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저씨의 재수, 삼수, ... N수
올해는 N수에 대한 수험생들의 움직임이 예년보다 유독 빨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르비만 보더라도 N수에 관한 여러 조언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회사들의 여러 이벤트들도 그에 맞춰서 준비되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좋은 글들을 올려주시기도 했고, 제가 그분들보다 얼마나 더 구체적이고 좋은 조언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N수를 해보기도 했고, 다년간 많은 N수생들과 함께 하면서 - 수강생 비율이 고3보다 N수가 많은 - 보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조금은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 짧게 두 가지만 적습니다.
이는 학습적인 조언보다는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1. 내부 지향성에 대한 인식
입시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것이고, 나아가 이는 진로와 취업, 이후의 삶 또는 삶의 윤택함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선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번 더 무엇인가에 도전을 한다는 것은, 작년과 억지로라도 달라야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외부 지향성도 있어야겠지만, 내적으로 깊고 단단해지려는 내부 지향성도 존재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즉 몸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눈은 항상 내면을 향하여, 무엇을, 어떻게라는 질문만큼이나 왜(Why)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본인에게 던져봐야 합니다. 단순히 나는 세간에서 말하는 좋은 대학을 가고 싶다가 아닌,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어디쯤 와있는가, 나는 왜 20대 첫 시작에서의 기회비용을 N수를 하는데 쓰고 있는가에 대한 주체적인 답변이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죠.
왜 그래야하는가.
이는 과거에 비해 학벌이라는 것의 사회적 효용성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나게 될 새로운 시대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만 하고, 이전보다 더 거시적인 안목, 이는 과거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을 가지고 현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나를 둘러싼 레테르가 아닌, '나'라는 사람의 성정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를 조금씩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대는 바뀌고 있고, 그에 따른 사람들의 인식도 과거와 크게 달라집니다.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세요.
- 어릴적 저희 아버지가 N수를 하면, 먼저 대학을 간, 군대를 간, 취업을 한 ... 결혼을 한, 출산을 한 친구들보다 사회적 발걸음이 한해씩 늦어질거라 질책하셨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이는 늦은 것이 아니라 방향성이 달랐던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여러분의 자유겠지만,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야 본질적으로 N수의 시간이 의미가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2. 약탈된 주체성에 대한 회복
저는 입시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약탈된 '주체성'에 대한 회복을 주문하는 편입니다. 어릴적부터 스스로 무언가를 잘 해본 경험이 없는 친구들일수록 사고하기를 두려워하고, 무엇인가를 행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많습니다. 부모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내가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에 따라 책임지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시간이 N수의 과정에서 항상 함께 해야만 합니다.
N수는 그러니까, 일종의 '재사회화'의 의미도 있는 것이죠.
점수가 안나왔다고 해서 부모, 학원(강사), 환경 탓을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내가 뜻을 가지고 행한 것들 중 미진한 과정은 무엇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전제되어야 그 다음의 행보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무엇인가를 드러내려는 사람보다, 내면이 단단하고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한 학생들을 좋아합니다. 대개 그런 학생들이 과정상의 결함이 없고, 있더라도 그를 잘 극복합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일수록 시간이 지나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어쭙잖은 조언이지만 이를 잘 유념하셔서 N수의 시간을 보내시길 강권합니다.
기우에서 한번 더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제가 쓴 글을 보시고 그냥 대학 다시 가려고, 대학 잘 가려고 하는 입시에 무슨 과도한 의미 부여냐 싶으시겠지만, N수의 과정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허무와 부딪쳐 내가 싸우는 것이고, 끊임없는 자기 넘어서기를 감행하는 시간입니다. 그러기에 외부를 향한 진군에 앞서, 내적으로 한단계씩 깊어지고 쌓여가는 나를 만들어가야 더 깊은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고, 그를 통해 더 큰 자기를 만날 수 있을겁니다.
20대부터는 매 순간, 순간이 도전이고 성장임을 잊지마세요. 입시는 그런 20대에서의 한 과정이기에 여느 일들처럼 똑같은 인내를 적용받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일전에 제가 찍어두었던 영상입니다. 좀 더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 저도 몰랐는데 어느덧 조회수가 2만이 넘었네요 - 영상을 클릭해보시고 본격적인 입시의 시작에 앞서,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보시길 바랍니다.
