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의정상 [559418] · MS 2015 · 쪽지

2016-07-05 21:56:56
조회수 236

우연의 연속

게시글 주소: https://profile.orbi.kr/0008703657

안녕?? ㅎㅎ 너는 여기 오르비에 계정도 없고 이 사이트가 어디인지도 모를테지만

글하나 적어볼게..

언젠가 집에 가려고 탄 버스에서 흘러 나오는 라디오에서 들은 말이 있어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다'

맨 처음 그말을 들었을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제와서 그 말이 어떤 말인지 알 것 같아.

다니던 대학에서 다른 대학을 꿈꾸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간 집 앞 독서실에서 너를 만났어..

등록하러 오셨어요 ??

네..

여기 열람증에 이름 전화번호 적어주시면 되요



그때 무심코 봤던 카운터 컴퓨터에서 네 이름을 우연히 봤어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는데 이름을 보니 바로 기억나더라

그때 말을 하려면 고등학교 때로 거슬러 가야하는데

고딩때 학교 도서관에서 몇번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이쁘다고 생각했어 ㅎㅎ ..

또 학교 축제에서 MC 봤을때도
 즉흥 랩배틀이라고 올라왔을때도

당황하면서도 꿋꿋이 진행하려 했던게

 귀여우면서도 좋더라 ㅋㅋ..

때는 나도 이름만 너가 진행한 축제때 이름만 알고 있었지

제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었어

물론 넌 날 알았지도 못했었겠지만 ㅋㅋ..

그후 독서실을 다니면서 아는 척 하고 싶었기도 했지만

어떤 말을 하겠어 ㅋㅋ

혹시 OO고등학교 나오셨어요?

저도 거기 나왔는데

안녕하세요 ㅎㅎ

뭔가 공부하러 온 독서실에서 헛수작이나 부릴려고 하는걸로 보이겠지 ㅋㅋ

뭐 사실 지금 내 모습이 너에게 너무나 부족해서 다가가지 못했던 것도 있었어..


근데 어느날 앉아서 공부하고 있을때 그 벽을 허물어 주는건 너였더라?

초콜릿을 주면서

"저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

공부 열심히 하시네요 ㅎㅎ..

그때 나는 순간 당황하기도 했고 뭐라 대화를 이어갈 용기도 없어서

아 네.. 감사합니다

라고 바보같이 대충 받고 다시 억지로 책으로 눈을 돌렸어

사실 그때 집에 돌아오면서 얼마나 후회했었는지 몰라

뭐라고 말이나 좀 해볼걸 하면서 ㅋㅋ

그렇게 또 몇일이 지나고

어느날 아침

저.. 책상 밑에 콘센트좀 써도 될까요??

네 .. 쓰세요



저 근데.. 식사는 하셨어요?

아뇨.. 바로 와서 못했네요 ㅋㅋ..

아 그럼 이거 좀 드실래요?

유부초밥인데 ㅎㅎ..

네 감사합니다

하고

하나 먹었을때 정말 맛있더라

또 너는 대화로 그벽을 무너트려줬어

저.. 수능공부하시죠??

네 수능 다시볼려고 공부하고 있어요

이번에 6평 어려웠대요

네 국어가 그렇게 어렵더라구요 ;; 지문길이가 ㅎㄷㄷ;

아! 그런데 고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저  OO고등학교 나왔어요

OO고등학교요?

저도  OO고등학교 나왔는데

몇살이세요??

20살이에요

아 그럼 저 학교 축제에서  MC 본적 있엇는데  ㅎㅎ

아 본 것 같아요 ㅋㅋ

그때 어땟어요??  그런거 처음해봐서 ㅜㅜ 다 이상했다고 그러네요

아 .. 아니에요 전 재밌게 봤는데 ㅋㅋ;

진짜요?



등등 얼마간의 대화를 끝내고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지..

그 이후로도 계속 공부를 하면서도

복도 테이블에서 아무도 없을때 과자도 주고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두려웠어

아 그냥 독서실 심심한데 말동무?? 정도로 생각하고있는데

나만 좋아하는 감정 가지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수능을 보면서 늘어난 몸무게와 헝클어진 몰골에


너의 눈부신 모습을 대조해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

하.. 너가 이 사이트를 모를게 거의 확실해서 이글 적어본다 ㅜㅜ

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수능 동안 집중해서 공부해보려고 해

수능이 끝난 후에

너의 반응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이라도 용기를 내서 고백 하고싶다 .. ㅎㅎ

너도 지금 공부하고 있는 학사시험 잘치고

둘다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으면 해

나의 우연은 너를 다시 만난 일인 것 같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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