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IPS [1277071]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10-08 18: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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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공 재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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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컴공 내지 컴퓨터를 다루는 분야는 적성을 탄다는 말이 있다. 사실 컴공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가 적성에 맞고 재능이 있어야 잘한다. 내가 보기엔 컴공은 문과여도 머리 박고 하면 버티기라도 하는데 기계공학이나 전자공학을 하는데 역학/전자기학, 미적분학을 못하거나 기초 과목들이 너무 싫으면 버티는 것조차도 좀 많이 힘들다. 


그런데 왜 유독 컴공은 적성을 탄다는 말이 많을까? 그건 대학 입학 전의 학생들이 컴공에서 뭘 배우는지 감을 전혀 못 잡기 때문이다. 컴공은 단순히 “코딩“ 내지 백준처럼 코드를 짜서 문제를 푸는 PS를 하는 학과가 아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학교에서 해볼 기회도 적다. 뭘 배우는지 쓰면 주제에도 맞지 않고 너무 길어지니 생략한다. 그냥 나무위키 봐라. 사실 귀찮다.


그럼 내가 컴퓨터에 재능이 있는지 혹은 적성에 맞는지 어떻게 아느냐? 요새 같은 세상에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널리고 널렸다. 유튜브를 보든 구글링을 하든 책을 사든 일단 공부를 해봐라. 그때 “아, 나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라든가 “나 좀 치는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일단 재능은 없다고 보면 된다.


재밌는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머리 박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마도 학부 시절 과제를 하면서 남들보다 시간을 좀 더 쓴다든가 하겠지만.. 내가 볼 때 컴공은 압도적인 재능이 있지 않은 이상 근성이 가장 중요하다. 어차피 당신에게 압도적인 재능이 있었다면 아마도 서울대 전컴에 원서를 넣었거나 넣을 만한 학생일 테니 그건 그냥 아니라고 보면 된다.


물론 당신이 CS Ph.D.를 생각한다면 좀 얘기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컴공 학부를 다니고 개발자로 취업을 하는 데에 재능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진 않다. 문과들에게 좀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개발 붐 당시 문과들도 진입장벽 없이 들어와서 버티고 열심히만 하면 다들 취업은 했었는데 (물론 그게 탑티어 아웃풋이나 네카라일 가능성은 낮지만) 그게 어떻게 재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몇 마디 더 얹자면, “개발자는 AI에게 대체될 거다“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니나 네가 하는 분야도 대부분의 작업을 AI가 하도록 만들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러니까 별로 상관은 없는 말이라고 본다. 물론 그거랑 별개로 채용 시장이 쓰레기다. 그냥 한국 마켓 자체가 쓰레기다.


결론은 어차피 이 글을 진지하게 끝까지 읽은 당신은 재능이 없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근데 옆에 컴공 쓴 쟤도 재능이 없긴 마찬가지다. 컴퓨터 하고 싶으면 그냥 머리 박고 근성으로 버틸 수 있으니 컴공에 진학해도 된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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