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음악도시, 마지막 편지
![](https://s3.orbi.kr/data/file/united/981048033_CvpMbucB_222.jpg)
여러분, 우리는 음악 도시의 시민들입니다
매일 밤 열 두시에 이 도시에 모이는 우리들은 사실 외형적인 공통점은 그다지 없습니다
직업.. 뭐, 거주 지역.. 성별.. 주위 환경.. 이런게 다 달라요
그냥 우리의 공통점은 단 하나
제가 생각했을 때 아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남들이 우리를 푼수라고 부를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는거죠
# 02
저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고 싶어서
그 사춘기적인 우쭐함 (지금 생각했을 땐 그런데요)
그걸로 철학과를 건방지게 진학을 했었고, 그땐 학문에는 재주도 없었고,
가보니까 그런게 아니었고 해서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그 대답을 포기하고 그냥 잊고 사는게 훨씬 더 편하다는 걸 그런 거만 배웠습니다
# 03
그리고 음악 도시를 그만두는 이 시점에 와서야
그 질문에,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그 대답은 우리가 왜 사는가하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아.. 뭐.. 자아실현, 이런 거창한 얘기 말고
그냥 단순 무식하게 얘기해서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
# 04
그리고 우리가 찾고 있는 그 행복은 남들이 "우와"하고 바라보는
그런 빛나는 장미 한 송이가 딱 있어서가 아니라
이게 수북하게 모여있는 안개꽃다발 같애서
우리 생활 주변에 여기저기 숨어있는
고 쪼그만 한송이 한송이를 소중하게 관찰하고, 줏어서, 모아서
꽃다발을 만들었을 때야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 05
우리가 음악 도시에서 나눈 얘기들은 정치, 경제 토론도 아니었구요
그냥 가족, 학교, 꿈, 인생 얘기였고 인류나 박애정신 그런게 아니라구요
부모, 형제, 친구들 뭐.. 실연이나 첫사랑 이런 얘기였잖습니까
이 하나 하나가 작은 그 안개꽃송이였던 거고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행복인거죠
우리는 은연 중에 그런 것들을 무시하도록 교육을 받았구요
더 나아가 세뇌를 받고, 자꾸만 내가 가진 거를 남들하고 비교를 하려고 그럽니다..
근데 자꾸 비교를 하면서 살면
결국, 종착역도 안식도 평화도 없는 끝 없이 피곤한 여행이 될 뿐이구요
인생살이는 지옥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이 여행이라고 치면 그 여행이 목적지에 도착하는게 아니라
창 밖도 좀 보고, 옆 사람하고 즐거운 얘기도 나누고, 그런 과정이라는 거
그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 06
많은 사람들의 이름하고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우리의 꿈 많은 백수, 백조들.. 제가 얼마나 백수를 사랑하는지
또 왕청승 우리 싱글들, 발랑까진 고딩들, 자식들보다 한술 더 뜨던 그 멋쟁이 푼수 부모님들
또 "여자친구의 완벽한 노예다!" 라고 자랑하던 그 귀여운 자식들
그리고 속으로는 속마음은 완전히 학생들하고 한 패인 선생님들
아이스크림가게의 아저씨, 또 청춘이 괴로운 군바리, 음악 도시가 자리를 잡고 나니까
신해철이 아니라 여러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거리가 됐었구요...
여러분들이 바로 나의 프라이고, 자랑이고, 그랬어요
# 07
자, 이 도시에서 우리는 혹시.. 혹시..
'남들도 나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 있지 않을까' 라고
조마조마해 하던 것들을 사실로 확인했잖습니까, 이 도시에서
우리 국가와 사회를 현재 지배하는 이데올로기 있죠
인생은 경쟁이다
남을 밟고 기어 올라가라
반칙을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딴놈은 멀거니 쳐다볼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반납해라
인생은 잘나가는게 장땡이고
자기가 만족하는 정도보다는 남들이 부러워해야 성공이다
이런 논리들이요
우리는 분명 그걸 거절했었습니다
이곳은 우리들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도시구요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힘이 없어보이지만
우리랑 같은 사람들이 있다라는 걸 확인한 이상
언젠가는 경쟁, 지배 이런게 아니라
남들에 대한 배려, 우리 자신에 대한 자신감...
이걸로 가득한 도시가 분명히 현실로 나타날거라고 믿어요
잘나가서, 돈이 많아서,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된다는 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대통령도, 재벌도, 우리랑 비교할 필요가 없을거구요
# end가 아닌 and
여러분들이 그 안개꽃다발.. 행복을 들고 있는 이상
누구도 여러분을 패배자라고 부르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언제나 승리자이고, 챔피언 일거거든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강게이 설렌다 6
아차차 강케이
-
7덮 점심시간에 ㅇㅂ이에 국수 답 떴다길래 들어가서 채점했음
-
덕코주세요 1
-
여름에 더워죽겠는데 꾸역꾸역 학교가서 땀 뻘뻘 흘리면서 하루 시작하고 아침 조례...
