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지문을 읽을 때 글자가 튕긴다
“글
읽을
때마다
글자가
튕겨
나가는
것
같고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어려우면
책을
덮고
맙니다”
쪽지로 위와 같은
고민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보통으로
국어점수가
4등급
이하인
학생들입니다.
그
중
영어,
수학은
1등급이
나오는
학생들도
심심찮게
있습니다.
이전 글(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7698814&showAll=true)은 핸드폰이나 PC를 통해 글을 읽는 것은 독해를 방해한다는 것이었고, 정상적인 글 이해과정을 위해서는 글을 ‘보는’ 작업이 정상적이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이전 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Keith
rayner나 eye movement tracking에 대해 알아보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연구가 많지 않습니다)
글자가 튕긴다는 말을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먼저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아는 사람을 알아볼 때 어떻게 알아볼까요? 아는 사람의 얼굴
부분 부분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가 그 기억에 정확히 일치하는 얼굴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생각할까요? 아닙니다. 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했지만(착각했을 때는 상당히 확신을 가졌지만) 잘 보니 살짝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백화점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는 사람을 기다리면서 찾을 때를 생각해보면
대표적인 특징만으로 기다리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어도 그렇습니다. 이전 글에서 시선이 글(단어)에 닿아 있는 짧은 시간 동안 글을 읽는다고 설명을 했었습니다. 더
세밀하게 설명하면 시선이 몇 글자를 보면서 그것이 단어인지 아닌지 식별합니다. 글자조합을 보고 그게
마음속에 있는 (가상의) 단어집(lexicon)을 참조해서 어떤 단어인지를 식별하고 단어라면 그것의 의미를 불러옵니다.
만약 글자를 제대로 보지 않는다면(또는 못한다면) 본
글자조합이 어떤 단어인지를 알아볼 기회조차 없는 것이고 보고도 알아보지 못했다면 글자를 봤지만 마음에 의미를 떠올리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 단어인지라고 합니다. 잘 아는 단어라서 말할 때는
막힘없이 잘 사용하더라도 글로 만났을 때 그 단어임을 알아보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아서(사실은 아주 미세한
정도로 느림) 단어 하나의 의미가 떠오르고 단어에 붙은 조사나 연결어미를 보고 다음 단어와 문법적으로
어떻게 결합할지를 판단하고 다음 단어를 또 보고....이런 일련의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끊기니 마음속에 문장 하나가 말하는 바가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글에서) 00는 뭐라고 했는데...뭐라 했더라”라고 주어와 서술어가 연결이 안되는 것 또는 “----라고 하고 ~~라고 했는데 그 둘이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인지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주어와 설명을 연결하지 못해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설명을 혼동하는 것 등입니다.
이런 현상은 먼저(전부가 아니라 여기부터 시작) 단어를
보고 단어의 의미를 빨리 떠올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모국어라서 이미 잘 하지만 등급을 올리거나 필요한
독해력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몇 십 ms 정도가 느린 것입니다. 어휘력이 독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단어를 ‘많이’ 아는 것만큼 단어를 ‘능숙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득연령이라고 해서 어떤 단어를 언제 알았는지를 말하는 개념이 있는데, 단어를 습득한 연령이
빠르다면 그만큼 단어를 사용한 경험도 더 많이 축적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어를 사용한 경험이 많을수록
단어의 의미를 연상하는 속도도 빠르고 같이 사용되는 다른 단어를 떠올리는 것도 신속하며 다의어의 경우 문맥에 맞게 의미를 선택하는 것도 빠르고
정확해집니다 또한 단어가 사용된 상황을 이해하는 속도 역시 빠릅니다. 여기서 속도는 글을 읽는 속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나 글을 이해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독해하는 과정의 세부적인 부분이 일정 속도 내에 완결이 되야 하기 때문입니다.
