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숲 [338411] · MS 2010 · 쪽지

2010-12-15 15:14:52
조회수 1,579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제 4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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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탄 - 정시, 전공,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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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탄 - 소속변경, 설계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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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탄 - 인간 관계, 선배, 전공 선택 후, 생활 단위, 

* 자유전공학부 특기자 전형 합격생 분들께서는
http://club.cyworld.com/snucls2011 (자유전공학부 11학번 클럽)에 가입하시길 바랍니다.

* 간략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Dr.Phil님과 마찬가지로) 자유전공학부 재학생으로 
자연계열 정시 전형으로 2010학년도에 입학하였습니다. 
특이 사항이라면, 역시 자유전공학부 특기자 전형에 지원하여 2차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습니다.

* 혹시나 제가 4탄을 쓰게 되어 놀라신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내 Dr.Phil님을 돌려줘!)
인문계열로 입학하신 Dr.Phil 선배님께서 자유전공학부 시리즈가 지나치게 인문계열 위주로 
쓰여질 것을 염려하여 저에게 4탄을 부탁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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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열, 자유전공학부 ?!

1
교차지원을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자연계열 학생들이 지원 대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단과 대학(이하 단대)의 범주는 크게 보아 
자연과학대학(의예과 제외), 공과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의예과, 그리고 자유전공학부 
일 것입니다. 의예과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면,
자유전공학부는 타 단대와 비교해 보았을 때, 단연 특수한 성격을 지닙니다.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자연 계열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인문계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자유전공학부 고유의 전공 수업을 함께 듣게 됩니다. 
각종 토론 수업과, 제 2외국어, 예체능, 사회봉사 등 다양한 경험(과 학점)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전공 선택 시 인문계열/자연계열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의예,약,수의예,간호대, 일부 사범대는 제외)
위의 자연과학대학, 공과 대학 내의 전공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원한다면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내의 전공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자연계열 학생이 누릴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격이 자유전공학부는 대학 진학의 second choice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예컨대 수리통계학부에 진학하고 싶었던 자연계열 학생이 배치표 상의 점수가 
모자라는 것 같아 대안으로 자유전공학부에 지원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경제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던 자연계열 학생이 이런저런 이유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하는 경우, 그냥 원하는 과에 진학했으면 듣지 않아도 되는 
이런저런 종류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원치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지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만으로 자유전공학부를 선택해서는 안됩니다.

의예과와 자유전공학부를 두고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잠깐 이런저런 생각을 멈추고 차분하고 냉철하게 자기 자신을 다시 한번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아마도 여러분 주변의 부모님, 선생님 등등 많은 분들이 의예과 진학을 권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상)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뚜렷한 목표의식과 가치관입니다.
본인이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하겠다는 의지와 그렇게 해야 한다는 분명한 근거가 있는지,
그리고 주변의 시선이나 전통적인 명성같은 것들이 지나치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지 생각해보세요.

2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자연계열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인문계 관련 배경지식의 부재보다는 읽기와 쓰기, 특히 쓰기라고 생각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떤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고(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니!)
그것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써내는 것이 지난 1년간 한 일의 절반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읽고 쓰는 활동이 많다보니,
(읽고) 쓰는 것을 2년간 멈추다시피 했던 자연계열 학생들은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다행히도 자유전공학부에서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겪게 되는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1학기가 시작할 무렵 자연계열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글쓰기 교육을 실시합니다.
혹여나 글쓰기의 어려움에 좌절하신 자연계열 학생들께서는 좀 더 용기를 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요컨대 이러한 과정은,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이라는 이름 하에 분리되어 있던 학생들에게
상대방이 지난 2년간 배우고 체화한 것들을, 그리고 앞으로 배우고 체화할 것들을 함께 
익힐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연 계열의 전공과 더불어서 인문계열의 어떤 전공을 함께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복수전공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사실 인문계열이었든 자연계열이었든,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학생은 
'자유전공학부생'이라는 이름 하에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되는 것입니다.
자연계열, 인문계열이라는 경계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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