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말자 [401975] · MS 2012 · 쪽지

2012-06-16 16:18:16
조회수 12,483

삼수생.. 정상이길 포기..

게시글 주소: https://profile.orbi.kr/0002928221

21살...


지금 보통의 내 나이대 아이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알고..

다른 수험생..

고등학생들도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지만..


남들과 같은 행동

남들과 같은 정신상태로

남고 싶다면..

그게 삼수생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경쟁에 밀려 밀려 여기까지..

고3때의 입시실패는 변명거리가 많았지만..

재수때의 입시실패의 변명은 하면 할수록 나 자신만 초라해진다.

'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이미 경험에 의해 부정된..

삼수생..


이 위기의 시간을 남들과 똑같이..

혹은 이전의 내모습과 똑같이..

그렇게..그렇게.. 보내고 싶어한다면..


내 남은 생을

항상 이런 태도로 지내겠지..



삶에서 위기라는건 

지금과 같은 태도로 지낸다면..

인생전체가 흔들릴꺼라는 경고이고

어떤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위기의 시간을..

정면돌파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어영부영 행동한다면..


그렇게 간절히 원한 대학시절.. 그리고 그 이후의 시절에도

난 아무 의미없이 살겠지...


꼭 무슨대학을 가야한다는 오만은 버려야지..

그저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다..


과정이.. 당당하다면.. 결과도 받아들일꺼다..

그렇다면 다음에도 기회가있다.. 

진정위험한것은.. 과정이 당당하지 못한데 결과가 따라 주는것이다..

그렇다면.. 난 항상 당당하지 못한 과정속에 빠져 살겠지..


성취라는건 내가 그 성취를 이루지 못했을때.. 누군가 아쉬워 해야하는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학에 떨어지면.. 누군가가 붙는다... 

개인이 특권을 가지는것은 성취가 아니다..


지 잘난맛에 사는 멍청이는 되고 싶지않다..


삼수생 정상이길 포기한다.

꼭 공부를 미친듯이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심리상태. 남들과 달라질 삶의 궤적을 모두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말뿐인 내가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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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무토 · 330763 · 12/06/16 16:32 · MS 2010

    저도 생삼수생인데 지금 정상이 아니네여 도저히 맨정신으로 못살겠으요

    공부안할수록 더 괴롭고요

    제 좌우명이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인데요

    하루에도 백번씩은 도망갑니다 ㅋㅋㅋ 이러다 인생 망하겠으요 사람이 쉽게 안변하네요

  • integrity · 182183 · 12/06/23 03:11 · MS 2007

    벌써 2년전 얘기네요... 참.. 삼수 선배로서 보잘것 없지만 조언을 드릴게요.

    삼수의 길은 험난합니다.

    고통스럽고 외롭죠. 속세에 속하기를 거부한 도인이 따로 없습니다...

    그걸 극복하는 건 점진적인 노력밖에는 없습니다.

    오늘 10만큼 했으면 내일은 11 하고 그다음날은 12만큼하는겁니다.

    그러다보면 100에 도달하게 되고 공부를 잘하려 애쓰는게 아니라 이미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거죠.

    이것이 성공하면 삼수 생활은 자아 실현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건 제 얘깁니다. 재수때 언수외 341등급 나왔다가..(원서도 안썼어요..)

    삼수때 올1등급 전국 0.2% 맞게 됐습니다.

    에피도 수능 때 달았죠.

    돈도 없었어요. 재수학원 다닐수도 없었고, 지역 도서관에서 삼수를 했습니다.

    삼수 다시 시작할때 의욕도 없고 다시공부하려니 앉아있기가 힘들었어요

    1시간 앉아 있는것도 힘들었고... 그러나 사람은 점진적 동물입니다. 1시간 10분 ,20분

    점점 해서 9월달 쯤에는 6시간도 그냥 앉아있게 되더라구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스케쥴로 공부를 했는데 이는 2개월정도 습관 정착 기간 후에 고착화 된 루틴입니다.

    8시 기상, 아침 먹고, 자전거 타고 도서관으로 이동

    9시 도착, 언어영역 비문학 시작. 5지문 풀이 및 지문-문제-선지 분석.
    10시 , 언어영역 문학 시작. 3세트 풀이 및 지문-문제-선지 분석. (문제와 선지의 틀에 따라서만 지문을 분석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시에서 어떤 부분이 나왔다. 그럼 오 이 부분 속도감, 도치, 입체감, 시점의 이동 이런식으로 평가원에 나왔던 선지들로 분석을 합니다. 소설도 마찬가집니다. 선지대로.. 분석은 내용/표현 이원적으로 합니다.)


    11시 수학 20~30문제 (3점짜리 푸느냐 4점짜리 푸느냐에 따라 문제량은 달랐습니다. 수리에 있어서 팁은
    쉬운 3점 풀어서 자신감을 끌어올릴수 있다는점. 13번 푸는 동안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봤다는 점.)

