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연속
안녕?? ㅎㅎ 너는 여기 오르비에 계정도 없고 이 사이트가 어디인지도 모를테지만
글하나 적어볼게..
언젠가 집에 가려고 탄 버스에서 흘러 나오는 라디오에서 들은 말이 있어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다'
맨 처음 그말을 들었을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제와서 그 말이 어떤 말인지 알 것 같아.
다니던 대학에서 다른 대학을 꿈꾸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간 집 앞 독서실에서 너를 만났어..
등록하러 오셨어요 ??
네..
여기 열람증에 이름 전화번호 적어주시면 되요
네
그때 무심코 봤던 카운터 컴퓨터에서 네 이름을 우연히 봤어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는데 이름을 보니 바로 기억나더라
그때 말을 하려면 고등학교 때로 거슬러 가야하는데
고딩때 학교 도서관에서 몇번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이쁘다고 생각했어 ㅎㅎ ..
또 학교 축제에서 MC 봤을때도
즉흥 랩배틀이라고 올라왔을때도
당황하면서도 꿋꿋이 진행하려 했던게
귀여우면서도 좋더라 ㅋㅋ..
때는 나도 이름만 너가 진행한 축제때 이름만 알고 있었지
제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었어
물론 넌 날 알았지도 못했었겠지만 ㅋㅋ..
그후 독서실을 다니면서 아는 척 하고 싶었기도 했지만
어떤 말을 하겠어 ㅋㅋ
혹시 OO고등학교 나오셨어요?
저도 거기 나왔는데
안녕하세요 ㅎㅎ
뭔가 공부하러 온 독서실에서 헛수작이나 부릴려고 하는걸로 보이겠지 ㅋㅋ
뭐 사실 지금 내 모습이 너에게 너무나 부족해서 다가가지 못했던 것도 있었어..
근데 어느날 앉아서 공부하고 있을때 그 벽을 허물어 주는건 너였더라?
초콜릿을 주면서
"저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
공부 열심히 하시네요 ㅎㅎ..
그때 나는 순간 당황하기도 했고 뭐라 대화를 이어갈 용기도 없어서
아 네.. 감사합니다
라고 바보같이 대충 받고 다시 억지로 책으로 눈을 돌렸어
사실 그때 집에 돌아오면서 얼마나 후회했었는지 몰라
뭐라고 말이나 좀 해볼걸 하면서 ㅋㅋ
그렇게 또 몇일이 지나고
어느날 아침
저.. 책상 밑에 콘센트좀 써도 될까요??
네 .. 쓰세요
네
저 근데.. 식사는 하셨어요?
아뇨.. 바로 와서 못했네요 ㅋㅋ..
아 그럼 이거 좀 드실래요?
유부초밥인데 ㅎㅎ..
네 감사합니다
하고
하나 먹었을때 정말 맛있더라
또 너는 대화로 그벽을 무너트려줬어
저.. 수능공부하시죠??
네 수능 다시볼려고 공부하고 있어요
이번에 6평 어려웠대요
네 국어가 그렇게 어렵더라구요 ;; 지문길이가 ㅎㄷㄷ;
아! 그런데 고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저 OO고등학교 나왔어요
OO고등학교요?
저도 OO고등학교 나왔는데
몇살이세요??
20살이에요
아 그럼 저 학교 축제에서 MC 본적 있엇는데 ㅎㅎ
아 본 것 같아요 ㅋㅋ
그때 어땟어요?? 그런거 처음해봐서 ㅜㅜ 다 이상했다고 그러네요
아 .. 아니에요 전 재밌게 봤는데 ㅋㅋ;
진짜요?
네
등등 얼마간의 대화를 끝내고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지..
그 이후로도 계속 공부를 하면서도
복도 테이블에서 아무도 없을때 과자도 주고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두려웠어
아 그냥 독서실 심심한데 말동무?? 정도로 생각하고있는데
나만 좋아하는 감정 가지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수능을 보면서 늘어난 몸무게와 헝클어진 몰골에
너의 눈부신 모습을 대조해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
하.. 너가 이 사이트를 모를게 거의 확실해서 이글 적어본다 ㅜㅜ
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수능 동안 집중해서 공부해보려고 해
수능이 끝난 후에
너의 반응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이라도 용기를 내서 고백 하고싶다 .. ㅎㅎ
너도 지금 공부하고 있는 학사시험 잘치고
둘다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으면 해
나의 우연은 너를 다시 만난 일인 것 같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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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쪽이 먼저 그러는거면 일단 죽창부터 갈아야...
므흣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