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 쪽지

2016-08-02 01:24:43
조회수 29,428

재수 때 수능전날 및 당일 수능 썰.txt

게시글 주소: https://profile.orbi.kr/0008876084


배경 스토리 (원래는 진짜 자세하게 썼지만 글이 날아간 덕분에 간략하게)

====================================================
재수 때 서초메가를 다님
전봉열이라는 경험 때문인지 손주은 전 대표이사, 박승동 원장 모두 수능만점자 탄생을 기원
교실 앞에 붙어있는 도화지에는 수능기원을 쓰는데, 수능 만점 기원들로 가득참

하지만 본인은 매우 불안했던 상태
수시 6개 중 3개가 1등급 3개 최저, 1개가 3개 합4 최저
(나머지 2개는 각각 고대 생명과학부, 성대 자연과학계열)

의대 최저를 맞추기 위해서는 수학B형 1등급과 화학I 1등급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수학B형은 6평까지의 기나긴 3등급의 터널을
9평에서 88점 2등급으로 겨우 벗어나왔지만
1등급이 나오리라고는 기약을 못하던 상황
(믿는 구석은 학원 특강+꾸준히 기출문제 학습+이해원 모의고사 커리+교과서)

화학I은 6평 9평 모두 백분위 95로 2등급의 고배를 마시면서
최저를 맞추는 데 빨간 불이 켜졌던 상황
(돈이 없어서 인강이나 대치동 모의는 못 하고, EBS나 학원수업은 좀 아니었고, 케미옵티마같은 시중N제는 없던 시절이었음)

그나마 뒷배에서 버텨주던 국어A형과 생명과학II가 있었는데

국어A형은 전해 수능 1등급, 6평 9평 100점에
10월 사설에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해서
90점 넘는 애들이 손에 꼽았던 시험서 96점을 받아
수업시간 중 국어선생님에게 "이 친구는 국어 100점을 받을 친구다."라고 칭찬받을 정도

생명과학II는 전해 수능 50점 이후
6평빼고 대다수의 시험에서 1등급을 받고 있던 상황
(단점이라면 쉽든 어렵든 1개씩 틀리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

영어는 이 전 B형 수능서 3등급을 받았음에도
통합 후 6평 9평에서 3등급이라는 고배를 마시면서
1등급은 포기했던 상황 (2등급 정도를 선방으로 잡음)

결국 수시대비 전략은 영어포위 전략으로
"영어빼고 나머지 1등급을 목표로 하자."

이렇게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수시 최저를 준비하다보니
정시 계획은 사실상 없었던...셈이었지만
그건 뭐 수능보기 전이었으니

그렇게 재수학원 종강날이 다가오고
수능대박 기원 호박엿들을 나눠주면서
담임선생님의 마지막 종례

호박엿을 씹으면서 공부하다가
짐을 잔득 비닐팩에 싸서 끙끙 집에 끌고 감

다음 날이 대망의 수능 전날이었는데
모교에 수험표를 수령받으러 가야했던 상황
재수하는 애들을 만나서 안부들을 물은 뒤
교무실에 수험표를 수령하러 감

"이번에 수능시험 잘벼"라는 선생님의 덕담과 함께
수험표를 수령받은 뒤
집에 가서 조금씩 쉼

그러다가 영어듣기가 신경쓰여서
EBS 영어듣기 안푼 파트 꺼내서 풀다가
국어 감을 잡겠다는 명목으로 국어 유인물을 꺼내 풀기 시작

그렇게 12시는 찾아오고......
잠을 자기 위해서 누웠는데
잠이 안오는 거임

방을 바꿔서까지 자려고 했는데도
심장이 계속 쿵쾅쿵쾅거리면서 눈이 쌩쌩함

"아 긴장해서 잠을 못 자는 거구나. 이거 잘못하면 X되는 거구나"
하면서 별 짓을 다했지만 잠을 못 잠

"긴장해서 잠을 못 잔다면 가만히라도 누워있으세요. 그래야 피로가 절반이라도 풀린대요"
라는 학원선생님의 말을 기억하고 3~4시부터는 체념하고서
가만히 누워있었음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졸린 눈을 비비면서
수험장으로 향했는데
이어폰을 꽂고서 영어듣기를 듣던 중

카페인 껌이 생각나서 엄마한테 달라고 함
그렇게 카페인 껌을 들고서

모교 동창이나 후배는 한 명도 없는 시험장에서
타학교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교문으로 입성함
=========================================================

졸린 눈을 살짝 비비고서

카페인 껌 2개를 입에 넣고서

오물오물 씹으면서 다음과 같이 다짐함

"졸면 죽는다. 졸지 말자." 