    12시 점심- 점심 먹고 양치하는데 30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1시 - 수학 교과서로 개념공부 예제풀이 (천재교육, 지학사 둘중에 고르시는게 좋습니다.)
    수학교과서는 삼수시절에 처음으로 중학교 1,2,3학년 10-가나 책까지 다샀습니다...
    정말 깔쌈하고 실용적인 개념들만 있습니다. 다른 개념서들 복잡한 개념 몰라도 되고(점화식같은거.)
    기본을 알되 다알아야됩니다. 기본개념들만 공부하되 활용능력이 좋아야합니다.

    기출무제 30~40문제 (아, 참고로 온리 평가원 문제집 안에서의 문제량입니다. 다풀면 반복했구요. 절대 다른문제집. 정석 개념원리 일등급수학 교육청모음 사설모음 안풀었습니다. 수학교과서의 개념을 바라보는 평가원의 틀은 오직 평가원 기출문제에서만 정확하게 나타납니다. 다른문제집을 풀다보면 개념을 바라보는 다른 틀에 익숙해져버립니다.)

    3시- 외국어 ebs 한시간에 20-30문제 목표 잡고 ebs커리 밟아나갔습니다. (따로 단어장 만들었습니다. ebs어휘만 모르는거 쓰면서.. 잘해석안되서 짜증폭발하는 구문도 같이 적어넣었구요)

    5시- 국사 교과서 정독합니다. 날개부분 잊지않고 형광펜 칠해줍니다.

    6시 - 저녁 역시 30분안에

    6시 반- 사탐 기출문제+교과서

    10시- ebs언어

    11시 20분 - 막차 타고 집으로~ 12시 30분 안에는 수면을 취함 (동일한 시간에 반복적으로 수면을 취하면 수면의 깊이가 깊어짐..)

    공부는 의지로 하는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겁니다. 몸이 익숙해지면 의지가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마치 의지로 걸음마를 배우던 때를 지나면 아무 의지 없이도 몸이 저절로 팔을 앞뒤로 젖히면서 걸어가듯이요.

    // 받아보지 못한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습관을 통해 되어보지 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수능이라는 불확정성을 오차 범위 내의 확정성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습관 밖에 없습니다.

    (삼수니까 마지막 기회고.. 수능은 어쩔 수 없이 확률적 운이 작용하니까, 실패의 확률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도 했네요.)

    평소에 화장실 가는 시간도 일부러 정해놓고 갔습니다. 가는 횟수도 습관으로 제한시켜버렸구요.

    수능 시험장에서 당황하는 일 없도록...

    잠자는 시간도 의도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잤구요.

    자이스토리 수학 문제집은 수능까지 13번 풀었네요 (한번 다 푸는데 두달 반 걸렸지만 막판에 가서는 3주만에 한번 돌려지더군요) (언어는 평가원 6번정도 반복한 것 같고 ebs도 봤어요 외국어는 ebs위주로만 봤어요 사탐은 온리 평가원 반복했어요)


    그리고 수능 전날

    앞선 두번의 수능에서 느꼈던 긴장감, 떨림 이런것 보다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기쁨이 앞섰습니다.


    나는 이미 습관을 통해 수능에서 실패할 확률을 최소로 줄여놓았고

    내일 할 일은 언어영역의 속담 고사성어 외우고 수학 개념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영어 문법 다시 체크하려 애쓰는게 아니라...

    그냥 수험장에 들어가서 시험지를 받아들이면 되는것이었습니다. 제 습관대로 저절로

    언어는 쓰기 문학 비문학을 평가원의 틀대로 가장 효율적이게 풀테니까요..

    수학도 평가원 특유의 그 발상들로 기계적으로 다 풀어내면 되는거고

    외국어도 ebs지문이 나오면 속독하고 선지택하고 그게 아니면 주제문에 나머지 문장들을 귀속시키는 독해로 1분안에 풀어내면 되는거고...

    그저 해오던대로요..

    불과 1년전 재수시절 수학을 치면서 절망하고 쓰디쓴 점심을 까먹으며.. (아직도 생각나네요

    어머니가 직접만든 피클하고 두부... 피클 국물이 가방에 쏟아져서 그 피클냄새 맡으면 아직도 악몽같은 재수 수험장 생각이 납니다.)

    아 어떻게 1년 더 하지.. 생각을 했지만.

    삼수 수능에서는 수학 두번 풀며 검토를 완벽히 하고 (100점 맞음)

    맛있게 점심을 먹던 기억이 나네요. (점심도 익숙하게 먹으려고 몇주전부터 주기적으로 그 메뉴를 먹어줬음..)

    아마 그 시험장 고등학교에서 가장 여유롭게 수능을 쳤겠죠.












    늘 새로운 하루를 살지 말고, 그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하루'를 살으세요
    8,9월달즘 됐을 때 가장 이상적인 하루를 반복적으로 살 수 있도록이요.

    삼수생 화이팅입니다. 할 수 있어요. 삼수의 길을 선택했다는 건 벌써 그만한 고집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겁니다.

    수능이라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인생 역전을 하길 바랍니다.