[ https://youtu.be/ONNssZ7DOQI ]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이해
국어강사 심찬우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94 100 100 48(한국사) 44(사문)인데 보통 어디까지 가능한 점수인가요?...
-
전 광운대학교에 다니다가 1학기휴학내고 공부를시작한 반수생입니다 3월부터 공부를...
-
과학논술 대비하려고 하는데요일단 과목은 화1생1 하구요 생2는 아직 한번도 본적이...
-
제가 6월 모의고사에서 4등급을 받았습니다.(시간과 상관없이 다 푸니 원점수...
-
lim l h^2 + 2h l h-> - 0 h의 절대값을 풀면 lim -h^2 -...
-
(0,8)구간에서 정의된 함수 Fx가 있는데 다 정리하고 1/Sinx 만 남았는데...
-
반수생이구요 기말 끝나는 대로 휴학하고 반수 돌입할건데 알텍은 비는 시간 이용해서...
-
원래 범위는 전범위로 알고있는데,작년 6월 평가원 문제를 다시 풀어보니까 통계부분은...
-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제 글(http://orbi.kr/0004565919)을 읽어...
-
시 문제 해결을 위해 시 해석법을 정석대로 공부하면 안될까요? 저는 가르치는...
-
다양한 능력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을...
-
저는 치대를 목표로 16, 17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입니다.사실 공부를...
-
어린 나이에 새로운 지식은 ‘00은 ~이다’라는 형태로 습득합니다. ‘비행기를...
-
17~19세에 익히기를 기대하는 독해력에 대해 알아보자. 아래 글은 2014학년도...
-
4월 모의 국어 오답률 상위 문제를 보고 수험생에게 쓴소리 0
이동하 파편 문제가 오답률 높은 다섯 손가락에 드는 문제라는 것이 참...
-
중경외시 중 한군데 2학년까지 다니고휴학하고 교원대 준비하려고 합니다.서울에서...
-
상근예비역이라서 퇴근하고나 주말에 공부를 하는데 이과 하위권인데 수학공부할때...
-
예약 하신 분들 중 혹시 못오시는 분들이 있으면 쪽지 부탁드립니다.그리고 예약...
-
수학B형 6평 95퍼 9평 96점 수능 88점 받은 이과 학생이구요, 일단 제...
-
어제 점심쯤에 자소서 일반전형으로 원서써냈는데 어떤분이 발표다났다고하던것 같은데...
-
자리는 각각앉고 점심저녁 같이먹는정도?요쪽지주세요~쪽지 밤 10시마다 확인할거고, 남자문과입니다.
-
92년생 군복무중인 상근입니다. 이번에 수능 한번 쳐볼려고 2년동안 공부안하다가...
-
이전 글에서 이과 학생에게는 있고 문과 학생에게는 없는 독해력을 말씀드렸습니다....
-
저기... 외대 시립대 논술 쓰러 가야하나요? 도와주십쇼 ㅠ 1
문과구 총점 279 생윤 50 (99) 사문 47(95~97) 인데요.참고로 수학은...
-
전역 후 2015년도에 2016학년 수능 볼려고 하는데.. 1
교육과정이 개정되서 2009교육과정이 2014년 고1부터 적용이된다는데 그럼 저는...
-
매년 교재가 다시나오고 하는데, 추가된 내용이 많은지 등등 궁금합니다.. 제작년과...
-
이제 반수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상변선생님 인강 듣는분계세요? 0
인강어떤가요? 김찬휘/ 이명학t등 유명한선생님과 비교할때... 상변선생님도 검증된...
-
[무료특강] EBS신유형, 고난도 집중탐구 완강 및 교재 발간 0
안녕하세요~~ 오르비클래스 코난샘, 신동훈입니다. 드디어 무료특강으로 기획한...
-
독재생인데 기출4번보니 더이상은 답이외워져서못풀겟더군요ㅠㅠ 연계교재는 이미...
-
구문의 필요성을 느끼고 천일문 심화편을 샀습니다그런데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
작년에 언정보 광고에 낚였었는데 뭐가 진짜죠? 광고쟁이들한테 자꾸 낚이는거 같은데
-
122 139 132 (언쇠 393) 사탐 93 92부탁합니다
-
브레인한양으로 정책학과 붙으시거나 예비번호 받으신분들 잠시만 들려주세요 0
브레인한양 합4로 최초합 됬습니다만은... 제가 왜 됐는지를 모르겠네요. 아 물론...
-
언어 121 (표점) 77 (백분)수리 114 65외국어 124 86화학 58 생물...