독해하는 과정을 저글링에 비교하자면 공(단어) 하나를
잡고 던지면서 또 다른 공을 잡고 던지는 동작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성공해야 가능한 것과 비슷합니다. 만약 공을 잡거나 던지기는 하되 곧 다른 공을 잡고 던질 수 있을 만큼 신속하게 하지 않으면 다른 공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단어를 많이 만나고 자주 만나기 위해 많이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나머지 아는 단어를 능숙하게 읽을 수 있으면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추측하거나 잘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을 기울여 떠올릴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글자가 튕기는 느낌’을 가진 분들은 쉬운 지문을 가볍게 편안하게 읽는
연습을 권장합니다.
글자를 제대로 보는 것을 못하는 분들은 소리내어 읽으면서 글자를 빠뜨리지 않는 연습을, 글자를
보긴 보되 단어의 개념을 신속하게 떠올리지 못하는 분들은 쉬운 지문을 눈으로 읽는 연습을 많이 하도록 권합니다.
쉬운 글은 고1~2 모의고사가 있겠고, 교육청
지문보다도 더 수능스러운 지문을 읽으려면 또는 수능을 대비하기에 더 적절한 공부를 하자면 교평 홈피에서 기출문제 메뉴에서 국가성취도 평가 고2 지문을 읽으세요. 교평에서 낸 문제라 지문이 수능 이전에 갖춰야
할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능 지문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우선 수능 전에
숙달해야 할 독해력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교육청 지문이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좀 아쉬운
것도 많아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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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쓴 위 글도 참고해 보세요
영어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깊은 영감 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언어에 관한 부분이니 외국어에도 적용이 됩니다.
독해력이 떨어지거나 집중이 안되서임
후자는 방금까지 전자기기를 봤거나 졸리거나 뭐 이런 거죠. 근데 전자는 좀 심각함
와 딱 내 영어상태네 여러종류의 글을 반복해서 다독하면 될까요
영어는 꼭 여러 종류라기보다 새로 익힌 단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지문을 많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제가 재수하면서 느낀 거네요. 글자가 튕겨나가서 제대로 읽지 못하는거요. 결국 못고치고 국어점수만 오르지않고 현역때랑 비슷했죠. 이런 경우엔 글자를 많이 여러번 보는 게 유일한 답이겠죠? 이제 곧 전공서적도 읽어야할텐데, 좀 걱정이긴하네요.
잘 읽어야 의미를 알겠지만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단어가 잘 보입니다. 그러니 아는 내용은 잘 읽어지는 것입니다. 대학에 진학하면 새로운 지식을 접합니다. 처음엔 잘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몇 번을 읽을 것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읽으세요. 국어 시험 보는 것처럼 한 번에 읽고 모르겠다 어렵다 생각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아.. 제가 계속 고민하는 문젠데... 지문을 소리내어 읽으면 시간은 다소 걸리나 지문이해가 정말 잘되는 느낌이고 눈으로 독해할 때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독해를 하는 느낌이 들어요.....근데 수능은 눈으로 읽고 풀어야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소리내어 읽는 훈련이 눈으로 하는 독해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까요??눈으로 독해할 때는 약간 이해되는 느낌이 뭔가 구멍뚫린 쌀포대를 질질 끌고다녀서 그 안에 든 쌀이 온전히 운반되지 못하고 계속 조금씩 새어나가는 느낌이 드는데 소리내어 읽으면 그부분이 많이 보완이 되는 느낌이에요.. 눈으로 독해가 잘안되는 이유가 빨리 읽어야한다는 강박도 있는 거 같고 아무래도 소리내어 읽는 것보다는 오로지 안구운동을 통한 독해가 두뇌와의 협응도가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눈독해이든지 소리내서하는 독해든지 결국은 언어인지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같다고 보는데... 이런식으로 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까요?? 몇년을 책상에 앉아 눈으로만 독해했는데 뭔가 발전되는 느낌이 없어서 이러한 색다른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 새벽에 정신없이 써서 무슨 소린지 알아들으실지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ㅠㅠ
헉 딱 제 고민이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