  • 긍정멘탈 · 438128 · 14/10/10 00:27 · MS 2012

    이미 망햇어요 부럽습니다..ㄷ.저도 생각은님처럼햇는데.. 습관화되면 몸이따라간다고.. 정말 변한다는건.. 어렵네요

  • 대륙의메기 · 373031 · 12/06/16 16:42 · MS 2011

    힘내십쇼.. n수분들 !^^ㅠ

  • ciljl · 392103 · 12/06/16 17:15

    저 자신에 대해 또 한번 반성하게 되네요.... "삼수" 대박 납시다!!

  • 신도 · 365411 · 12/06/16 17:18 · MS 2017

    겨우 삼수정도에 이렇게 비장해지시다니....

    힘내세요....!

  • Mr.2G · 401720 · 12/06/16 17:38 · MS 2012

    "혹시 올해에도 안되면 어떡하지..? 해도 안되는데 어떻게 해.. 난 안될꺼야.."

    신기하게 재수나 삼수를 하면서 열명중 아홉은 다 이런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가끔 자신을 되돌아 보는것도 좋지만 정도가 지나쳐버리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저런 생각을 해봤자 수능점수는 단 1점이라도 오르지 않는다는것을 생각해두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명중 한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듭니다.

    건승하세요 ^^

  • 살아있네 · 264140 · 12/06/16 19:04 · MS 2008

    멋있네요.

    어머니가 수시 8광탈을 보고 이런 말을 하셨어요 .

    떨어져서 참 다행이다. 네가 만약 '운'으로 그곳에 합격했더라면, 네 평생의 과정은 그런 식의 요행만 바라는 식으로 행해질 것이다.

    좋은 교훈이다.

    혹시나 과정이 완벽했는데 운이 없었더라면, 앞으로 닥쳐올 시련을 여기서 다 끝내버렸다고 편히 생각하세요.

  • 소설가김씨 · 407487 · 12/06/16 19:10 · MS 2012

    명언이네요... 눈팅 왔다가 많은거 배워갑니다

  • 다스베이더 · 243365 · 12/06/16 21:03

    어머님 엄청 멋지십니다 ㄷㄷ

  • 통기타 · 325904 · 12/06/16 22:41 · MS 2010

    와 진짜 어머니 대단하시다.. 정말 멋집니다..

  • 페무토 · 330763 · 12/06/17 13:21 · MS 2010

    그런거 없습니다 가는게 장땡이에여

    재수실패하면 정말 피눈물 납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번에 꼭 가시길...

    다음번엔 저런 소리 안하실겁니다......

    공부 잘하는 놈이 대학가는게 아니라 대학 간 놈이 공부 잘하는거에요

  • 카페모커 · 361451 · 12/06/17 13:43

    대학 가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더 중요한 거죠;

  • 페무토 · 330763 · 12/06/17 13:47 · MS 2010

    그건 당연한 거구요 누가 아무대학 갈려고 재수 삼수합니까

  • 살아있네 · 264140 · 12/06/17 16:15 · MS 2008

    정시로 중경외시정도 나와서 라군 강대 입학 후 재수합니다. 작년엔 너무 놀다가 수능을 말아버린 바람에.. 올해는 과정에서 달라지고 있으니 좋은 결과 있겠죠 ..

  • 폴리로닥터 · 407944 · 12/06/17 13:33 · MS 2012

    어머니가 참 멋있는 분이시군요....
    존경스럽습니다!
    살아있네 분도 정시 합격하셨으면 축하드리고!
    혹시 재수하시면 올해에는 수시 다 붙으실 거예요!
    화이팅!!!!!!

  • 살아있네 · 264140 · 12/06/17 16:15 · MS 2008

    감사합니다.

  • 소윤성 · 406658 · 12/06/18 11:3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카카오바마 · 358275 · 12/06/16 20:22 · MS 2017

    여기까지 현실도피자의 한탄글 이였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늦은 건 없습니다. 왜냐 모든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죠.

  • 뽀득이 · 398652 · 12/06/16 20:41 · MS 2011

    좋네요 ㅎ.ㅎ

  • soaring-* · 291523 · 12/06/17 00:14 · MS 200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onekawa · 295263 · 12/06/17 0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R=VD님 · 375157 · 12/06/17 01:41 · MS 2011

    저도 같은 처지입니다. 힘내세요!

  • 성균관소프트 · 407670 · 12/06/17 08:19 · MS 2017

    힘내세요! 올해는 꼭 이루실거에요^^

  • yong3 · 407112 · 12/06/18 09:56 · MS 2012

    저도 3수생... 힘냅시다!!!

  • 크로스샷 · 337065 · 12/06/18 12:56 · MS 2010

    올한해만 감정생각다 없애고 그냥 달립시다 화팅요

  • Pinnacle · 370233 · 13/04/27 20:51 · MS 2011

    전국의 3수생 모두 진심으로 화이팅입니다!

  • 도서관중독자 · 511753 · 14/10/10 01:10 · MS 2014

    좋아요♡

  • 도서관중독자 · 511753 · 14/10/10 01:11 · MS 2014

    삼수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정상이길포기한다.