컨디션 급 조정이 시급한 상태였기에

남들 다 공부할 때도 카페인 껌을 씹으면서

잠을 깨려고 노력했음


그렇게 노력한 결과 1교시가 되기 전에

어느정도 정신을 찾는데 성공하고

곧이어 준비령이 울림


감독관이 들어와서 답안지를 나눠주고

답안지를 체크하던 중

"그러고보니 짝수형이네."

그냥 신기해하고 맘 (와 짝수형이다~)


국어A형 시험지를 받고

본령이 울리자 시험지를 풀기 시작했는데

화작 : 후... 잠은 못 잤어도 잘 풀린다. 실생활틱한 내용들이 많네. 재활용이라...

문법 : 아... 왜 갑자기 문장을 올바르게 고쳤느니 올바르게 안 고쳤느니 이러는 거야... 일단 풀자

비문학 : 엌ㅋㅋㅋㅋㅋ 쉽다 아미노산 지문은 이거 스포당하는 느낌인데? 안읽어도 풀려 -ㅅ-


문학에 들어서서는

"어? 현대시 정지용이네... 움직이는 구름...? 아... 이미지 정적인가 동적인가... 아! 이럴 때는 명사가 아니라 서술어 등 그 시어를 수식해주는 부분을 보라했지! 서술어... 움직이다! 동적이다!"

"소대성전... 이 꼬마 놈 건방지게 승상님 앞에서 잠이나 자다니... 아 근데 문제가 약간 꼰 듯한 느낌이지만 넘어가자."

"무영탑... 이거 현대소설인데 웬 고전소설같은 느낌이야? 아 이상하네 이 보기문제 왜이리 안들어오지... 어려운건가 컨디션이 안좋은 건가"


다 풀고 나니 20분이 남음

"휴... 이번에는 저번보다 어려운가 보다. 그래도 다 풀었으니 검토나 하자!"

하면서 검토 한바퀴


국어가 끝나고

"훗...훗... 드디어 변별력을 확보했나 보군... 하지만 나는 다 풀어냈지!"

라고 혼자서 자뻑하고 난리남


그리고 수학B형 시간

"제발... 다 풀었으면... 아니 1등급이라도..."

하면서 시험지를 넘겼는데


"슥슥..."


잘 풀리는 거임

"오오 이게 바로 칼턱선과 기출느님의 가호인가 만세!"

그렇게 스트레이트로 달려가서 29번과 30번


"29번... 공간도형... 슥슥... 풀린다! 칼턱선 만세!"

그리고 대망의 30번

"30번... 네 녀석을 정복할테다..." 하고

먼저 나열해보면서 x=-1 부근에서 분석을 계속 해보는데


"...음? 나열만 했는데 바로 보이네?"

하면서 19 20 찾아내서

"답은 19+20=39다!" 하고 바로 풀어냄


바로 풀어내고 잠시 좋아하다가 드는 생각

"...이 시험은 무조건 쉽다... 이건 1등급컷 100짜리다... 틀리면 X되는거야!"

하면서 시간을 바라보니 60분넘게 남았던 상황

(40분도 안되는 시간에 30문제를 풀 정도 난이도... -_-)


그 즉시 검토를 세네번 돌리면서

문제마다 맞게 풀었음을 증명까지 다 하고

문제상황까지 다 파악한 후

"후... 완벽한 100점이야..." 라고 안심하고 쉼


그렇게 수학B형 시험 종료


수학이 끝나고 앞에서 떠들면서

"야! 이번 시험 개쉬웠지 않냐?" 하고 떠드는 고3들을 보면서

'확실히 개쉬웠지...'라고 생각하며 도시락을 꺼내먹음


"드디어... 이번에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꿈은 이루어진다!" 라고

기뻐하면서 도시락을 먹음


그리고 영어 시간

영어 듣기가 겁나 느리게 나오고

또박또박 잘 들리는 거임


"아 영어 듣기 이 문제 다 풀었는데... 계속 나오네... 지루한데 독해나 풀자"

면서

연계문제 몇 개랑 내용일치 도표를 싹 다 품


그 해가 제일 연계체감도가 높은 시험이었기에

웬만한 문제들은 죄다

"이거 연계지?" 하면서 답을 바로 찍음


그리고 빈칸 33번 문제... 는 장문독해에서 본 적이 있기도 했고

내용이 정말 익숙한 "과학의 가치중립성"이었기에

(중학교 교과서에서 봐서 기억남)

쉽게 풀어재끼면서 "와... 또 중학교 연계가..."


