고 쳐도 정부에서 뭐만 할라하면...
-
그냥 총선때부터 쥐죽은듯이 있고 조용히 임기나 마치지 씨발년아
-
아무리 그래도 설법에 검찰총장까지 해먹은 양반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일을...
-
투표 하나에 에 어 그 제 식견이 짧았습니다. 해제하겠습니다. 이럴까 됐고...
-
9수평균 3
9평ㅋㅋ
-
이길 수 없는 게임이지만 누군가 나와야 하기에 나오는 것
-
때는 2024년 12월 4일 어느때처럼 아주 여유로운 밤이었어. 고등학교 2학년...
-
대령시절
-
탄핵 두번이면 0
사실상 국제사회에서도 좋게 보지않을건데 애초에 박근혜때 탄핵을 쓴게 진짜 뼈 아프네...
-
바지를 내리는거임? 진짜 이 가사에 무슨 뜻이 있을까
-
이대로 끝이겠지만...
-
석열이형 ㅅ발아 0
님땜에 3시간동안 기말 공부도 못하고 유튜브랑 디시만 주구장창 봤잖아요 내 학점 책임져라
-
ㅅㅂ 이대로 끝이면 지능 문제 아닌가
-
진짜 이딴게 국가원수? 10
하...
-
각성한 한동훈의 세계선이 이기는 거였는데 이러면 이재명 거의 확정 아닌가요??
-
뭐가 더 있는 게 아니라 진짜 아무 생각이 없는 거임
-
계엄선포하고 술먹고 자러감?
-
이쯤되면... 0
<--- 이 새끼 깜빵 보내지말고 명예 민주당원 시켜줘야되는 거 아님? 박근혜보다...
-
조마조마햇다 이녀석아..
-
근들갑 떠는 스토리 올리는 거 보면 진짜 계엄 지지하고 싶어지네 이런 애들이랑 같은 한표 ㅋㅋㅋ
-
석열아 햄이 컨닝페이퍼 던져줬다ㅋㅋ
-
나는 이제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이재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0
그리고 해외대학원 가서 탈조선이나 해야지
-
불안한데 14
설마 이럴거라고 예상을 못했을 리가 아무리 그래도 설법 사시 출신 검찰총장이였는데
-
뭐 계엄을 이렇게 해
-
헌재에서 계엄의 정당한 사유가 있었냐가 쟁점이될듯
-
단타 낭낭하다 1
슛ㅋㅋ
-
현재의 법체계는 3·1운동, 6.25. 4.19, 5.18, 6월 민주항쟁을 거쳐...
-
얼마나 받나요? 여기서 끝내도 어차피 처벌 심하면 에라 모르겠다로 막 갈수도 있을거같은데
-
흠 8
-
farewell
-
인스타 계정들 카드뉴스에 릴스까지 만들어 올리는 속도가 걍 미쳤음ㅋㅋㅋㅋㅋㅋ
3줄 이상 읽질 않아서 그 캐릭터에 잠식되질 않았습니다.
역시 심리학으로도 밝히지 못하는 인간의 신비
이 댓글의 의도는 1) '하핳 심리학도 예측 못 하는 게 있지롱!'인가요, (2) '네가 긴 글을 썼다는 사실이 나는 마음에 안 든다.'인가요? (1)이면 저도 같이 하하 웃겠지만, (2)이면 왜 굳이 그런 불호의 감정을 바깥으로 표현해내야 하셨는지를 여쭙고 싶어요. (1)인지 (2)인지 판별이 불가능하게 댓글을 쓰신 것도 있지만 어쨌든, 그 '긴 글'을 쓴 사람도 감정이란 게 있지 않을까요?
1번인데...
사실 읽고 쓴 거에요 ㅠㅠ
노여워마시길..
솔직하게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열공하시길 :)
저도 노원점가요..!!! 반갑습니당 그런데 어떻게알아보죠?ㅋㅋ
등 뒤에 '서양철학사'라고 쓴 종이 붙이고 다닐게요 :)
읽을때 언급한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하네요 ㅎㄷㄷ 합니다
ㅎ.ㅎ 인간의 신비는 심리학 손 안에 있죠!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뵙고 싶지만 거기 갈 일이 없어서...
ㅎㅎ 말씀만으로도!
쪽지확인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