-
아시는분 혹시 현직 계신가요?
-
현역인 내 상태 4
갑자기 시간도 너무 빨리 가고 여러 생각이 드네요. 내신 5점대이고 갑자기 정시로...
-
고2 내신 때 빡세게 공부 함 해놓았다가 국수영 준비하면서 놓고 있었음. 개념들...
-
나: 어디? ???: 저기 내가 가리키고 있는 데! "○○웨딩홀" 나: 야 이...
-
하아.. 어렸을때 독서좀 할껄
-
그렇게까지 하고 싶나;
-
열심히 하시잖아 3
좀 들여보내줘라
-
다 풀고 시간 5분 이상 남으려면 콘텐츠 어느정도 투자해야 하나요? 좋은 거 다...
-
저도 처음 들어봤어요 헷 from 심멘 에필로그 6
-
옴ㄴ여ㅛㄴㅁ
-
하루에 국어 몇시간 투자해야되나요? 국어황님들은 하루에 몇시간씩 투자하시고 몇지문 푸시나요?
-
김승리 대기 0
김승리 대치 대기 140번댄데 아수라는 들을 수 있을까요?ㅜㅜㅜ 파이널은 꼭...
-
아수라일지라도 2
승리t 아수라일지라도는 언제 나오나요?
-
사탐 해야하는데 2
선거구 도표 마스터 해야하는데 국어 수학만 파고있네.... 근데 못해서 눈물나
-
전형적으로 과학 잘하는 애들 9명중에 7명이 무난하게 1등급 먹고 그중에 어디...
-
간만에 큐브 마스터 하려니까 확통을 못풀겠네ㅋㅋㅋㅋㅋ
-
내 기분이랑 상관 없이 항상 겉으론 일관된 행동, 말투 굳이 내 생각이나 기분같은거...
-
어떤 순간에도 너를찾을수읶게
-
너까지 가면 망해
-
님들 모바일에서는 교재구매 안됌? 컴퓨터에서는 결제 된거같았는데 모바일에서는 결제...
-
고등학교에서 장학금 20
받아보신 분? 아무래도 학교 시험 성적 기반으로 주는 지라 (모고 성적으로도 주는...
-
심찬우 현강 0
이번주도 내신휴강인가요????
-
러셀 위클리 문제점 13
1. 강사마다 난이도 편차가 너무 심함 2. 수학 선택은 왜 냈다 말았다 하는거...
-
공부가 끝났어요 8
저도 대학이 가고싶어요 저도 연고전 가고싶어요 저도 뱃지달고싶어요
-
아시발 2
다때려쳐 나안해 ㅅㅂ
-
문제에 차교론 뒤르켐 낙인 중 하나라고 줬는데 머튼이라고 생각하고 문제풀어서 틀렸네 하..
-
아빠한테 말했는데 안 들어주네
-
나쁜거라고 생각해요
-
예 이유는 없고요 그냥 달아봐요 심심하네
-
작년 러셀 위클리 국어를 보시면…
-
에필로그 1
심찬우쌤 독서커리만 타고 있는데 에필로그 다 사야할까요? 문학이랑 섞여있는 것...
-
스카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인스타켜서 애들 놀러간스토리보면 공부하기 싫어지고 급...
-
확실히 집에서 하니까 잘안되네요.. 낼부터 스카에서 하겠습니다 글구 이제 수학 진도...
-
댓글에 몇 학년도(2023년 기출=2024학년도 기출)몇 월 문제인지 써주시면 매일...
-
궁금함.. 혹시 학원측에서 막 혼내거나 그럴려나
-
난 티 안낸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봄 친구가 나한테 이유 모를 거리감이 느껴진대
-
여러분들도 잘 마무리 하셨길 바라요 ㅎㅅㅎ 더위 조심하시구요 !!
-
지금 독서실에... 제가 느끼기에 빌런이 너무 많아요 ㅠ 계속 한숨소리 내시거나...
-
인문계 전교 몇등임 8학군 말고 일반적인 보통의 일반고에서요
-
ㅈㄱㄴ ㅈㄱㄴ ㅈㄱㄴ
-
동아리 나왔네 21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해피타임을 줘야지..
-
리트 본시험이 약 2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앞으로 일주일 간 4개의 지문을 풀고...
-
하니랑 통화중임~~~ 11
햄볶해
-
정석민 문상추 1
인강 꼭 있어야하는 강의인가요? 그냥 n제처럼 쓰면 안되는건가욥??
-
안될 거 있나 싶긴 한데 또 좀 뭔가 음 그래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