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무너진 멘탈...나는 어떻게 의대를 갔을까? - 1편
안녕하세요. 뒤늦은 지거국 의대 합격수기 씁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제가 중학생 때 학원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영어 공부는 미리 끝내 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공부할 것이 많아 절대평가인 영어를 공부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중학생 때의 저는 한마디로 뺀질거리는 학생이었습니다. 영어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학원에서 숙제를 내 줘도 꼼수를 쓰거나 답을 베끼기에 십상이었습니다. 제가 공부를 잘 하지 않았던 이유는, 학원에서 하는 것들은 고등학생 때 배우는 것이라고 하니, “왜 내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것들을 미리 해야 하냐”는 이유 없는 반항심이 발동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너는 영어를 못 하진 않는데, 조금만 열심히 하면 될 것을 안 한다. 분명 나중에 후회할 거다.”라 매번 말씀하셨습니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 되었습니다. 학원에서는 지금이 실력을 올릴 마지막 기회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반 배치 고사를 보고 입학 후 2달만 지나면 대학입시와 관련 있는 시험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때, 저는 지금까지 안 했던 만큼 더 공부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학원에서 대충대충하고 꼼수를 부렸던 것은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진도는 이미 높은 수준까지 나가 있는데 저는 기반이 쌓여있지 않아 수업이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침 9시에 학원에 가고 밤 10시에 집에 오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집에 와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복습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따로 공부했습니다. 공부하는 중에 분명 쉬고 싶은 순간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하루라도 쉰다면,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방학 내내 공부를 지속했습니다.
반배치고사를 보고, 3월이 되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제 반배치고사 성적은 전교 8등이었습니다. 저는 방학 동안 공부한 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제가 부족한 것을 알고, 더 잘하고 싶었기에 들뜨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제 고등학교는 1학년 때 기숙사를 4명 뽑았습니다. 저는 8등으로 기숙사에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게 차례가 넘어와 마지막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통학시간을 아껴 공부나 잠에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 후 첫 중간고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첫 시험이라 긴장과 불안으로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성적은 제 예상을 훨씬 밑돌았습니다. 두 과목 정도 턱걸이로 1등급을 맞고 나머지 과목은 2,3등급이었습니다. 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제 목표는 의대였습니다. 그것도 인서울 의대... 이런 성적으로는 인서울 의대는커녕, 그냥 의대에 가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기숙사 친구들은 저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더 좋은 성적을 얻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좌절할 때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중간고사 시험지를 꺼내 제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일단, 저는 시험 출제 스타일이 바뀐 고등학교 시험지에 적응을 못 했습니다. 중학교에 비해 서술형 비율이 확연하게 늘어나 시간 안에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능력을 길러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중간고사 때 2,3등급 맞았던 과목들을 기말고사 때 높은 1등급을 맞아 최종 합산 시 1등급을 맞는 단순한 계획입니다. 계획의 단순함 과는 반대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시험 난이도도 쉬우면 안 되기에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말고사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이 나왔고, 모두 1등급을 받았습니다. 3등급이던 과목은 기말고사 때 압도적 1등을 하였고 2등급이던 과목들도 1등급 상위권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제가 공부하는 방향이 옳다 생각했고,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1학년 2학기에는 전과목 1등급을 받았고 저는 제 공부방법에 더욱 확신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확신은 2학년 첫 중간고사를 보고 바로 깨졌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니 계열이 나뉘었기 때문입니다. 상위권 학생들은 전부 이과로 갔습니다. 즉, 1학년 때 1등급이었던 학생들은 그대로인데 1등급을 맞을 수 있는 학생수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이전과 같은 암기형 방식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전부 외우기보다는 진짜 실력이 중요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시험이 모의고사처럼 출제되었다고 보면 정확할 것입니다. 이때부터 수능 공부도 병행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전에 배웠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암기하기보다는 새롭고, 어려운 문제들을 보면서 사고력과 추론력을 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후로는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였고 2학년 1학기도 괜찮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하지만 2학기 과목들이 어려워지자 한계에 도달했는지 기말고사에서 안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인서울 의대를 가고 싶다는 제 목표는 좌절되었습니다.
저는 좌절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모두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마음 편히 쉬는 것도 아닌 채, 의미 없는 하루하루가 2학년 겨울방학 내내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한심 했습니다. 머리 속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멘탈은 제가 공부를 다시 시작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고3이 되고, 3월 모의고사를 치른 제 성적은 70점대로 처참했습니다. 고3 직전의 두 달은 모의고사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 중요한 시기를 날려버렸는데 성적이 잘 나올 리가 없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추가로 궁금하신점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2편링크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학 커리(개념, 기출 -> N제 -> 실모)를 반드시 지켜야 하나? 6
수학 커리가 개념+기출 -> N제 -> 실모 순으로 흘러간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근데...
-
스터디코드 인식 4
예전에는 '저희 공부법만 따라하면 누구나 SKY 보내드립니다' 했다가 사기꾼으로...
-
여러분은 어떤 부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었나요? 예를 들어 '기출을 분석하라는데,...
-
저 수학 문제 풀 때1. 어떻게 문제를 접근해야 할지 생각하기2. 가볍게 눈풀해보기...
-
수능은 사고력 중심의 시험입니다. 이것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명시한 수능 시험의...
-
그러다가 골로갑니다. 수완 실모 2회차 16번 ㄱ 선지 아무리 봐도 틀렸는데...
-
(이 글은 필자의 경험에 의해 작성된 글입니다.) 방학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
나는 격일로 아프리카 TV와 유튜브를 통해 상담 방송을 진행했었다. 공부법을...
-
안녕하세요. 첫 글이라 잘 몰라서 막 써봅니다 ㅠㅠ 제가 대형통학학원을 다니는...