문장삽입도 아무렇지 않게 풀고

장문독해에 이르러 

"킁..." 했지만

그냥 평범하게 풀이하고 마무리


국수영 시험이 끝나고 과탐만이 남았던 상황

앞에 3개 시험이 모두 워낙 잘풀려서 

"후... 이거 다 맞는건가?"하면서 또 혼자서 김칫국 마시고

자뻑하고 난리침


그리고 화학I...

화학I에서 멘탈이 워낙 털려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마지막에 찍으면서

"와 씨 이런걸 풀라고... 화학I이 내 발목을 잡겠네."

하고 한탄


그리고 생명과학II

참신한 문제스타일에 감탄하고 감동하면서

슥슥 풀어재낌 

그리고 8번 문제

"야 ㅋㅋㅋㅋㅋ 평가원이 함정을 넣었지만 나는 낚이지 않는다."

하면서 역시 풀어재낌


그러던 중 곰팡이 문제에서 위기가 찾아왔는데

기억이 나지가 않는 거

"아 일단 이 문제는 패스"

하고 19번 빼고 모두 가볍게 풀어재낌


그러고나서 남은 시간을 보니

15분 안팎

"이제 그 곰팡이 문제와 19번만 빼면..."

하고 곰팡이 문제로 달려가 고민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떠오르지 않던 것


그러던 중 머릿속을 뭔가가 획 지나쳐갔는데

학원 수업시간 중 꼼꼼하게 봤던 칠판이

진짜 우연인지 운이 좋았는지 스쳐지나간 것임


그리고 거기에 뚜렷히 적혀있었던 글자들

무성-분생포자 / 유성- 자낭포자


그 순간은 진짜 하늘에 감사하면서

"오오 손OO 선생님 감사합니다... 생명과학II의 은인입니다 오오"

하면서 감탄


그렇게 곰팡이 문제를 풀고

19번에 달려갔지만 

시간을 그렇게 투입했는데도 그거는 못 풀고 종료


"생명과학II 이정도 난이도면 컷이 한 45~47 정도는 되겠구나..." 하면서 약간 안심하고

곧이어 귀가


귀가하는 길에 "과연 시험성적이 잘 나오면 어케하지..."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감


집에 가서 피자주문을 하고서

즐겁게 밥을 먹다가

EBS 채점서비스가 열리자마자

바로 채점하기 시작


처음에는 가장 중요한 수학B형을 채점했는데

예상대로 100점 

"휴... 100점이다. 이제 이루어지는 건가"

하고서

영어를 채점했음

문장삽입에서 의문의 1개 오답과 장문독해 1개 오답으로

94점

"후... 2등급은 나오겠구만"


그리고 국어A형 답안을 입력하면서

"과연 100점일까 98점일까 두근두근..."하고서

채점했는데


93점


순간 눈을 믿지 못하고 

깜빡거리면서 당황함

"국어.... 1등급은... 상수였는데... 2등급이라고...?"


완전히 멘붕에 빠진 상태로

화학I을 채점하니

40점....


"이 놈의 화학I이 정녕 내 발목을 잡는거냐..."


수시 최저 4개가 날아갔다는 사실에 완전히 멘붕이 빠지면서

"의대가... 의대가... 날아갔구나... 아니 SKY도 날아갈 위기인건가?" 하면서

한동안 멘붕에 빠짐


열받아서 생명과학II 채점해서

47점인거 확인하고선

"에라이 어차피 이거는 1등급인데 나중에 등급컷이나 보자."

하고 짜증나서 잠


자다가 부모님이 오고서 

한바탕 부모님과 싸우다가

(굳이 안 말함)


점수 어떻게 받았냐고

학원 선생님이 전화해서 

"에휴... 못 봤는데... 이거면 의대는 커녕 SKY도 안되겠지?"

하면서 등급컷을 열어보는데...



"화학I... 40점... 아 이거 2등급일 수도 있고 3등급일 수도 있겠군"


"생명과학II 1컷 한번 좀 보자... 1컷이 40점... 40점... 40점? 1컷이 40점이라고?"


놀라서 인터넷 반응들을 확인해보니

생명과학II에서 불지옥이 펼쳐지면서

1컷이 40점으로 뜬 상태인거임


"어디보자... 내가 47점이지? 47점이면 표점이랑 백분위가... 백분위 100도 뜨겠네?"



수학B형 1등급(100점)으로 안전 경로에 올랐다가

국어의 배신과 화학의 통수로 탈락 위기에 몰렸을 때

생명과학II가 홀연히 나타나 나를 구해준 것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