-
내년에 의대 진학을 목표로 두고 공부하는 예비고3, 재수, 삼수, n수생 여러분!...
-
92 100 100 물1생1지2 38 41 47 한림의 붙을수 있을까요 7
싸나이 이과생답게 언어 말아먹고탐구 뒷통수를 맞았네요한림의보니까 언수외탐이...
-
님들 지1개념 제대로 잡혀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들어감ㄱㄱ 7
..은 아니고 제 질문좀 받아주세요 ㅠㅠ 지1신 소환1. 작년 수능20번 ㄱ.보니까...
-
힘내지마세요 0
요즘은 힘내라는 말보다 힘내지말라는게 더듣고싶네요.. 여기저기서...
-
내년 1월초 제대를 압둔 10학번 공돌이 독학재수질문드립니다. 1
제목에서처럼 저는 10학번으로 oo공대를 들어간 상말군인입니다. 내녀초제대를 압두고...
-
내년 1월초 제대를 압둔 10학번 공돌이 독학재수질문드립니다. 0
제목에서처럼 저는 10학번으로 oo공대를 들어간 상말군인입니다. 내녀초제대를 압두고...
-
외국어가 미친 여성분 널뛰기를 합니다.3월 1등급 6월 2등급 7월 1등급 9월...
-
1회에 10번에 활유법하고 의인법하고 구분을 못하시는 것 같네요 출제자가..평가원...
-
승동님.,.. 1
승동모의 7/8 이후로 자료삭제하셧더라구요 ㅠㅠ 꼭 받아보고싶은데 주시면안되나요...
-
현역인 11학년도 모평에 백분위 78퍼였는데 11수능때 백분위...
-
나이들수록, 의미는 퇴색되어져 가고 이념만 남는다. 나는 옳고 너는 옳지 않다....
-
안녕하세요ㅎㅎ 다들 ebs 열심히 하고 계신지....다른게 아니라 이제 ebs...
-
언어 97 음 3월모평보다 훨 쉬웠고 작년 6 9평보단 진짜 약간 어려웠ㅋ 손이...
-
[반수/재수]어떤 식으로 공부를 시작해야하는지 난감합니다..도와주세요 ㅜ 0
대학에 진학했지만 미련이 생겨서 다시한번 도전해보고싶은 대학1학년생입니다. 할까말까...
-
이과생 1 4 1 1 1 독학 재수 할려고 하는데요 4
평소엔 수리 (가) 1~2등급 왔다갔다 했었는데, 너무 긴장해서 어쩌다 평생 처음...
심멘
심멘! 심멘!
죽음에 관하여를 추천드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파페포포 안단테는 읽어보셨을지..
올해 초에 상담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잘 봤습니다 ^^
크으.. 감사합니다. 현강 기대가 됩니다 !
준비 많이 하겠습니다.
영상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이렇게 잘생긴 꼰대 아저씨가 있나 ㄷㄷ
프사 실화냐
심멘..
심멘과 션생님의 조합,, 무적이다,,
선생님 수업 벌써 그리워요 ㅜㅜ
선생님 살아있는 정신에게는 더 이상 볼 수는 없는 건가요
보면서 울부짖었었는데
종강 때 진행해요!
선생님 너무 보고싶습니다 ㅠㅠ
N이 정말 커지니까 선생님의 말씀이 잘 와닿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너무나 공감이 되네요. 읽어보면서 다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고의선생님♡♡
ㅋㅋㅋㅋ 다년간 고3 지도하면서 느꼈던 바와 같네요. 공감합니다. 그나저나 심찬우 선생님 목소리나 발성 너무 좋으시네요. 귀에 편안하면서도 정확한 목소리! 부럽습니다.
선생님 저 영상 너무 잘 봤어요 제 자신을 돌아보게도 되고 힘도 얻었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시는 러블리 심쌤~! 얼마나 수업을 많이 준비하시는지와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생각해주신지 수업을 통해 알수가 있었습니다. ㅠ 가끔씩 아프셨었는데 몸 관리 잘하셔서 건강이 허락하시는 날까지 ㅋ 계속 좋은 수업으로 많은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롬 서메)
심멘
01년생 수능을 다시 준비해보려 하는 수험생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찬우쌤 보고싶어서 오르비 들어왔더니 찬우쌤 글이 잔뜩..!!!! 저는행복해요..
다봤어요..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