-
저가 김동욱 선생님 일클 듣다가 안맞아서 강민철로 돌린 학생입니다 근데 연필통이...
-
친구가 인강민철 샀었는데 후회된다면서 저한테 6만원에 준다해서 ㄱㅇㄷ하며 받았습니다...
-
6모 준비하는 정시러인데 저가 국,영 특히 영어가 좀 약한편입니다. 그래서 이번...
-
수분감 2
수분감 처음 풀 때는 맞는 문제라도 강의 다 들어야함? 참고로 고2임
-
현우진 풀커리 2
현우진 풀커리 타는데 사설 문제집 없이(자이 마더텅 등등) 현우진 문제만 풀고 강의...
-
영어 못하는편에 속하는 고딩(고2)입니다
-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행학습’이라는 것도, 공부법 중 하나다. 선행학습은 학교에서...
-
1. 지금부터 하면 할 수 있을까요? "성적이 안나오는데 지금부터 공부하면 할 수...
-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어가고 싶은 최고의 집단에 가길 원합니다. 가장 높은 대학,...
-
항상 최선을 다하기는 힘든 일입니다. 솔직히, 시험이 많이 남았을 때에는 배수의...
-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다른 생각 나서 공부가 안되어요' 하는 질문을 합니다....
-
공부법이 지금까지 공감이 가셨나요? 그게 과연 여러분들에게 맞는 공부법이 맞나요? 2
여태까지 여러분 여러 칼럼 글들을 읽으면서 여러번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그러나...
-
쉽게 의욕을 잃고 초심을 잃는 분들, 이 글을 꼭 읽어보세요 4
인간이라는 존재는 쉽게 나태해지기 마련입니다. 쉽게 의욕을 잃고 초심을 잃습니다....
-
친구는 잘 가르쳐주는데, 나는 잘 못하네... 왜 그럴까? 1
쉬는시간이다. 친구가 수학에서 슬럼프가 왔다며,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냐며...
-
즐겁게 공부하세요. 학습이라는 것은 원래 즐거운 것입니다. 공부가 즐겁지 않다면...
-
고1 수학 공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와주세요... 0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충남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고1입니다. 제가...
-
현 고2) 연대 치대 가고 싶은데 정말 이게 맞나 봐주세요....... 4
현재 고2이학생이고 일반고 정시러입니다. (벌써 내신 접었냐고 태클 ㄴ) 저가 고1...
-
2022 상반기 국수영탐 인강 수강법 [6월 모의평가 대비] 215
겨울방학부터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전까지 인강을 무엇을 듣고 시기별로 어떻게...
-
https://orbi.kr/00018414027 몇년전에 여기에 올렷엇는데 한번...
-
국어 지문 분석 8
예비 고3 학생입니다. 요즘 아침마다 마더텅 검은책 3지문씩 비문학 반응하면서...
-
많은분들이 보시고 열공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당
-
안녕하세요 이제 곧 예비 고3 되는이과생 고2인데요 ㅠ 늦게 정신차려서 이제...
-
여러분들....고3때 공부 거의 처음 시작한거라 지금까지 한다고 했긴 했지만...
-
원서 쓸 돈으로 삼겹살 사 먹으라는 말을 들은 학생이 의대 간 이야기 - 2편(마지막) 3
안녕하세요. 재수 끝에 지방의 두 곳, 지방치 한 곳 합격한 수기를 뒤늦게...
-
고3...무너진 멘탈...나는 어떻게 의대를 갔을까? - 1편 5
안녕하세요. 뒤늦은 지거국 의대 합격수기 씁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공부하는데...
-
원서 쓸 돈으로 삼겹살 사 먹으라는 말을 들은 학생이 의대 간 이야기 - 1편 0
안녕하세요. 재수 끝에 지방의 두 곳, 지방치 한 곳 합격한 수기를 뒤늦게...
-
[9월 모의평가 대비] 중반기 국수영탐 인강 수강법 24
-----------------------------------------------...
-
오늘 더프랑 고3 4월 교육청 시험이 있었죠? 제가 수학 공부에 관해서 꼭 여러분께...
-
안녕하세요 Art149 입니다.3월부터~6평까지국어,영어,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
2020 지2 오지훈 개념인강 교재 3권세트(개념교재,기출, 필기노트) 싸게 팝니다...
-
안녕하세요. 한국교육평가인증에서 모의고사 검토와 편집을 맡고 있는 연구 조교입니다....
-
제가 이과 재수생이고 이번년도에 나형 수학을 봐서 과외를 하기로했는데 과외 선생님이...
-
1. 제가 12월부터 1월까지 예비매3비와 나비효과를 해왔어요. 예비매3비는...
-
1. 제가 12월부터 1월까지 예비매3비와 나비효과를 해왔어요. 예비매3비는...
-
[D-19]현시점 가능한 공부법 모음(개꿀팁들임) 46
1. 타노스 공부법 노베이스를 위한 공부법으로 수능 전까지 모든 개념의 절반만...
-
구지 노트필기할때 그림 예쁘게 그릴필요 있음? 나는 내가 이해되는 선에서 필기해도...
-
문학인강 0
문학인강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고전부분이 약한데 인강으로 해결이 될까요?
-
일단 앞서 화학1선택하시기전에, 생1 지1 조합을 하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화학1은...
-
해커스 보카(토플, 텝스 등 용) 공부하면 수능영단어 커버 ㄱㅊ? 0
해커스 보카로 커버될까 올수능 2등급임
-
모의고사치면 3점문제는 다 맞지만 4점문제는 쉬운 문제 빼고는 다 틀려요....
기대합니다!
옙 2편 빠른 시일내 작성해볼게요 ㅎㅎ
절 대 전 대 탈 출 해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