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베이스가 한달만에 연대간 수기.txt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긴 했지만 집안 형편상 대학 진학은 너무 힘든 일이었고
몸이 약해 항상 잔병 치례가 심했던 난.. 일찍..대학 진학을 포기해 버렸다.
약한 몸보다는 주위 환경과, 더 정확히는 나의 나약한 정신때문에 난 포기했었다.
중학교때 성적이 안 좋았다.
당연히 상고 진학을 생각하던 중3 담임은 내게 인문계 원서를 써 줄 생각도 안하고 있었지만
인문계에 들어갔고.. 열심히 공부하리라.. 다짐했다. 하면 되는거구나..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때이기도 했다. 희망에 가득차서 시작된 고1생활...
참 우습게도 그때부터 집안이 더 기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이 흘러가서 그 해 수능도 보지 않은 채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모두의 바램과 기대? 대로.. 난 대학에 안 갔고.. 또 갈 성적도 못 되었고..
옷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이란 ! 것? ?했다.
큰 만족도 불만족도 없는 하루 하루..
큰 꿈도 없이 큰 고통도 없이..
나아지지 않는 집안 형편도..
체념한지 오래 되서 별 괴로움도 없었다.
단지 내가 조금이라도 벌어서 보탤 수도 있고 내 차비를 손벌리지 않는게 기뻤다.
내 통장으로 돈은 모아지지 않았다.
내가 아껴써도..집안 빚갚는데 매달 일정액이 나가고 있었고..내겐 다른 꿈이 없었다.
남자가 생겼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나.. 관내 식당에서 우동을 먹을 때나..
항상 내 앞에..혹은 내뒤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 사람이 옷을 사러 왔다. 어떻게 이 쪽으로 온 걸까?
우리가 자주 만나지 않았냐고.. 아는 척을 했다.
그리고.. 몇달 뒤에 우린 사귀고 있었다.
그는 대학 졸업반이었고.. 연세대 경영학과에. 집안도 좋은..그런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나와는 격이 다른 사람이었지만..
아직 난 이것 저것 따져가며 결혼을 생각할 나이는 아니었고..
처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였기에..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내 처지를 안타까워하던 오빠가 조심스럽게 이제라도 대학에 가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지금까지 과외해서 모은 돈으로 너 하나 충분히 공부 시킬 수 있다고..
이제 졸업하고 취직하면 더 많이 도와줄 수 있을거라고 했다.
미안하고.. 고맙고..또 고마웠다. 죽을 힘을 다해서라도 공부해 보리라...
대학가서 갚겠다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후에 난 오빠의 어머니와 누나로 부터 카페에서 빰을 맞아야만 했다...
형편없는 집안에 배운 것도 없는 막되먹은 년이..
반반한 얼굴로 순진한 자기 아들을.. 망쳐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때가 수능 원서 접수를 끝내고 두달 정도 남아 있을 무렵이었다.
오빠의 권유로 직장 그만 둔지 한달째 되었을 때
모의고사를 처음으로 본 다음날이었다. 오빠와는 연락을 끊었다.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왔다.250..
아버지는 내게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한달간의 독서실값
고등학교 졸업 후에.. 처음으로 ..
아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돈을 아버지에게서 받아 보았다.
그리고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꼬박 독서실에 있었다.
한번 들어가서는 결코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점심은 빵으로 떼우곤 했다.
저녁은 집에 와서 간단히 해결했고..그 뒤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다.
새벽 4시 기상..우선순위 영단어 테입 들으면서 암기.
수학 공부- 학원에 가서 수학 수업듣기
지도원을 하며 삼수를 하던 친구가 내게 그 자리를 양보해서 돈 안내고 수업을 들을 수가 있었다.
독서실로 직행- 언어 독해 공부- 다시 수학 공부- 사탐 공부- 영어 독해
과탐공부-집에 와서 다시 수학- 영어....
한달간 의외로 많은 일들을 할 수가 있었다.
공통 수학은 개념원리와 학원 교재로 정리를 했고 수1은 교과서와 학원 수업으로 공부했다.
마지막 파이널 수학은 7일 앞두고 미친듯이 풀었고, 사탐은 이비에스로 정리했는데..
강의를 들은게 시험때까지 계속 남아 생각이 났다.
교육방송 듣고.. 다른 통합 사탐 문제집 풀고 나중엔 기출 문제를 풀고 갔다.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반복해서읽었다.
시간이 없었지만 그래도 교과서를 이해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테니까..
문학은 여러 문학 문제집을 풀면서 고전같은 경우는 옛날에..
고1때 희망에 들떠 사 두었던 한샘 자습서를 통째로 외워버렸다.
고전 시조는 하루만에 30분 걸려서 읽어보고..
그런 식으로 반복하니까 고전에선 하나도 틀리는게 없었다.
시도 마찬가지.. 독해는 기출 문제가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외국어는 독해집을 통째로 외우면서..
나름대로 요령을 익히고 우선순위 영단어 테입 들으면서 거기 나온 단어를 다 외웠다.
듣기는 능률에서나온 듣기 책을 하나 사서 한달간 매일 세번씩 들었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수능때는 다 귀에 들어왔다.^^
과탐은 기본 개념을 익히면서 삼수하던 친구한테 과탐 강의 테이프를 빌려서 들었다.
불어는 교과서와 자습서를 보며 기출 문제집을 사서 공부했다.
모든 과목에서 기출 문제집을 다 풀어보고 ...수능 5일 전..
문제가 많이 틀려도 포기하지 말자..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는게 중요하니....
5일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매일 6점씩 올린다는 다짐을 하면서..
오전에 2점..오후에 2점.. 저녁부터 밤까지 2점.. 그리고 노력했다.
시험날..아침 난 기도를 드렸고.. 시험이 끝나고..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쏱아졌다.. 최선을 다했다.
지난 30여일..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위해 그토록 내 모든 걸 다 바쳐 싸워본 적은 처음이었다.
난 오빠와 동문이 되었다. 입학금을 마련 못해 쩔쩔매다..
대출받아 등록하고.. 그 후에도 과외자리를 알아보며 미친듯이 뛰어야 했지만..
난 행복했다. 그리고 지금도 행복하다. 난 꿈꾸던 대로 신촌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있고..
그는 날 기다렸고.. 지금도..내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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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노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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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믿어야지
ㅋㅋㅋㅋ
네다음현역
400일 놀고 80일공부하면 서울대가능~? 노인증은 모모?
타니 에리카
인정합니다..
4달이나 남았는데 공부하고 있는 나란 미련한 놈ㅎ
기부입학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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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탐사탐다하는거보면 아재시절이야기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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